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정책대결이 없는 '4‧15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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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정책대결이 없는 '4‧15 총선'
  • 김경일
  • 승인 2020.04.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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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김경일 논설위원
지난 2일 열린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와 정의당의 정책협약식 모습
지난 2일 열린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와 정의당의 정책협약식 모습

이번 주가 총선이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한 피로감,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 속에 치르는 것이라 예전과 사뭇 다른 것 같기도 하지만, 또 역시 비슷하면서 안타까운 점들도 있다.

역시 이번 총선에서도 제대로 된 정책 대결이 이뤄진 바는 없는 것 같다. 장기침체, 만연한 불평등에 대한 각 당의 대책을 포함한 여러 정책들은 정책공약집에는 있으나, 근거를 바탕으로 한 논의는 없다. 공약의 문제를 지적하는 일부 논객들이 있을 뿐이지만 그나마도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그보다는 위성정당문제만 떠들썩했고, 하다못해 코로나19와 관련한 감염병 대책에 대한 논의도 거의 없다.

정책이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와 더불어 그 실행의지 역시 매우 중요할 것인데, 지난 20대 국회의 공약 미이행률이 40%가 넘고, 내용에 대해 법안발의나 예산·정책 반영 등의 노력이 전혀 없어 '의지 없음''으로 분류된 세부과제가 더불어민주당 28.6%, 미래통합당 20.8%였다. 마냥 힘이 없어서, 반대가 심해서 그런 것이니, 그래서 더 지지해 달라고 주장하는 일부 목소리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리 진실되게 느껴지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그나마 대표적인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와 주거안정 등이, 그리고 미래통합당은 일자리 창출이 대표적인 미이행 공약임도 매우 안타까운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약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의가 들기도 한다.

보건의료 부문으로 한정해 보면, 공공의료 확충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미래통합당은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청소년기 맞춤형 건강검진 실시, 국가 예방접종 확대, 폐질환 발견·치료 지원 확대 등을 주장한 미래통합당의 보건의료정책 공약은 국민의 건강향상과 건강불평등 감소를 위해서는 부족하다.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에는 의대정원 확대, 의료전달체계확립 등이 있으나 그와 관련해 공공의료 확충 등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공약은 존재하지 않아 그 효과가 불분명한 것들이며, 분절적이다. 오히려 현 정부는 지난 1월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등 의료영리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구강보건과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공약을 찾기 어렵다. 물론 미래통합당의 나이 제한을 없앤 임플란트 4개 급여화는 매우 솔깃한 공약이지만, 과연 소요된 예산만큼 국민들의 구강건강수준을 충분히 높여 줄 수 있을지, 심지어 구강건강 불평등을 강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 지난 임플란트 급여화에 대한 과학적 평가에 기초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은 구강보건과 관련한 정책이 없다.

결국 총선 결과에 따라 특정 권력에 대한 평가를 함으로써 그들을 비판하고 견제할 수는 있겠지만, 구강보건과 보건복지를 넘어 사회 전반에 대한 새롭고 적극적인 대안이 제시되고 논의되지는 못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겠다. 안타까움을 넘어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구강보건에 관심이 없다면, 이번 건치의 정책제안과 대경건치의 정책제안처럼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설득하도록 노력하면 될 것이다. 민중당이 정책협약을 했고, 정의당은 정책협약을 넘어 건치에서 제안한 내용을 그대로 공약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유권자로서 최소한 어떤 당이 무슨 정책을 제안했는지는 한 번 쯤 확인하고 투표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이라든지 실업수당과 같은 정책은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취약계층을 지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정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의 목소리를, 우리의 주장을 듣는 곳이 있다. 나는 그들을 좀 더 귀하게 여기고 응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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