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731부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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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731부대 이야기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0.03.31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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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건강미디어협동조합,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731부대(원제: NO MORE 731)』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731부대』 표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731부대』 표지

일제강점기 조선인을 비롯해 식민지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저지른 일본의 731부대에 대해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블로그, 신문, 방송, 책 등에서 다뤄온 731부대는 자극적이거나 허황된 것들이 많았다.

이에 전쟁과 의학범죄를 깊이 있게 파고든 연구자들이 필자로 참여한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731부대(원제: NO MORE 731), 건강미디어협동조합』이 출간됐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731부대』에서는 731부대를 '광기어린 집단', '악마같은 일본군' 등 자극적이고 민족주의적으로 소비해 오던 것에서 벗어나, 731부대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 지 ▲무슨 일을 했는지 ▲왜 아무런 죄값을 치루지 않는지 ▲일본의사회와 일본 정치권은 이들의 전쟁범죄를 어떻게 은폐해 왔으며, 그것이 현재까지 어떤 부작용을 낳고 있는지 ▲'마루타'와 세균전 피해자들은 누구이며, 얼마나 되며, 현재 일본 정부를 상대로 어떤 행동을 취하고 있는지 등 다른 측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 책을 집필한 이들은 '15년전쟁과 일본의 의학의료연구회' 소속 니시야마 가쓰요, 쓰네이시 게이이치, 곤도 쇼지, 니시사토 후유코 등 자신드르이 치부라 할 수 있는 731부대를 수십년 간 추적해 온 내로라하는 연구자들로,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731부대』를 통해 731부대 연구의 성과와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들을 통해 아자미 쇼조, 스기야마 다케도시, 하라 후미오 등 선배이자 스승이었던 의사들의 전쟁범죄를 추적하고 일본 의사회의 반성을 촉구하는 한편, 의료윤리를 바로 세우고자 고군분투하는 양심있는 일본의사들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중국 세균전 피해자, 전후 731부대원들이 만든 백신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인, 731부대 소년대원까지 이번 책의 필자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황상익 명예교수는 추천의 글에서 독일 나치에 부역했던 의사들과 의학 범죄행위, 그것을 청산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나온 '2012 뉘렌베르크 선언' 등을 언급하면서 "731부대에 관여한 의사들의 만행에 대한 일본 의학계의 무관심, 진실 규명을 방해하는 반역사적 작태에 낙남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면서 "이 책의 편저자들과 그들과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이 겼는 어려움은 뉘렌베르크 선언을 쟁취한 독일의사들이 앞서 치른 것이고, 우리가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고행을 멈추지 않는한 역사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결국 전진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731부대 이야기는 의학범죄는 물론 넓게는 국가 폭력에 관한 고발장"이라며 "일제강점기는 물론 해방 후 이 땅에서 자행된 수많은 국가폭력의 진실 규명을 통한 올바른 과거청산과 화합, 정의와 평화가 충만한 미래 건설이란 과제를 안은 우리들에게 731부대의 만행이 남의 일이 아니란 사실이 책을 통해 좀 더 가까이 다가오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책은 하세가와 사오리 씨와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최규진 교수가 번역했으며, 가격은 2만2천 원이다. 구입문의는 건강미디어협동조합 이메일(healthmediacoop@gmail.com)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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