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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료원 정체성 어디로 사라졌나?"시민행동 박재만 사무처장 "은수미 시장, 성남시의료원 비정규직 채용 가이드 라인 제시해"
문혁 기자 | 승인 2019.09.11 17:43

우리나라 최초의 시민발의로 설립을 앞둔 공공병원의 상징 ‘성남시의료원’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번에는 ‘노사갈등’이다. 성남시의료원 노사는 작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단체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4차례에 걸쳐 진행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도 지난달 19일, 사측의 거부로 최종 결렬됐다.  

성남시의료원 노사는 ▲조합원 가입 범위 ▲근무 시간 중 조합활동 ▲임금 협약 ▲노동기본권 등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맞서고 있다.  

갈등의 핵심 사안은 비정규직 고용 문제다. 성남시의료원은 ▲콜센터 ▲약무‧진료보조 ▲환자이송 ▲경비보안 등 9개 부서업무 238명을 외주업체를 통해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전체 채용 비율의 22%에 달하는 수치다. 노조 측은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을 업무별로 3년에서 5년까지로 두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이마저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정규직 없는 성남시의료원’을 고대하던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2003년부터 성남시립병원운동을 주도해온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공동대표 김용진 신옥희 최석곤 이하 시민행동)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갈등의 책임은 성남시의료원 측에 있다”며 “비정규직 없는 성남시의료원 건립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시민행동은 지난 5일부터 성남시 은수미 시장에게 “성남시의료원 노사갈등을 책임지고 해결하라!”며 성남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시작했다.

이에 본지는 시민행동 박재만 사무처장을 만나, 성남시의료원의 현 상황을 되짚고, ‘왜 은수미 시장이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박 사무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시민행동은 성남시 은수미 시장에게 “성남시의료원 노사갈등을 책임지고 해결하라!”며 지난 5일부터 성남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 중이다.

"노사갈등 사측 역량 부족이 원인"

"은 시장, 비정규직 25%까지 허용 가이드 라인 제시해"

Q. 성남시의료원 노사갈등이 화두가 됐다. 시민행동은 사측에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어떠한 이유인가?

갈등의 책임은 명확히 사측에게 있다. 잠정합의안이라는 것은 노사가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쳐 약속한 것인데, 바로 그 다음날 뒤집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사실 노사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묶인 사안이기에 구조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문제는 사측의 역량이 모자라다 보니 생긴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교섭단체인 보건의료노조는 지방의료원과 대형병원 현장에서 노동자 권익보호와 공공의료 활동을 전개해오는 등 숱한 경험이 축적돼 있다. 이번 노사 협약에서도, 경기도 내 다른 의료현장의 노사 표준안을 모델로 제시했다. 즉 사회적 표준 범위 안에서 입장을 제안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잠정합의안을 거절한 성남시의료원 측은 협약을 아예 원점에서 시작하려 한다.

게다가 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안까지 수용했다. 이를 거부한 것은 사측이다. 지난 4일부터 노사가 협상을 다시 진행하고 있는데, 여전히 사측은 미온적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박재만 사무처장

Q. 성남시의료원의 비정규직 고용 방침은 노조를 비롯한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가 받아들이기 힘든 사안이다.

최근 서울대병원이 외주업체 용역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확정하지 않았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국가 시책이자 시대적 흐름이다. 공공병원의 선도적 모델을 만들어야 할 성남시의료원이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성남시의료원은 개원 준비에 여력이 없어 외주업체 용역을 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정말로 시기적으로 그렇게 어려운지 납득할 수 없다. 여기에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외주용역 직무 중에 이미 정규직으로 직접고용을 준비한 직무가 있다. 대표적으로 식당의 영양사 분들이다. 

시민행동은 지난 2017년 10월에 공공의료 정책 대회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성남시의료원 3가지 과제를 선정했다. 취약계층 무상의료지원과 시민참여형 병원 운영, 그리고 비정규직 없는 공공병원이다. 그중 시민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이 비정규직 없는 공공병원이었다.

시민행동과 성남시의료원이 작년 2월 9일 체결한 협약서. 협약 내용에는 비정규직 없는 성남시의료원 설립에 관한 사항이 명시돼 있다.

그리고 작년 2월, 성남시의료원은 시민행동과의 정책협약을 통해 비정규직 없는 공공병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성남시 이재명 전 시장과 현 은수미 시장도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이중의 원장 체제 안에서 이를 뒤집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은수미 시장도 분명한 책임이 있다. 은수미 시장이 성남시의료원 측에 개원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비정규직 비율 25%까지는 용인할 테니 계속 추진하라고 가이드를 제시한 것을 알게 됐다. 

즉, 은수미 시장이 시대에 역행하는 가이드를 제시한 것이고, 성남시장의 가이드가 성남시의료원의 지금 행동의 근거가 된 것이다.

"노사갈등 시장이 해결할 수 있어"

"성남시의료원 정체성 거의 다 사라져"

"시민이 주인 되는 성남시의료원 되길"

Q. 결국 성남시의료원 노사갈등 해결의 책임은 은수미 시장에게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지금 은수미 시장은 보건의료노조 측이나 우리가 면담을 요청해도, 이것은 노사 간 협의사안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사실 노사 간 문제에 시장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분명 지방의료원법상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지도관리는 성남시의 몫이고, 그와 관련한 최종결정권자는 은수미 시장이다. 그래서 비정규직 25%에 대한 가이드 라인 제시도 은 시장이 한 것 아닌가?

은수미 시장은 성남시의료원의 기조를 결정하는 권한이 있다. 식당에서 근무하는 이들을 정규직으로 하자. 그 기조가 있었기에 그렇게 준비하다가, 지금 이렇게 뒤집힌 것 아닌가?

작년 성남시의료원의 성격과 역할을 두고 혼선이 빚어졌다. 왜 그런가? 은수미 시장 체제 이후, 은 시장의 대학병원급 고급화, 수익성 논란 발언을 계기로 논란이 생겼다. 노사갈등 문제는 은수미 시장이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다. 최근 은수미 시장이 비정규직 25% 비율까지 수용하겠다고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자료를 찾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찾았다.

매일노동뉴스 2017년 5월 2일자에 은수미 시장이 노동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다며 정치권에 책임을 묻더라. 그러면서 공공기관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노동자 권리에 대해 사회는 전진하고 있는데. 은수미 시장은 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다. 

Q. 성남시의료원의 향후 모습과 바람을 이야기해달라.

지난 2013년 10월, 성남시의료원 기공식을 했다. 첫 삽을 뗀 이후 업체 선정, 시공사 부도, 주민의 소음 민원제기 등 그간 4차례의 개원 연기가 있었고, 은수미 시장 시절만 해도 벌써 2번이다. 만약 성남시의료원이 이번에도 개원이 연기가 되면 정말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최근 성남시의료원 개원을 연기하면서 성남시는 주 52시간제를 이야기하며 시공의 어려움을 핑계로 삼았다. 막상 현장에서는 52시간제는 영향이 없었다고 하더라. 이번에도 개원이 연기된다면, 자칫 노조측의 문제제기를 핑곗거리로 삼을까 우려된다. 지금 상황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는 명확하다. 성남시와 성남시의료원이 노사문제의 타협점을 빠른 시일내에 찾길 바란다.

성남시의료원을 생각하면 정말 안타깝다. 공공의료의 메카도시, 한국 공공병원의 모델이 되자던 성남시의료원의 초창기 모습은 퇴색됐고, 유명무실해졌다.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서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공병원이 되겠다 했던 지역 보건사업계획들은 이미 직제에서도 축소되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공공의료보건사업단이다. 과거에는 단장의 직급이 굉장히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의무 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성남시의료원의 정체성은 개원 과정에서 어느새 차떼고 포떼고, 다 사라졌다. 이제는 여느 일반 병원과 다를 바 없다고 느껴진다. 성남시의료원이 생긴다고 했을 때 많은 보건의료계 인사들이 기대감을 가졌다.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공공의료에 사명을 가진 이들이 성남시의료원이 채용을 하는데도, 지원하지 않는다. 마치 불꽃놀이와 같다. 불꽃이 터지고, 연기가 잦아들며 화려했던 것은 다 사라졌다. 

이제 마지막 보루는 시민참여형 공공병원 모델뿐이다. 이것도 성남시의료원 시민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달렸다. 시민이 참여하고 주인인 ‘성남시의료원’이 되길 바란다.

문혁 기자  mhljb1@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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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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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표사랑치의 2019-09-16 14:23:50

    모든 치과의원에서 비정규직을 먼저 없에는게 먼저 아닐까요?
    내부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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