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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종합계획…"규제 완화 정책일 뿐”건세넷, 오늘(16일) 논평서 ‘전형적 선허용 후규제 방식’ 비판 ...“식약처, 중앙정부에 휘둘리지 말고 전문성 갖춰야”
문혁 기자 | 승인 2019.08.16 15:26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발전 5개년 종합계획은 규제완화 정책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공동대표 강주성 김준현 이하 건세넷)가 오늘(16일) 논평을 통해 지난 8일 이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내놓은 임상시험발전 5개년 종합계획(이하 임상시험 종합계획)은 임상시험을 산업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한 규제완화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참고로 식약처가 지난 8일 발표한 임상시험 종합계획에 따르면 ‘신약개발 강국 실현’을 목표로 ▲임상시험 안전관리 체계 확립 ▲임상시험 국제경쟁력 강화 ▲환자치료기회 확대 및 소통체계 구축을 세부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대해 건세넷은 “임상시험 종합계획이 정책변화의 명분으로 신약개발을 통한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를 언급하고 있다”면서 “그 논리의 결론은 ‘경제적 이익 증대’, ‘일자리 창출’, ‘제약산업 성장’으로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세넷은 “이번 임상시험 종합계획에서는 IND 승인기간의 획기적 단축과 함께 임상시험계획 변경승인을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여 변경승인사항을 보고 대상으로 규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이것은 전형적인 규제완화정책의 기조인 ‘선허용 후규제’방식을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건세넷은 “임상시험 안전관례체계 확립 내용을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정부기관인 식약처의 역할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은 부족하다”며 “임상시험 과정 중에 발생한 시험참여자의 권리침해 및 피해에 관한 법적인 근거도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건세넷은 식약처가 제시한 ‘약물이상반응(SUSAR) 관리체계’의 안전성 정보 보고 의무 강화 및 ‘사망사고 보고시’ 필요에 따른 실태조사에 대해서도 “목표는 설정했으나, 계획에 대한 내용이 없다”라며 “오히려 필요시라는 단서를 달아둠으로써 기존 임상시험제도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식약처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식약처가 실시한 정기점검 실태조사 실시횟수는 총 66회이며, 점검에서 부적합 평가를 받아 행정처분은 받은 곳은 단 두 곳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3년 동안의 임상시험 승인건수가 2,546건임을 감안하면 66회의 실태조사건수는 3%에 불과하다.

이어 건세넷은 “식약처는 지난 20년간 임상시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며, 산업 활성화를 방향으로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화 임상시험 안정성은 구실좋은 명분으로만 내새웠다”며 “임상시험의 안정성, 임상시험 참여자 권리 보장 및 피해보상은 언급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건세넷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식‧의약품의 안정성을 책임지고 관리규제를 엄격하게 해야할 식약처가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완화정책 기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면서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명심하고 국가기관으로서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이다.

[논평]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기조에 휘둘리는 임상시험발전 5개년 종합계획,

임상시험 안전성 및 임상시험참여자 권리보장 실현될지 의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 8일 ‘임상시험발전 5개년 종합계획’(이하, 임상시험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임상시험 종합계획에는 ‘신약개발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과 함께 ①임상시험 안전관리 체계 확립 ② 임상시험 국제경쟁력 강화 ③ 환자 치료기회 확대 및 소통체계 구축을 세부목표로 설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 종합계획은 환자의 치료기회확대와 임상시험 안전성 강화가 강조되기는 했으나, 그 내용을 보면 임상시험을 산업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수사적 어구에 지나지 않으며, 이를 추진 및 실행하기 위한 신뢰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식약처의 임상시험 종합계획은 이미 2000년대 초반 신약개발역량 강화를 위한 국내제약산업육성을 목표로 추진되었던 임상시험 활성화 계획의 새로운 버전에 불과한 것으로 임상시험을 산업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한 규제완화정책에 지나지 않는다.

임상시험 종합계획이 정책변화의 명분으로 신약개발을 통한 환자의 치료기획 확대를 언급하고는 있지만 그 논리의 결론은 ‘경제적 이익 증대’, ‘일자리 창출’, ‘제약산업 성장’으로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2000년 초반부터 추진된 임상시험 활성화 정책의 기조는 신약개발을 통한 국내제약산업 발전이었으나, 오히려 기형적으로 다국적제약사 임상시험 유치로 인한 수익증대에 집중하게 되면서 임상시험 유치 및 승인건수 증대로 그 축이 옮겨졌다. 이러한 방향성은 임상시험 종합계획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임상시험을 산업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한 규제완화정책의 내용에서 그 목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임상시험 승인심사는 2000년대 이후 ‘허가 → 승인 → 보고’의 정책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애초에 임상시험승인은 신약품목 허가제도(NDA: New Drug Application) 하에서 운영되다가 2002년 임상시험계획 승인제도(IND: Investigational New Drug Application)로 분리되었다. 이로써 임상시험 신청 후 승인허가일수를 대폭 단축할 수 있게 되었고 임상시험단계로의 진입이 용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임상시험 종합계획에서는 IND 승인기간의 획기적 단축(30일 → 7일)과 함께 임상시험계획 변경승인을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여 변경승인사항을 보고 대상으로 규정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전형적인 규제완화정책의 기조인 ‘선허용 후규제’방식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임상시험 안전관리체계 확립과 관련해서는 여러 제도적 장치를 언급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정부기관인 식약처의 역할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은 부족하다. 오히려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 반문하게 된다. 임상시험 및 대상자 보호프로그램(HRPP)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대형병원 8곳이 이미 억 단위의 돈을 들여 미국의 민간기관인 AAHRPP의 인증(정기적으로 인증갱신)을 받았고 주기적으로 점검 및 모니터링을 받고 있고, 정부도 AAHRPP의 신뢰성을 인정해 주고 있다. 임상시험참여자의 권리와 안전 보장을 위한 가이드라인들은 임상시험계획 승인심사를 위한 기본적인 조건에 대한 최소한의 내용을 담고 있는 한계가 있다. 또한, 임상시험참여자가 임상시험 과정 중에 발생한 권리침해 및 피해에 대해서는 잘잘못을 다툴 수 있는 법적인 근거도 없는 실정이다. 피해보상은 임상시험 참여시 임상시험참여자가 동의한 계약내용 및 임상시험 피해자 보상에 관한 규약에 근거하여 피해보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식약처의 개입역할은 상당히 축소되어 있고 결과적으로 임상시험참여자와 임상시험책임자 쌍방간의 계약관계에서만 다룰 수 밖에 없다. 식약처가 임상시험참여자의 안전 및 권리보장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피해보상 및 권리구제에 대한 제도적 개선 노력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특히, 예상치 못한 중대한 약물이상반응(SUSAR) 관리체계에 있어서는 모든 안전성 정보에 대해서 보고의무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사망사고 보고시’ 필요에 따라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제한을 두었다. 2017년 김상훈 의원실이 식약처로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임상시험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82명에 달한다. 82건의 임상시험 사망사건에서 식약처가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경우는 보고된 바가 없다. 식약처는 임상시험 안전성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도 정작 임상시험 종합계획에는 실태조사를 강화하기 위한 계획에 대한 내용은 없다. 오히려 ‘필요시’라는 단서를 달아둠으로써 기존의 임상시험제도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또한, 실태조사현황에 관해 식약처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식약처가 실시한 정기점검 실태조사 실시횟수는 총 66회이며, 점검에서 부적합 평가를 받아 행정처분은 받은 곳은 단 두 곳 밖에 없었다. 물론 하나의 의료기관에서 여러 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3년 동안의 임상시험 승인건수가 2,546건임을 감안하면 66회의 실태조사건수는 3%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실효성있는 실태조사였다고는 볼 수 없으며, 임상시험 종합계획의 내용을 보더라도

향후 실태조사의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난 20년 동안 식약처가 임상시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강조한 키워드가 신약개발, 제약산업발전이었던 반면, 임상시험의 안전성, 임상시험 참여자 권리보장 및 피해보상은 언급되지 못했다. 국내제약산업현황과 신약개발역량에 대한 냉철한 판단없이 임상시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 결과였을까 결과적으로 임상시험 활성화의 기존의 목적을 간과하고 산업적으로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임상시험 종합계획에는 ‘신약개발’, ‘제약산업성장’이 등장한다. 더불어 환자의 치료기회확대와 임상시험 안전성이 구실좋은 명분으로 들어가 있다.


그간 추진되어 온 임상시험 활성화 정책의 역사적 맥락이 이러함에도 이번 임상시험 종합계획에는 임상시험의 안전성 및 임상시험 참여자 권리보장에 기여하는 혁신적인 내용은 없다. 여전히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래서 식약처는 무엇을 더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이번 임상시험 종합계획에 새롭게 포함된 임상시험심사위원회, 임상시험참여자 도우미센터, 임상시험정보등록제 이 세 가지는 임상시험참여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진작에 애초부터 식약처가 당연히 했었어야 하는 일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뒷짐지고 있었던 일이니 생색낼 일은 아니다. 이번 임상시험 종합계획를 보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성을 책임지고 관리규제를 엄격하게 해야 할 식약처가 오히려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완화정책 기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의약품의 안전성은 정치적 성향 및 정책적 목적과는 별개로 엄격하게 판단되고 관리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식약처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흘러가는 대로 줏대없이 휘둘리지 말고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다시 한번 명심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식⦁의약품의 안전성을 책임지는 국가기관으로서의 책임성과 그에 맞는 전문성을 갖추기를 바란다.

2019년 8월 16일

건강세상네트워크

 

문혁 기자  mhljb1@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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