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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구강센터, 전신마취 대기 11개월[복지부동 보건복지부 구강생활건강과] 장애인구강보건 정책 편 ② 장애구강센터 이대로 괜찮나?
문혁 기자 | 승인 2019.06.05 17:10

장애인구강진료센터(이하 장애구강센터)는 지난 2007년 구강보건전담부서 폐지 이후, 보건복지부가 진행 중인 구강분야 정책의 몇 안 되는 사업 중 하나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8년부터 장애인에 대한 치과 의료서비스의 접근성 및 전문성을 향상과 장애인구강진료의 거점 역할 수행을 목표로 대학(치과)병원 및 보건소 등에 장애구강센터 설치 및 위탁‧운영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장애구강센터는 지난 2009년, 단국대학교 천안치과병원에 충남장애구강센터 선정을 시작으로 ▲광주‧전남 ▲부산 ▲경기 ▲전북 ▲대구 ▲강원 ▲인천 ▲제주 등 9개 권역별 장애인구강센터가 개소됐으며, 현재는 지난 1월에 임시 개소한 중앙센터를 포함해 총 10개의 장애구강센터가 운영 중이다.  

2019년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 및 기금운영계획에 따르면 장애구강센터 예산은 총 68억원으로 작년 24억 원 예산 대비 44억이 증가했으며, 구강검진 4억 원과 더불어 복지부 구강보건 분야 사업에 예산이 배정된 유이한 사업이다.  

출처: 보건복지부

복지부에 따르면 충북, 울산, 경남에 장애구강센터 추가 설립을 예정 중으로 장애인 거주현황과 치과영역 중증장애인 수, 지자체 지원 여건 등을 고려해 2021년까지 총 17개소에 장애구강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작년 11월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서 수행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연구용역 사업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중간평가 및 장애인구강진료 접근성 개선방안 도출 연구」에 따르면 2017년 9개 장애구강센터는 총 17,162명의 장애인 환자에게 진료를 제공했으며, 약 18억 7천여만 원의 진료비 감면 혜택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참고로 장애구강센터는 보건복지부의 진료비 지원 권고기준에 따라 장애인 환자의 진료비 중 비급여 본인부담 진료비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권고기준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50%, 치과영역 중증장애인 30%, 치과영역 경증장애인 10%이다.

출처: 보건복지부

이렇듯 장애구강센터는 그간 ‘공공 기관’으로서 ▲전신 마취가 필요한 중증장애인들의 치과 진료 ▲장애인 구강진료 의료서비스 제공 공급 문제의 해결 ▲치과 치료비 부담으로 치과 진료를 포기해온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의 치과비용 감면 등 장애인구강정책 분야에서의 주요 정책으로서 일선에서 활약해왔다.

"장애구강센터 운영 기준과 지침 없어"

"센터별 수준차 존재…복지부가 격차 키워"    

그러나 장애인 구강보건분야의 현황 파악과 객관적 분석없이 단지, 장애구강센터를 설치․운영하는 것만으로 장애인 구강건강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과 근본적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보여주기 식’ 행정이라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됐다.   

또한 장애구강센터 안팎의 관계자들은 그간 복지부가 장애구강센터 운영 기준과 평가 방식을 비롯한 개선안 도출을 미룸에 따라 장애구강센터 별 의료서비스 제공의 질과 수준의 격차가 있음을 지적했으며, 장애구강센터가 과연 원래 목표에 걸맞는 핵심적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지속됐다.

지난 2014년 권역별 장애구강센터 현황 연구에 실무진으로 참여한 스마일재단 민여진 사무국장은 “당시 장애인구강센터가 7~8개가 운영되면서도 공통의 기준이나 지침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기준과 지침에 따라 평가와 피드백이 이뤄지지 않아, 센터 간의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장애인구강센터 연구에 참여한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장애구강센터장이라는 보직으로 자리에 앉았을 뿐, 장애인 구강분야에 애착이 없는 사람도 있는 게 사실이며, 장의 의지에 따라 수준이나 온도 차가 있던 게 사실”이라면서 “어떤 병원에서는 설립비를 주고 유치했는데 막상 돈도 안 되고 필요로 하는 것은 많아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하는 센터도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구강센터 운영비를 받고 치과시설을 확충했으면, 전문 인력을 확충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마취실 설치는 했는데, 인력이 없어 시설이 놀고 있거나, 치과병원에 와서 진료를 본 장애인을 장애인구강센터의 실적으로 잡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당시 국민의당)은 장애구강센터가 인력부족으로 문제를 겪고 있어, 장애인 치과진료 대기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면서 정부가 인력 충원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최도자 의원에 따르면 2017년 당시 구강 마취 진료를 받는 장애인의 대기기간은 충남 5개월을 비롯해 ▲대구 3~4개월 ▲광주 3개월 등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전담 마취 전문의를 장애구강센터는 8개 2곳에 불과해, 장애인들이 구강 마취진료를 받으려면 최장 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면서 “장애인 구강진료를 위해서는 전담 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이나 정부가 책임을 병원에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취진료 대기 최장 11개월까지

“전신마취 치과치료, 국가가 책임져야”

그러나 지난 2017년 최 의원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2019년 현재 전신마취 장애인 대기기간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대기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장애구강센터 종사자는 “충남의 경우 전신 마취 치료를 받으려면 최장 11개월까지 대기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경기장애인구강센터도 초진까지 4개월, 전신마취 진료까지 6개월 이상의 대기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한 대구장애구강센터는 2019년 1/4분기 기간동안 인력 확보 등의 문제로 전신 마취 진료를 수행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대구․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전신 마취 진료가 필요한 장애인들은 한동안 타 장애구강센터를 찾아 진료를 받는 불편함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신마취가 필요한 치과적 중증장애인의 진료 어려움은 2017년 10월, 경북대학교에서 수행한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설치․활성화 방안과 치과영역 중증장애인 기준 개선을 위한 연구’(이하 경북대 연구)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출처: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설치․활성화 방안과 치과영역중증장애인 기준 개선을 위한 연구」 2017년 경북대학교>

경북대 연구에 따르면 ‘주 5일 전신 마취 진료’를 진행하는 센터는 단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권역장애구강센터 중 전신 마취 진료를 ‘주 1회’ 혹은 ‘주 2회’ 진행 기관은 각각 2곳으로 총 4개 센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 연구 당시 전담 마취 전문의가 있는 곳은 자체 예산을 투입해 인건비와 운영비를 투입한 충남과 경기 장애구강센터 2곳뿐으로, 전신마취가 필요한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의 대기기간이 왜 길어졌는지를 알게 한다.

이에 대해 장애구강센터 관계자는 “장애구강센터의 필수 조건은 전신마취”라고 강조하며 “그러나 병원 입장에서 전신 마취는 하면 할수록 비용의 손해를 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학 병원급 규모를 지닌 곳에서도 마취의, 간호사 등 인건비에 장비 비용 등으로 부담스러워 하는데, 이는 일반 개원가 등 개인의 영역에서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임을 방증한다”면서 “전신마취가 필요한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의 치료야 말로 국가에서 부담해야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장애구강센터 오형진 센터장은 “본래 장애구강센터의 설립 목적은 치과 전신마취가 필요한 중증장애인들이 치과 치료를 받을 곳이 없으니, 중증장애인의 치과 치료를 제공하는 곳을 만들자는 것이었다”면서 “경증장애인들의 비보험 치과 진료비 감면과 경제적 보조는 그 다음 순위였다”고 전했다.

이어 오 센터장은 “그러나 지금 센터에서 돈이 흘러가는 양상을 보면 치과적 경증장애인들에 대한 진료비 감면이 60%이상에 달한다”면서 “과연 지금의 양상이 장애구강센터의 주된 설립 취지에 맞는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전북과 대구처럼 사실상 전신마취가 힘든 곳도 있는데, 전담 마취의사의 경우 인건비가 더욱 비싸기도 하다”면서 “장애구강센터가 환자가 많이 오고 열심히 진료를 한다고 해서 큰 수익이 나는 것이 아니다보니 병원에게만 책임이나 부담을 지워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고 강조했다.

장애구강센터가 ‘전신마취가 필요한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을 제대로 진료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장애구강센터 관계자들의 지적은 최근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이 수행한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중간평가 및 장애인구강진료 접근성 개선방안 도출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권역장애구강센터 환자종류별 진료실적에서 권역장애구강센터 환자 중 전신마취환자는 약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진료 환자 비중은 약 85%에 달했으며, 이동진료 환자 비중은 극히 소수에 그쳤다.

<출처: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중간평가 및 장애인구강진료 접근성 개선방안 도출 연구」 2018년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종합하면, 장애인구강센터 전담 인력 미확보 문제는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할수록 적자인 상황 속에 치과대학병원의 각 과 Fellow 및 전공의가 파견근무를 나서는 식으로 인력을 확충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결국 전담 마취과 전문의가 없는 장애구강의 센터는 모병원의 원활한 협조 없이는 사실상 전신 마취가 불가능한 상황까지 이르게 됐으며, 치과영역 중증장애인들에게 원활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못 하는 악순환을 낳은 것이다.

최근 들어 치과계 일각에서는 “장애구강센터의 설립 및 운영은 치과병원이 아닌 지역거점의 3차 병원이 주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마취과가 기본으로 갖춰진 3차 병원에서 장애구강센터를 설립하게  되면 초기 비용이 적게 들고, 마취 인력의 확보가 쉬워 전신마취 진료가 필요한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의 케어도 쉽다는 것이다.

이러한 책임의 끝에는 복지부가 있다. 복지부는 그간 장애구강센터의 설치와 운영비 지급 외에 중앙구강센터의 현황 파악이나 분석‧개선 등 관리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전신마취 장애인 본인 부담금 30%…"형평성 문제있다"
1인당 평균 2백만 원 부담...“너무 비싸”

또 다른 문제는 전신마취를 필요로하는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의 본인 부담 진료비 혜택이 너무 적다는 점이다. 현재 보건복지부 장애구강센터 진료비 지원 권고기준에 따르면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의 비급여 본인부담 진료비는 총액의 30%에 불과하다.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중간평가 및 장애인구강진료 접근성 개선방안 도출연구」에 따르면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외래 전신마취 장애인 102명 환자의 진료비를 분석한 결과, 총진료비 대비 전신마취 진료비 비율은 33.3%(754,721원)로 나타났다.

또한 전신마취 진료시 1인당 평균 진료비 본임부담금은 약 2백만 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장애인 가구 월 평균 수입액(2017년 장애인실태조사 장애인 가구 월평균 수입액 약 2백 5십만 원)의 약 80%에 달하는 비중이다. 

결국 복지부의 진료비 지원 권고기준이 장애인 가구의 실질적 ‘경제적 부담을 덜어내는 적정한 기준'인지 여부와 ‘전신마취를 필요로하는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을 위한 기준으로 삼기에 형평성이 맞는가?’에 관한 의문을 자아낸다.

<출처: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중간평가 및 장애인구강진료 접근성 개선방안 도출 연구」 2018년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이에 대해 장애구강센터 종사자는 “전신마취 밖에는 치료방법이 없는데 비용 문제로 당사자나 보호자가 거부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면서 “경제적 부담으로 혹은 일반 개원가의 진료 협조 거부 등으로 3차 의료기관 격인 권역 센터로 모든 치과진료가 모이는 상황에, 정작 치과적 중증장애인을 위한 전신마취 역시 비용 등의 문제로 치아만 뽑고 치료는 못 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부산장애구강센터 오형진 센터장은 “기초생활수급자인 치과적 경증 장애인이 50%를 할인받고, 정작 치과적 중증장애인은 30% 할인을 받는 지금의 제도는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일반개원가에서 치료가 가능한 치과적 경증장애인을 지역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하고, 권역센터는 전신마취를 필요로하는 치과적 중증장애인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하는 구조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특별시장애인치과병원에서 근무 중인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구강정책연구회 황지영 연구원은 “장애구강센터는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 1차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까지 감당해 왔다”면서 “이러한 시스템 문제의 해결책을 내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결국 최근 신설된 구강보건전담부서와 중앙장애구강센터가 권역별 센터를 총괄해장애구강 의료제공서비스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면서 “지역 내 장애구강 시스템 도입과 장애구강센터의 연계 방안 등 새로운 큰 그림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7일 중앙구강센터가 주최한 ‘장애인구강진료센터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간담회’에서 보건복지부 구강정책과는 장애구강센터의 현황과 문제점을 인지하고 개선 의지를 보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구강정책과 장재원 과장은 “지금까지 장애구강센터 관리는 분기별 실적 등을 받는데 머물고, 자료를 분석해 새로운 내용을 도출하지는 못했다”고 실토했다.

또한 장 과장은 “장애인 구강보건분야는 사실상 1차 의료서비스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역 1차의료 서비스 문제 해결을 위해 장애인치과주치의를 활용하고, 권역장애구강센터가 권역을 담당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중앙장애구강센터 백승호 건립준비단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권역장애구강센터 평가표 기준안’을 제시하며, ‘전국 장애구강센터 빅데이터’ 사업계획 등을 발표했다.  

백 단장은 “중앙장애구강센터가 장애인 구강보건정책의 컨트롤 타워로서 권역장애구강센터의 진료방향 설정과 진료지침을 수립하고자 한다”면서 “통계의 축적과 분석을 통해 장애구강 센터의 관리 및 평가‧운영 등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문혁 기자  mhljb1@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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