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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계류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 도둑 법안"시민사회단체 4일 기자회견… "데이터 3법은 정부가 앞으로 개인정보보호를 포기한다는 선언"
이인문 기자 | 승인 2019.12.04 17:52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가 4일 '데이터 3법'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와 건강과대안, 민주노총, 참여연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진보네트워크센터(이하 진보넷)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오늘(4일)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과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데이터 3법'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참여연대 이재근 권력감시국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브리핑에서 진보넷 오병일 대표는 가명정보는 익명정보와 달리 개인정보에 속한다면서 다른 정보와 결합해 재식별될 위험성이 높은 가명정보를 기업이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 대표는 우선 "추가 정보를 더해도 식별이 불가능한 익명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하지만 추가 정보를 더하면 식별이 가능할 수도 있는 가명정보는 유럽연합뿐아니라 우리 정부도 지난 2016년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미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영국의 몽조이 교수 등이 과학저널 「네이처 쿠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15개 인구통계적 속성(나이, 성별, 결혼 여부 등)만 알아도 그 어떤 가명화된 데이터라 할지라도 99.98% 정확도로 개인을 구분해 낼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가명정보가 안전하다면서 상업적 목적의 활용을 금지하고 있는 유럽연합 등 외국과 달리 과학적 방법만 사용한다면 기업체들의 상업적 연구들에서도 가명정보를 정보 주체인 개인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개인 유전정보는 가명처리 자체가 불가능"

"정부는 빅 데이터 자체가 곧 사람이라 인식해야"

변혜진 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어 건강과대안 변혜진 상임연구위원은 개인 의료 및 건강 정보 규제완화의 문제점에 대해 역설했다.

변 연구위원은 "개인의 유전정보의 경우 가명처리 자체가 불가능하며, 개인의 의료 및 건강정보는 민감정보로 이미 과하계에서는 99.9% 재식별이 가능한 정보라는데 이견이 없다"면서 "이처럼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들을 가명정보라는 미명하에 기업들의 상업적 활용에까지 허용한다면 보험가입과 고용, 결혼 등의 과정에서 여성과 장애인 등에게 큰 차별과 낙인의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마이헬스데이터 시범사업이란 환자 개인 의료정보 및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융합한 개인 맞춤 건강관리사업으로 개인 맞춤형 관리란 결국 개인 식별이 가능해야만 가능한 사업"이라며 "이렇게 중요한 개인정보를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기업이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하면서도 정부는 공청회 등 사회적 논의도 전혀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변 위원은 "지난 20년 동안 정부와 민영보험회사들은 건강보험의 축소와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를 위해 공단과 심평원에 축적돼 있는 개인 의료 및 건강 정보들을 민간보험사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과 의료법 등을 개정하려 해왔다"면서 "200만 명 서명이라는 다수 국민들의 반대로 의료민영화 작업이 무산되자 이를 우회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는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가명정보를 기업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 아니라 빅 데이터 자체가 곧 사람이라는 인식 하에 외국처럼 식별 가능성이 있는 가명정보 활용의 위험성들을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급자와 이용자 간의 극단적 정보격차 발생할 것" 

"의료법 등 기존 법률의 개인정보보호 규정 무력화"

최종연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청 사무금융노조 백정현 교육연구국장은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 통과 시 금융분야에서 나타날 문제점들에 대해 지적했다.

백 국장은 당장 예상되는 부작용은 보이스피싱 금융사기 피해가 급증하는 것이라며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대환사기 등으로 날로 발전해 초기 노인층에 한정됐던 피해자들의 범위가 SNS 등을 즐기는 젊은층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현실 하에서 가명정보 활용이 본격화된다면 그 피해 규모는 급속도록 커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그는 장기적이자 근본적인 부작용은 금융서비스 공급자와 이용자 간의 극단적 정보격차 발생으로 금융공공성이 훼손돼 빅데이터와 금융의 결합이 당장에는 새롭고 편리한 금융서비스의 출현을 낳겠지만, 머지않아 극단적인 양극화를 심화하는 촉매로 작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여연대 정보인권사업단 최종연 변호사는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강하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최 변호사는 최근 강화된 미국 캘리포니아소비자보호법에서는 언제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판매하지 말도록 지시할 수 있는 '옵트아웃' 권리가 있고 수집한 개인정보의 범위를 공개하고 삭제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또한 보장하고 있다면서 유럽연합의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에서도 과학적 연구(학술연구)나 통계적 처리를 위해 안전조치의 한 종류로서 가명처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개인의 동의 없이 가명처리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서채완 변호사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데이터 3법'이 기존의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 교육기본권,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 조항들과 충돌하고 있다면서 "기존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무력화시키게 될 데이터 3법은 정부가 앞으로는 국민들의 개인정보보호를 산업의 발전을 위해 모두다 포기해 버리겠다는 선언에 다름아니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인문 기자  gcnewsmoon@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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