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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금강애기나리꽃 이야기- 아홉 번째
유은경 | 승인 2019.06.11 10:57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1,3주차 금요일에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종종 원망 섞인 항의를 받는다. 사진에서와 실제로 보는 꽃이 달라서이다. 그 중에 ‘커다란 줄 알았는데 찾기도 힘들 정도로 작더라’ 하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 들꽃은 대체로 작은데... 들꽃이라는 말에는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작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작은 것의 매력은 눈을 크게 뜨고 허리를 숙이는 정성을 들여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것이다.


이름 앞에 ‘좀~, 애기~, 각시~, 병아리~, 벼룩~, 새끼~, 쪽~, 개미~’와 같은 접두어들이 붙으면 작다는 이야기다. ‘금강애기나리’는 작다는 의미의 ‘애기~’에다가 귀하다는 의미의 ‘금강~’이라는 접두어가 하나 더 붙었다. 보석같이 작은 나리꽃이라는 뜻이겠다.


나리는 주변에서 만날 수 있고, 애기나리도 숲속 나무 밑 그늘에서 찾아 볼 수 있으나 금강애기나리는 땀 흘리는 수고를 해야 눈맞춤 할 수 있는 높은 산에 살고 있다. 3년전 오대산에서 첫 대면을 했고 계속 함백산에서 만났다.
 


잎과 줄기는 애기나리와 비슷하지만 꽃은 땅을 보고 피는 애기나리와 달리 당당하게 하늘을 향하여 핀다. 연한 녹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의 주근깨, 여섯 장의 꽃잎이 나리꽃처럼 뒤로 젖혀진 모습은 얄미울 정도로 어여뻐 저 쪼꼬만 녀석을 뒤로하고 돌아서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를 때 담기는 것은 피사체의 겉모습만이 아니다. 만나러 갈 때의 설레임, 만나는 순간의 반가움, 그리고 미처 몰랐던 매력을 발견하고서 느끼는 감동까지 고스란히 들어있는 것이다. 친밀해지려 애쓰는 마음과 내 세계로 데려오는 것을 허락 받기까지 숨 멈추고 기다린 시간까지도 말이다. ‘사진 속과 실제가 다르다’는 푸념에 묻어나는 실망감은 들꽃에 대해 미처 관심도 갖기 전, 가까워지는 과정을 생략한 채 맞닥뜨린데서 오는 낯설음은 혹시 아닐런지....

유은경  gcnews@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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