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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한 30년창립 30주년 기념식 2부…다큐멘터리 상영‧지부별 공로상 수상‧시상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안은선 기자 | 승인 2019.04.29 13:23
김기현・홍수연 공동대표를 비롯한 공로식 수・시상자들이 함께 케이크 커팅식을 진행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기현 홍수연 이하 건치)는 지난 27일 서울역 인근 동자아트홀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1부 이어 2부에서는 이번 기념식의 하이라이트인 건치 30주년 다큐멘터리 『서른. 그리고 하나』가 상영됐다.

다큐멘터리 제작은 다큐멘터리 전문가인 박봉남 감독이 맡았으며,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총 7개월 동안 30회에 이르는 촬영을 했다. 러닝타임은 71분으로 30년 역사를 담기엔 짧지만, 건치인들이 건강사회를 위해 '더불어' 실천하려는 노력을 담았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건치 회원 '개개인의 삶을 통해 바라본 건치 30주년'을 주제로 제작됐으며, 건치 30년 역사와 이를 이어 온 건치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더불어' 실천하는 '의료인'의의 가치를 지켜온 역사를 조명했다.

다큐멘터리는"이제 다시, 건강한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란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라는 물음에서 지난 2월 9일 비정규 노동자의 집 (사)꿀잠에 문을 연 '꿀잠 치과진료소'를 비추며 시작된다.

이어 지난 2012년 7월부터 시작해, 최근 극적으로 해고자 전원복직이라는 노사합의를 이끌어 내기까지 꾸준히 연대를 이어 온 쌍차 해고노동자를 치료하는 '와락 진료소'의 활동을 통해서 '끝을 보는' 건치인을 조명한다.

이러한 노동자와의 연대는, 건치 창립의 주축이 된 치과의사들이 1980년대 구로공단, 군포, 성남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치과진료소인 '푸른치과'의 정신에서 기인한다고 짚는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더불어' 실천했던 그 정신은 각자의 위치에서 건치인들이 '더불어' 실천하는 의료인 상을 구현해 나가기 위한 노력으로 다양하게 구현되고 있었다.

지역 소외계층 아동에게 따뜻한 빵을 전달하고 인천지역의 나눔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꿈베이커리',  지역 아동의 구강건강과 정신건강을 돌보는 '틔움과 키움'사업, 대구·경북지역의 시민사회 운동을 지원하는 '대경민주시민상'으로 각 지부가 속한 지역의 특색에 따라 그곳의 사람들과 호흡하고 있었다.

또 실패했지만 포기할 수 없는 건치의 보편적 구강보건운동인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 구강분야의 유일한 법정 직업병인 '산 부식증' 진단을 위한 교육의 의미에 대해서 짚었다.

아울러 베트남전쟁을 사죄하는 의미로 시작돼 평화를 위한 국제연대로 발전한 '베트남평화의료연대', 그리고 건치의 학생 사업인 참치학교를 보여준다.

다큐멘터리는 故이한열 열사의 동상을 비추며 "우리의 삶은 누군가에게 빚지고 있다. 내 손에 쥔 작은 민주주의, 내가 누리는 한 줌의 평화도 누군가의 헌신으로 가능했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건치의 전신인 청년치과의사회 초대 회장인 故송학선 선생의 출판 기념회, 그리고 30년 전 오늘 건치 창립 총회 영상으로 막을 내린다.

모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공로상 시상’

건치의 지금까지의 30년을 돌아본 데 이어 3부는 건치신문 김철신 편집국장의 사회로 ‘공로상 시상식’이 거행됐다.

김 편집장은 “다큐멘터리에서 본 것처럼 건치 모든 지부에서는 굉장히 많은 일을 했고, 존경 받을 만했다”면서 “왼손이 하는 일을 왼손도 모르게 하는 건치인들이 지금까지의 수고를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자는 의미로 공로상 시상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로상 시상과 수상은 각 지부에서 추천받은 사람들로 구성됐으며, 시상자와 수상자가 무대에 같이 올라 시상 소감과 수상소감을 말하는 자리는 꾸려졌다.

김의동 회장은 대리출석은 해봤어도 대리 수상은 처음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건치 서울‧경기지부(이하 서경지부) 수상자는 쌍차 해고노동자 진료소인 ‘와락진료소’를 꾸려 온 정성훈 회원에게 돌아갔다. 시상은 박길용 회원이, 수상은 서경지부 김의동 회장이 대리했다.

박길용 회원은 “오랫동안 애쓰고 고생한 정성훈 회원에게 시상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으며, 김의동 회장은 “와락진료가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관심도 떨어지고 지원하는 회원도 적어지고 내부적으로는 정리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힘들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할 수 있었던 건 정성훈 한 사람의 힘이었다. 그는 목숨을 걸다시피 했고, 함부로 그만 둘 수 도 없었고 다행히 해고자 전원 복직이란 성과를 거둬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정성훈 회원의 수상 소감을 대독했다. 김 회장은 “염치없게도 이런 상을 줘서 감사하다”면서 “2012년 9월 시작된 와락진료는 올 6월 말 전원복직을 기대하며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는데, 과정 가운데 건치 각 지부에서 함께 진료하고 지지하고, 응원하고, 후원해 줬고 함께 애써준 모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조기종, 부경건치의 어금니!

건치 부산‧경남지부(이하 부경지부) ‘공로상’ 수상자에는 조기종 회원이 선정됐고, 시상은 부경지부 조병준 회장이 맡았다.

조병준 회장은 “20년 전 신입 회원일 당시 가장 많이 신입회원들을 챙겨준 분이 조기종 선생이고, 부경지부에서 가장 많이 뵙고 일한 사람”이라며 “뿐만 아니라 부산시민사회의 척추뼈와 같은 분이고, 부경지부의 어금니 같은 분인데 자주 지부에도 얼굴을 뵀으면 한다”고 시상 소감을 밝혔다.

조기종 회원

이어 조기종 회원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건치에서의 지난 30년의 세월이 스윽 하고 지나가는데, 내가 한 일은 뭔가 그런 생각을 했다”면서 “설렁거리는 성격이라 열정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주변인이란 생각을 했는데, 이런 상을 줘서 기쁘다”고 전했다.

아울러 조 회원은 “60대 중반을 넘겨 체력도 예전만 못하지만, 힘 닿는 만큼 건치와 시민사회의 활동을 연결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세일, 8시 아침인사로 대경지부의 활기를!

건치 대구‧경북지부(이하 대경지부) 수상자는 대경지부 창립멤버이자 끊임없이 지부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김세일 회원이 선정됐다. 시상은 송필경 회원이 맡았으며 김세일 회원을 대신해 정제봉 회원이 대리로 수상했다.

송필경 회원의 너스레는 많은 건치 회원들을 웃게 만들었다.

송필경 회원은 “대경지부 초창기 사업과 행사를 주도한 사람이 김세일 선배였다”면서 “김세일 선배가 건강에 문제가 생겨 참여하지 못했지만, 정말 정열적으로 건치를 하는 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송 회원은 “막 건치를 시작했을 때는 김세일 선배를 포함해 10명이 새마을호를 타고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일을 하는 게 정말 즐거웠다. 한번은 식당 칸 모든 술을 그 10명이 동을 낸 적도 있었다”면서 “요즘은 3년 전에 ‘대경민주시민상’을 만들었는데, 대구 시민단체 중에 이 상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 후배들 덕에 칭찬을 두둑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정제봉 회원은 대리 수상 소감에 나서 “대리 수상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김세일 선배가 아직도 아침 8시에 대경지부 단체 SNS에 안부인사를 묻는 등 항상 마음을 나눠주고 있다. 이런 뜻 깊은 자리에 함께 했으면 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황진, 직역 넘어 지역으로 뻗어나간…

전북지부 공로상은 전북지부 초대회장인 황진 회원에게 돌아갔다. 황 회원은 전북지부의 토대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그 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한 황진회원을 대신해 전북지부 이준용 회장이 대리로 수상했으며, 시상은 전북지부를 만든 또 다른 주역인 이흥수 회원이 맡았다.

이준용 회장은 “황진 선생님은 지부의 토대를 만들고, 살기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연장으로 정치에 뜻을 품고 차기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부차원에서 힘을 드리고 싶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흥수 회원은 “초창기 멤버로 건치 뿐 아니라 지역운동을 열심히 한 분”이라며 “환경, 인권, 자치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분이라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흥수 회원(좌)과 이준용 회장(우)

김유성, 인천건치하면 떠오르는 그 이름!

인천지부 공로상 수상자 김유성 회원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내가 뭘 얼마나 했는지 생각하면 창피하다”면서 “인천지부에는 정말 중요하고, 많은 일을 한 분이 많은데 내가 수상자가 된 건 아마 오랫동안 술자리에 남아있어서 인거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시상자인 이원준 회원은 “인천지부가 분회였던 시절 초대회장을 맡은 김유성 회원은 빠진 적이 손에 꼽힐 정도로 건치활동에 열심이었던 분”이라며 “인천지역에서 건치하면 김유성이라고 할 정도로 지역 활동에도 열심이다”라고 짚었다.

이 회원은 “지역 신문인 부평신문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그것이 중심을 잡고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생활의 많은 부분을 인천지부와 함께하는 사랑하는 친구이자 후배인 김유성 회원이 30주년 공로상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주, 변방을 지켜온 건치인

건치 광주‧전남지부(이하 광전지부)에서는 건치 유일의 지회인 광전지부 동부지회 김용주 회원을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광전지부는 김 회원이 지역사회 내 시민사회 단체와의 교류 협력을 통해 건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건치 선후배 간의 화합을 도모한 것을 이유로 들었다. 시상은 광전지부 초대회장인 김무영 회원이 맡았다.

김무영 회원은 “앞으로 30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생각하면 너무 욕심이란 생각도 드는, 기념식”이라며 “광주‧광양‧순천 지역에서 여러 활동을 한 김용주 회원에게 이 상을 주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김무영 회원(좌)과 김용주 회원

김용주 회원은 “광전지부에 나보다 훌륭한 선배도 많은데, 광전지부 집행부에서 그런 격식을 깨고자 나를 추천한 것 같아 면목이 없다”면서도 “우리 치과에 걸린 약력 맨 첫줄이 ‘건치 광전지부 회원’”이라며 울먹였다.

이어 김 회원은 “20년 건치 활동을 했는데, 선배들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지만 돌이켜 보면 영광의 시간보다는 고민과 갈등, 좌절의 시간이 많았다”며 “광양이라는 지역 특색 때문에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도 변방이었고, 건치 중앙에서 봐도 지회에 있는 회원으로 비주류라 그런 시간들이 주는 고민과 함께 지냈다”고 말했다.

김 회원은 “지역에서, 사회에서 징검다리로써의 본분과 역할을 꾸준히 해 온 것에 대한, 그 마음을 생각해 수상자로 선정해 준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함께 광전지부 공동대표를 지낸 이금호 회원이 받아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왕 내가 받았으니 다음에 꼭 이금호 회원이 받으면 좋겠다”고 전해 장내를 훈훈하게 했다.

김형돈, 뿌리내린 나무는 흔들릴지언정…

건치 대전‧충남지부(이하 대충지부)에서는 최장기 회장을 지내고 있는 김형돈 회원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 이유는 김 회원이 대전지역에서 건치라는 전문가 운동으로 시작해 시민운동을 뿌리내리게 하고 확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해 나가기 때문.

김형돈 회원 대신 건치 홍수연 공동대표가 대리 수상과 시상을 동시에 진행했다.

홍수연 공동대표는 “김형돈 회원을 비롯해 서성구‧강윤모‧신명식 회원들이 창립때부터 지금까지 대전을 지키면서 활동해 오고 있다”면서 “작은 지부지만 매해 꼬박꼬박 지부분담금을 보내며 건치를 지탱해 주는 걸 보면 눈물겹다”고 시상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전 김형돈 회장이 본지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은 “사람도 서른살이 되면 자기 중심이 서는 것처럼 건치도 서른 살이 된 만큼 이제 뿌리를 곧게 내렸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제 자기 주변 울타리로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는 시기가 됐고, 그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만큼 내용을 채운다면 오래 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주항쟁으로 충격을 받고, 일개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찾다가 발견한 게 건치였고 이 일을 오래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대전에사 수불사업 정말 열심히 했는데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좀 활동력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방향성을 잃지 않은 게 우리, 건치에서의 삶이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은선 기자  gleam0604@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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