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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선거란 무엇인가?[기자수첩] 서치 선거 가이드라인 설명회를 다녀와서
안은선 기자 | 승인 2020.01.14 16:36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이상복 이하 서치)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정관서 이하 선관위)가 발표한 '선거운동 가이드라인'을 두고 말이 많다.

특히 회원들의 참여 축제가 돼야 할 직선제가, 관의 소극적 대응으로 ‘깜깜이 선거’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서치 선관위는 ▲인터뷰성 광고를 포함해 치과전문지를 이용한 광고 ▲특정학교 동문회 및 임의단체 주최 정책토론회를 ‘불법 선거운동’으로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들은 ‘인터뷰성 광고’의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설명을 요청했다. 그러자 정관서 위원장은 “인터뷰성 광고는 광고를 위한 것인지 포맺을 보면 느낌이 다르다”고 답했다. 후보자 개별 인터뷰 자체를 금지하는 늬앙스라는 지적에 그는 “인터뷰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후보자간 공정성’ 때문이란다. 황당한 질의응답은 계속 이어졌다. “인터뷰 질의와 내용이 다르면 어떻게 하냐?”고 모 기자가 묻자, 정 위원장은 “인터뷰성으로 피력하면서, 상대(후보)와의 차이를 부각하다 보면 다른 후보가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부분, 동일한 조건이라면 쉽진 않을 거 같다”며 “정책 토론회는 괜찮지만 문제 소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 위원장은 “후보자들이 서로 합의하면 오케이”라며 “상대 후보가 이건 공정하다, 괜찮다고 하면 괜찮지만 이의를 제기하면 공정성을 찾기 위해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개별‧위법 사항을 판단하기 위해 선관위 위원들이 모여 토론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번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협회)와 경기도치과의사회가 각각 선거 이후 소송으로 후폭풍을 심하게 겪은데 따른 조치로 생각된다. 뭐 하나 틀리면 소송으로 이어져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은 마음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언론사에서 판단할 일을 관이 나설 필요가 있을까?

후보자 마다 각자가 처한 상황도, 사정도 다른데 어떻게 하면 공정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 공정이란 무엇일까?

최근 헌법재판소는 ‘후보자는 선거기간 90일 동안 언론기고를 할 수 없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심의위는 기고 자체를 금지하는 조항을 개정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 또는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의 기고만 금지했다.

물론 구체적인 내용과 선거에 미칠 영향은 심의위에서 판단하겠지만, 세상은 후보자의 발언권에 대해 충분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흡사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구냐’는 속담처럼 인터뷰 자체를 금지하는 서치 선관위의 발언은 우려스럽다.

게다가 이건 독자의 판단력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고, 같은 치과의사인 유권자들에 대한 도를 넘은 판단이다. 공정보도는 언론사의 몫이고, 그 판단은 유권자 치과의사들의 몫이다. 선관위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

또 다른 문제는 ‘임의단체’의 기준이다. 지난번 협회 선거 당시 대한치과병원전공의협의회와 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회가 공동으로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개최하려 했는데, 당시 협회 선관위 조호구 위원장은 이들 단체가 ‘임의단체’라며 토론회를 불허했다.

이 두 단체가 임의단체인가? 선관위의 임의단체 기준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정관서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지부는) 협회의 의견을 따르는 경향이 있는데”라면서 “기본적으로 선관위 허가를 받으면 되고, 이런 것도 사실 미묘하기 때문에 선관위 토론을 거쳐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번 선거 때도 그랬지만 정관과 조직, 역사가 있는 대한치과병원전공의협의회와 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의회가 임의단체라면 임의단체가 아닌 곳은 어디일까?

필자는 몇 차례 소송은 아마도 선거의 틀을 잡아나가는 일종의 진통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걸 제재한다고 공정성이 생기는 것도 지켜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얼마나 언론이 제 역할을 못했으면 이렇게까지 ‘인터뷰 자체’를 금지해버릴 정도가 됐을까 말이다.

안은선 기자  gleam0604@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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