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후쿠시마 핵발전소서 일했다”
상태바
“사고 당시 후쿠시마 핵발전소서 일했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9.08.19 1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간] 건강미디어협동조합 『핵발전소 노동자』 출간
『핵발전소 노동자』 표지

반핵을 노래하는 가수가 핵발전소에서 일한 적이 있는 여섯 명의 '핵발전소 노동자'를 인터뷰해 그 실상을 기록한 책이 나왔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에서 핵발전소 자체가 이슈가 됐다. 하지만 저자인 테라오 사호는 피아노를 치며 토크쇼를 하는 음악가로, 어쩐지 그가 핵발전소 노동자들의 일상을 담은 글을 쓴다는 것은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다.

테라오 사호 작가는 우연한 기회에 핵발전소에서 일하다 피폭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고, 그들을 직접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접촉을 시도해 여섯 명의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한 것이 『핵발전소 노동자(건강미디어협동조합)』란 이름으로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핵발전소 노동자』에서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당시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을 통해 사고 당시 혼란상황을 다루는 한편, 핵발전소 점검이 느슨해져 사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숙련 노동자들이 줄고 있어 다양한 위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서술해 놓았다.

저자에 따르면 핵발전소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피폭 위험이 높은 현장에 투입되며 일정한 피폭량에 도달하면 가차 없이 버려질뿐 아니라, 피폭에 대한 기록이 남지 않아 피폭에 의한 질병이 발생할 경우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피폭 현장의 노동은 브라질계 일본인, 이주 노동자 등 ‘얼굴 없는’ 노동자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방사능이 흐르는 곳에서 막 쓰이고 버려지는 허나 자신의 일에 대해 좀처럼 말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증언집이다.

반핵의사회 김익중 운영위원은 추천 글에서 “방사선의 위험을 강조하며, 원전 노동자의 산재 인정을 위해 노력해 본 적도 있고, 후쿠시마 핵발전사고 이후 원전 주변 주민과 전체 일본인의 피폭 상황을 알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면서도 “이상하리만치 그동안 피폭 노동에 대해, 정작 가장 심각하게 피폭되고 있을 사후 처리 노동자들의 상황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책은 내가 오랫동안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회피하고 있던 바로 그 문제, 피폭 노동을 정면으로 다뤄, 읽기 시작하는 데 용기가 필요했다”면서 “마치 오랫동안 미뤄둔 숙제를 한꺼번에 밀어내듯 이 책을 읽고 앞으로는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반성‧다짐 했다”고 전했다.

이 책의 저자인 테라오 사호는 1981년 도쿄도 출생으로 2007년 앨범 『몸(Onmi)』으로 데뷔, 영화 『전학생 너 안녕(오바야시 노부히고 감독)』, 『0.5밀리미터(안도 모모코 감독)』, 『나오토 한 사람뿐(나카무라 마유 감독)』 등에 주제가를 만들기도 했다.

한편, 이번 책은 반핵의사회와 사회건강연구소에서 기획·출판했으며, 가격은 1만5천원이다. 구입문의는 건강미디어협동조합 이메일(healthmediacoop@gmail.com)로 하면 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