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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 핍박한 대기업! 끝까지 싸운다"'내부고발'이유로 현대‧기아차에 해고당한 박미희 씨…"억척같이 싸우는 이들 있기에 세상이 그나마 나은 것"
문혁 기자 | 승인 2019.09.26 16:55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의 목숨을 건 투쟁이 오늘(26일)로써 109일 차에 접어들었다.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의 목숨을 건 투쟁이 오늘(26일)로써 109일 차에 접어들었다. 

상공 25m 서울 강남역 네거리 교통폐쇄회로 철탑 위, 그는 무더위 속 55일 간의 단식 투쟁을 버텼고, 초속 52.m 초강력 태풍 ‘링링’이 서울 한복판을 강타했음에도 여전히 그 위를 지켜 서있다.

“노조탄압에 대한 사과와 명예 회복을 바란다”는 그의 목숨은 삼성에겐 별다른 값어치가 없는 것일까? “목숨 만은 살려야 한다”는 범시민사회단체 및 원로‧중진의 해결 촉구의 목소리에도 삼성은 여전히 모르쇠다.

김용희 씨는 지난 7월 27일 열린 삼성 규탄집회에서 “삼성은 내가 얼른 죽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반드시 살아남겠다. 함께하는 동지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그의 투쟁을 함께하는 범시민사회단체도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고공농성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만들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대책위는 매주 김용희씨 투쟁지지 선전전, 문화제 및 강연을 진행하며 시민과의 연대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강남역 1번과 2번 출구사이 별도의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장을 만들었다. 김용희 씨의 건강 및 위급 상황을 체크하고 신속한 대응과 지원을 위함이다.

천막 농성장은 김용희 씨의 투쟁을 지지하며 건강을 염려하는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공간이다. 그 중 김용희씨의 투쟁을 고공농성장 바로 옆에서 가장 오래 곁에 있는이가 있다. 바로 현대기아자동차 판매직 노동자시절 ‘내부고발’을 이유로 해고된 박미희 씨다.

박미희 씨는 기아자동차 부산 당감대리점에서 판매영업사원으로 활동중이던 2013년 4월, 대리점 내의 불법영업을 본사에 고발했다. ‘본사’의 지침에 어긋난 대리점의 불법영업 행위는 대리점 직원들의 정상적인 영업 행위를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미희씨의 고발은 곧장 대리점에 알려졌고, 고발 한달 만에 퇴사당했다.   

2013년 10월, "부산에서는 해결이 어렵겠다" 생각한 그는 서초구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본사를 찾아가 1인시위 돌입했다. 그 후로 7여 년이 시간이 흐른 지금도 투쟁은 진행형이다.

본사와 대리점은 되려 자신이 피해를 봤다며, 허위사실유포 및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민‧형사상 고발을 진행했다.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삼성에 당했던 탄압방식과 유사하다.

박미희씨는 농성장을 지키는 이유를 묻자 “기업은 다르지만 같은 일을 겪었기에,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아는 동지"라며 "동지이기에 그를 옆에서 지키고 응원할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 또다시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민‧형사 소송이 들어왔다는 박미희씨. “노동자같은 약자가 아닌 대기업 편에서만 서는 우리나라가 과연 민주주의 국가인가?”라고 되묻는 박미희 해고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음은 박미희 씨와의 1문1답이다. 

'불법영업 내부고발'로 인해 기아자동차로부터 해고당한 박미희 씨

Q.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의 고공농성장을 항상 지키고 있다. 어떤 계기로 이곳을 알게 됐는가? 

김용희‧이재용 씨는 동지다. 삼성과 기아 각자 다른 기업에서 일했지만, 대기업으로부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해고당하고, 갖은 핍박을 당한 것은 똑같다. 2018년 쯤이었나, 기아자동차와 홀로 싸우던 중, 우연히 삼성 앞에서 집회를 하는 모습을 보고 그 사람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다. 그 사람이 김용희 씨였다. 홀로 지난한 투쟁을 하다 같은 아픔을 겪은이를 만나니 마음이 잘 통하더라. 김용희, 이재용 동지의 이야기가 내 일이고, 그들도 내 이야기를 자신이 겪은 이야기처럼 들었다. 그뒤로 투쟁을 하면서 김용희씨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수막을 걸어야 한다 하면 같이 나서주고, 구청이나 경찰서에 갈일이 생기면 같이 까서 싸워주고. 너무 고마웠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가 싸워 이기는 날까지 옆에서 같이 할 것이다.

Q. 기아자동차에서 어떤 이유로 해고를 당했는지?

처음 기아자동차 판매대리점에서 일을 한 것은 2003년이다. 그뒤로 12여년 간 일을 하다가 2014년 4월, 본사의 지침대로 내가 근무하는 부산 당감대리점에서의 ‘불법 영업행위’를 고발했다. 한 달 뒤, 내부고발 사실이 소장의 귀로 들어갔다. 그리고 소장은 나를 해고했다.

내가 불법 영업행위를 고발한 이유는 정식 대리점에서 영업하는 노동자들이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는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영업권이 없는 사람이 사무실을 차려 놓고 판매를 하는데, 고객을 유치하는 할인 방식이 정식 영업을 하는 사람은 판매행위가 불가능할 정도의 수준으로 헤택을 줬다. 한마디로 시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본사에서는 영업직 사원에게 지침을 내려 이를 어길 경우 어떠한 징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는 서명을 받는다. 나는 지침에 따라 고발을 했는데, 피해는 나에게 돌아왔다.

Q. 본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5월에 해고를 당하니 기아자동차 부산 지역부에서 연락이 왔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3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8월 말, 참다못해 본사 사장실로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를 했다. 본사 담당자가 연락이 오더니 9월 중순까지 해결하겠다고 하더라. 그러나 10월 초가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짐을 싸들고 서울로 올라와 본사 앞에서 1인시위를 시작했다. 그게 정확히 10월 11일이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김용희 고공농성도 이렇게 길어질 줄 누가 알았겠나? 다 똑같다.

박미희 씨가 1인시위를 진행하자 현대기아자동차는 민형사 상 소송전으로 박 씨를 압박했다.

Q. 1인시위 이후 어떠한 일을 겪었는가?

1인시위를 하니 처음에는 부산대리점 직원들이 찾아와 나를 만류하더라. 사과와 손해배상을 받아야겠다고 하니,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돌아갔다. 2014년 1월이 되니 기아자동차가 민‧형사를 걸었다. 대리점은 명예훼손에 의한 손해배상으로 5천만 원, 본사는 허위사실 유포로 3천만 원. 법적 다툼이 끝나기까지 2년이 걸렸다. 그 기간동안 경찰에서 조사받고, 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청하러 다니고. 어려움 끝에 그래도 승소했다.

집회를 할 때는 흔히 ‘알박기’라고 현대에서 내가 올줄 어떻게 알았는지 미리 준비해서 시위자체를 못하게 한다. 현수막을 못 걸게 미리 준비했다가 내가 펼칠 자리에 도배를 하다시피 한다. 일년에 전국을 통틀어 부정주차로 시민이 신고한 차량이 만 오천 건이란다. 그 중 과태료가 불과된 것은 총 3%인 500건인데, 그중 내 차량의 과태료가 250 건이 붙었다. 시민이 부정주차로 신고한 전국의 차량 중 과태료 부과의 절반이 내 차량인 셈이다. 심지어 내 차량은 집회신고를 했음에도 그렇게 과태료를 넣는다. 과태료를 부과한 서초구청을 30번도 더 찾아갔지만, 모른채하고 무시당한다. 구청은 대기업과 한통속이다. 경찰, 구청은 대체 누구의 편인가? 집회일자를 기업에 알리고 과태료를 부과해서 나를 방해한다. 다같은 한통속이다. 힘없는 노동자라는 것이 너무나 한스러웠다.

부산에서 서울로 홀로 올라오다보니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두 아들은 28살, 30살로 장성했지만, 어머님은 병환으로 병원에 누워계신다. 예전에는 어머니의 손발이 돼 원하는 것을 다해드렸는데, 지금은 그것을 못하니 제일 걸린다. 만약 일이 해결되기 전에 어머니가 잘못되면 평생을 죄인으로 살아야 한다. 

Q. 많은 탄압과 어려움을 겪음에도, 끝까지 싸우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싸운다고 삼성이나 현대‧기아차가 사실 크게 변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는 미련스러워 보일정도로 억척스럽게 싸우고 있는 이유는 내 아픔은 물론 늘어가겠지만, 우리와 같은 이들이 있기 때문에 대기업에서도 노동자들을 더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잘못을 쉽게 인정을 하지 않고 버티지만, 곪고 곪았던 노동자의 아픔이 이런 일들로 인해 알려지고 있는 것 아닌가? 대기업의 노동자 핍박은 김용희 씨나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분명히, 지금도 가슴속에 묻고 아픔을 삭히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힘없는 노동자를 탄압해온 대기업의 진심어린 사과가 아픔을 가진 이들의 한을 풀고, 사회가 그나마 나아지지 않겠나. 그것이 우리가 싸우는 이유다. 

문혁 기자  mhljb1@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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