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황우석 사태 취재파일-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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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읽기] 황우석 사태 취재파일-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까요?
  • 김용진
  • 승인 2006.12.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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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수PD가 기록한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취재보고

 

황우석사건의 진실이 어느정도 드러나던 작년 12월 24일, 필자는 건치신문에 '황우석에게만 돌을 던지지 마라.'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 기사의 마지막은 '더이상 눈 앞에 보이는 황우석에게만 돌을 던지지 말자, 이젠 보이지 않는 황우석, 아니 황우석을 몰락시킨 사기도박단의 주범들에게도 돌을 던져야 한다.'라고 맺고 있다.

그 뒤 황우석은 기소되어 재판중에 있고, 당시 기사에서 거론된 사기도박단의 면면중에서 박기영은 청와대자리에서 버티다가 물러나 순천대학교수로 돌아갔고, 김병준은 교육부장관까지 되었다가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가 다시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 되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으며, 한덕수는 부총리자리에서 올 7월 그만둔 뒤, 한미FTA 체결 지원위원회 위원장을 하고 있으며 오명은 건국대학교 총장이 되었으며, 성상철 서울대병원장은 아직도 그대로 서울대병원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노무현대통령은 '임기전에 그만둘지도 모르지만' 아직 대통령직에 있다.

그렇게 엄청난 사건이 저질러졌는데도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이 아직도 꿋꿋한 나라, 전혀 반성이 없는 나라, 이런 나라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거의 지지해주는 사람이 없는 상황, 회사의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구속될 수도 있고, 여러 테러 위협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진실'의 힘을 믿고, '진실'을 보도한 사람, 한학수PD가 작년 황우석사건을 취재한 일을 책으로 냈다. 한번 책을 손에 들면, 어느 추리 소설 못지 않게, 긴박하고 흥미진진한 사건이 과장됨 없이 차분하게 시간을 따라 전개된다.


최초의 제보자부터, 하나 둘 사실을 파악해나가면서 드러나는 사건의 실체, 조직적인 반격과 권력의 압박, 대중적인 비난과 위협, 그리고 결국 밝혀지는 진실, 그리고 그 사건의 피해자들의 가슴아픈 사연...


바로 1년전에 벌어진 일임에도 언뜻 생각하면 기억속에 먼 과거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당시의 상황이 별로 유쾌하지 않았고, 가능하면 기억에서 지우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다.


그렇지만, 기억해야 한다. 당시 PD수첩을 비난했던 언론들, 황우석의 병실에 줄을 서서 방문하고 손잡고 사진찍던 정치인들.그리고 더 파해쳐야 한다. 황우석과 줄기세포를 앞세우고 엄청난 국민세금을 낭비하고, 잘못된 정책방향을 추진하던- 그리고 현재도 하고 있는 - 정치가들과 관료들, 기업들... 그들의 검은 커넥션을.


누군가는, 제 2의 한학수PD이던, 제2의 이상호기자이던, 브릭같은 곳에서 숨어서 활동하는 재야의 이름없는 고수이던 그것을 해 낼 것이고, 진실은 한번 더 밝혀질 것이다.

경향신문은 최근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브릭(BRIC)에서 직장을 잃은 제보자를 위한 모금운동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아직 이 나라가 전체적으로 통렬한, 진심어린 반성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정의를 위한 소수지만 열정적인 사람들은 여기저기 숨어서 열심히 살고 있고 그런 사람들 때문에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릴 수 없다는 것 또한 보여주고 있다. 한학수PD와 브릭의 과학자들에게 뜨거운 박수와 동지애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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