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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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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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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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를 보러 다닌게 벌써 4년째가 되었다.


간혹 희귀식물을 만나기도 하고, 의외의 곳에서 보기 어려운 꽃을 만나기도 한다.
인근 하천 뚝에서 쥐방울덩굴을 2년 전에 만났다. 가까운 곳에서 서식지를 확보하는 행운이 따라 주었다.

지역 환경단체에 올린 쥐방울덩굴 사진을 보고 꼬리명주나비 복원사업을 하는 팀에서 이메일이 왔다. 울산시와 모 기업에서 꼬리명주나비 복원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열매를 채취하여 보내 주었다. 올해 다시 이메일이 와서 장소를 알려주면 꼬리명주나비 애벌레를 이식하겠다고 하였다.

 

▲ 쥐방울덩굴

쥐방울덩굴은 주로 개울가에서 발견되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초여름에 특이한 모양의 꽃이 핀다. 과거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이 되었을 정도로 만나기 어려운 희귀식물이다.

유독성식물로 한방에서는 열매와 뿌리를 약재로 쓰는데, 열매는 가랠천식·치질에 사용하고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있으며, 뿌리는 장염·이질·종기·복부팽만에 사용하고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한국·일본·중국·우수리 등지에 분포한다. 꼬리명주나비의 식초가 되는 식물로 애벌레가 잎을 먹고 자란다. 쥐방울덩굴을 보기 어려우니 꼬리명주나비 또한 보기가 어렵다.

▲ 꼬리명주나비의 짝짓기 모습


꼬리명주나비 애벌레를 이식하였다는 메일을 받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느 날 아침에 쥐방울 덩굴 서식지를 찾았다.

잠시 기다리니 사진으로만 보았던 꼬리명주나비 한 녀석이 날아 오른다.
앉으면 사진을 찍으려고 계속 지켜 보고 있는데, 도무지 비행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날아다니더니 갑자기 또 한 녀석이 풀더미 속에서 나타나더니 바로 결합하여 나무가지에 붙어서 짝짓기를 시작한다.

사진을 찍으려고 접근하니 바람에 흔들려 도무지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다. 높은 나뭇가지에 붙어 사랑을 나누고 있는 현장을 사투 끝에 카메라에 담아서 흐뭇한 마음으로 출근했다.


▲ 꼬리명주나비

몇 주가 지난 후, 꼬리명주나비를 카메라에 담기위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현장을 다시 찾았다.

앉아서 자세를 잡아주는 나비가 안 보인다. 겨우 발견하여 접근하면 날아가 버린다. 망원렌즈 없이 나비를 촬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진에서 왼쪽이 꼬리명주나비 암컷이고 오른쪽이 수컷이다. 날개의 점과 색은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암컷이 수컷을 유인하기 위해 더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다.

▲ 꼬리명주나비 애벌레


꼬리명주나비 자료를 확보하는 마지막 작업은 애벌레를 찾아보는 것이다.

꼬리명주나비가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으면 부화하여 쥐방울 덩굴 잎을 먹고 자란다. 1령 애벌레부터 5령 애벌레까지 성장한 다음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탄생하게 된다.


늦은 여름에 찾은 자생지의 쥐방울 덩굴은 애벌레들이 잎을 모두 먹어치우고 앙상한 줄기만 남은 불쌍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비 서식지가 복원되었지만 쥐방울덩굴이 위협을 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꼬리명주나비는 번데기에서 우화하는 즉시(1일∼5일) 주변의 암수가 만나 짝짓기를 한다. 짝짓기 후 1일∼3일내 주변의 식초를 찾아다니면서 식초의 입이나 줄기에 수십 개 정도의 알을 낳는데 통상 100여개 이상 낳는다고 한다.

알은 10일이 지나면 애벌레로 되고 애벌레는 식초를 먹고 자라 20∼25일후 번데기로 된다. 번데기는 8일∼10일후에 우화하여 나비가 되고 나비는 7일∼15일정도 생존한다.

울산과 같은 남부지방에선 1년에 3회 정도 이 같은 순환을 반복하며
마지막 초가을 애벌레는 번데기로 되어서 겨울을 나며
번데기는 4월말이나 5월초에 성충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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