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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현호색(玄胡索)꽃 이야기- 여섯번째
유은경 | 승인 2019.04.19 11:41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1,3주차 금요일에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노란 황금빛 복수초와 하얗게 흔들리던 바람꽃들의 성화에 한참 기죽어 있었다. 분명 잎을 먼저 올리고 섞여서 피어는 있었다. 요란했던 바람꽃들의 한바탕 잔치가 발걸음을 늦추니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여기저기서 봄 햇살의 혜택을 넉넉하게 받고 있는 현호색!

씨앗이 검고 중국에 많다는 것에서 이름이 붙었으며 약재로 쓰일 때도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오묘한 외모에다 보기 드물게 파란 빛깔 꽃을 피우는데도 흔히 볼 수 있다는 이유하나로 눈길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몸에 독을 품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될까. 기름지거나 척박하거나 땅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잘 자란다.

언제부턴가 '노래하는 종달새합창단'이란 별명을 붙여주었다. 모르는 분들에게 알려줄  때도 이름과 함께 이 별명을 빠짐없이 알려주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속명에 이미 종달새 Corydalis가 들어있었다. 내가 서양 사람들의 눈을 닮은 것일까.

잎의 변이가 심해 현호색 종류를 구별하는 것은 만만치가 않다. 세분해 놓았던 애기현호색, 가는잎현호색, 댓잎현호색, 빗살현호색, 둥근잎현호색은 현호색에 통합이 되었다. 조그마한 차이를 발견하면 기어이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 붙이고 자기이름으로 발표를 하는 학자들의 태도가 후대에 내려오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 반갑기도 하다.
 

알고 나면 보이는 게 어디 꽃에게만 해당하는 진리일까. 그러나 또 현호색만큼 알고 나서 놀라는 꽃도 없다. 이렇게 서로 다른 듯 닮은 모습으로 우리 가까이에 이렇게 많이 피어나고 있었던가 신기하기까지 하다.

눈부신 계절의 한복판에서 옹기종기 모여 노래하는 현호색의 그 따스한 울림을 들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속울음 우는 우리 주변의 신음소리까지 귀 기울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겠다. 그 소중한 마음도 꽃과 같이 피어나는 4월이길 바래본다. 

유은경  gcnews@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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