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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인의협, 3‧1운동 정신으로 연결돼"[축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고한석 이사장
고한석 | 승인 2019.04.25 18:00
고한석 이사장

인의협을 대표하여 건치에 경의와 축하를 드립니다. 

‘세상이 아프면 의사도 아파야 한다’는 말은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불온한 일을 말합니다. 세상은 여전히 아픕니다. 어느 곳에서는 노인들이 살아온 시간을 송두리째 뽑아내려고 하고, 어느 곳에서는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죽어가지만 정확한 진상규명과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죽음 자체가 은폐되고 있습니다. 또 어느 곳에서는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시설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밀어붙이고, 어느 곳에서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돌아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그 문턱을 돈의 장벽만큼 높이려는 시도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행해집니다. 
  
이 아픈 세상에서 아픔을 보듬겠다는 소명을 가진 의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방기해서는 안 된다’는 소박하지만 굳건한 믿음으로 의료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믿음이 소수의 의사들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의사들의 마음속에 깃든 의업의 근본 정신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건치와 우리 인의협은 지난 30년 동안 아주 간단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 간단한 일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또한 이 간단한 일을 해온 시간의 두께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이 간단한 일을 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건치와 우리 인의협은 갈 곳 없는 노숙인, 쪽방촌 사람들, 차가운 아스팔트와 철탑 위의 농성자, 차별받는 이주노동자, 낙도오지의 의료소외계층, 의약품이 부족한 북한 어린이 등 아픔이 깃들 수밖에 없는 곳이라면 힘닿는 한 달려갔습니다. 또한 인권과 생명의 존엄을 해하고 목숨에 가격을 매기는 비인도적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대안을 제시해왔습니다. 우리는 우리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당당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관대한 하방연대를 계속하여 추구하고자 합니다. 

삼십 여년 동안 건치와 우리 인의협은 오해와 시련 속에서도 시민의 곁에서 묵묵히 이 명제를 온몸으로 지키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역시 ‘아주 간단한 일’을 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우리는 부박한 세상으로 인해 아픈 이가 있다면, 부당한 차별로 인해 병든 이가 있다면 그 곁을 지키며 상처를 보듬고 함께 걷겠습니다.

100년전의 3‧1 독립운동 정신이 건치와 우리 인의협 활동에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해야 할 ‘아주 간단한 일’을 계속 해나가도록 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한석  gcnews@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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