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국군 피해마을에 ‘초록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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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한국군 피해마을에 ‘초록놀이터’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0.07.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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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반탄뚱 초등학교에서 개장식 개최… 베트남 언론도 큰 관심
한베평화재단 등 베트남 꽝남성단체연합회와 공동 ‘V프로젝트’ 추진
개장식을 위해 학교를 찾아온 손님들을 반기고 있는 반탄뚱 초등학교 학생들.
개장식을 위해 학교를 찾아온 손님들을 반기고 있는 반탄뚱 초등학교 학생들.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과 롯데장학재단(이사장 허성관)이 베트남 어린이의 놀이 환경 개선을 위한 V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피해마을인 베트남 중부 꽝남성 하미·하꽝 마을의 초등학교 4 곳에 친환경 놀이터인 초록놀이터(선쩌이 싸인)를 만들고, 지난 7일 반탄뚱 초등학교 본교에서 개장식을 열었다.

두 재단은 지난 2019년 5월 베트남 꽝남성우호친선단체연합회(대표 응우옌찐 이하 꽝남성단체연합회)와 베트남 어린이의 교육환경개선 사업을 위한 3자 MOU를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에는 꽝남성 소재 빈즈엉사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 장학금과 교육기자재, 통학자전거 등을 지원한 바 있다.

이번에는 하미 마을 반탄뚱 초등학교 본교와 분교, 하꽝 마을 호반비엔 초등학교 본교와 분교 등 총 4곳에 초록놀이터를 완공했다.

초록놀이터는 베트남 다낭외국어대학교 학생 20여 명이 지난해 6월부터 연말까지 약 7개월간 답사 및 연구, 토론, 발표를 통해 설계 초안을 만들고 올 1월 직접 시공에 참여해 얻은 노력의 결과이다. 초록놀이터 개장식은 시공 직후인 지난 2월 중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한베평화재단 석미화 사무처장은 "V프로젝트는 베트남 중부지역 어린이의 열악한 놀이 환경과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결과가 갖는 의미도 크지만 베트남 청년들이 직접 참여해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공익적 활동을 통해 ‘나눔의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는 과정 속에 더 큰 의의가 있다"며 "베트남 청년들에게는 창의적이고 공익적인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즐겁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초록놀이터가 만들어진 꽝남성 디엔즈엉구는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이 주둔했던 지역으로 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 ‘하미 학살(135명 희생)’과 ‘하꽝 학살(36명 희생)’로 모두 171명의 주민이 희생된 바 있으며 지난 2019년 4월에는 이 마을 유가족 6명이 한국 정부에 진상규명과 사과를 요구하면서 청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날 개장식에서 반탄뚱 초등학교 응우옌티응옥지엡 교장은 “오랜 시간 학교에는 학생들을 위한 놀이시설이 전무했다"면서 "이제는 쉬는 시간만 되면 놀이터가 수많은 학생들로 붐비는데 놀이터 덕분에 학생들이 줄 서는 문화를 익히게 돼 우리 교사들도 매우 기특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다낭외국어대학교 한국학과 3학년 응우옌티타오머 학생.
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다낭외국어대학교 한국학과 3학년 응우옌티타오머 학생.

이어 반탄뚱 초등학교를 졸업한 다낭외국어대학교 한국학과 3학년 응우옌티타오머 학생은 V프로젝트팀 소감 발표를 통해 "V프로젝트를 통해서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의 역사와 문화, 전통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고장에 대한 역사와 함께 평화의 의미에 대해 한걸음 더 깊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베평화재단 강우일 이사장은 이날 개장식에서 권현우 활동가가 대독한 소감문을 통해 "지난 20년 동안 하미 마을을 찾고 있는 수많은 한국인들과 저희 한베평화재단을 넉넉한 품으로 따뜻하게 안아준 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학생들이 초록놀이터에서 마음껏 뛰놀며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하게 평화로운 유년 시절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초록놀이터 개장 소식에 대한 베트남 언론의 관심도 컸다. 베트남 최대 일간지 뚜오이째와 국영방송 VTC, 라오동 신문, 그리고 꽝남성의 대표 지역 언론인 꽝남성 TV, 꽝남 신문 등이 개장식 소식을 다뤘으며 뚜오이째 신문은 『회색 지대의 초록 놀이터(2020년 7월 8일자 기사)』 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군 학살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한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이날 개장식에는 꽝남성단체연합회 응우옌찐 상임부주석과 디엔즈엉구 인민위원회 관계자, 한베평화재단 관계자, 그리고 다낭외국어대학교 학생 등이 참석했다.

개장식 당일 초록놀이터 1호의 반탄뚱 초등학교 학생들 모습.
개장식 당일 초록놀이터 1호의 반탄뚱 초등학교 학생들 모습.
V프로젝트 수료증을 받은 다낭외국어대학교 학생들과 반탄뚱 초등학교 학생들.
V프로젝트 수료증을 받은 다낭외국어대학교 학생들과 반탄뚱 초등학교 학생들.
하미 마을 반탄뚱 초등학교 본교의 초록놀이터 1호.
하미 마을 반탄뚱 초등학교 본교의 초록놀이터 1호.
하미 마을 반탄뚱 초등학교 분교의 초록놀이터 2호.
하미 마을 반탄뚱 초등학교 분교의 초록놀이터 2호.
하꽝 마을 호반비엔 초등학교 본교의 초록놀이터 3호.
하꽝 마을 호반비엔 초등학교 본교의 초록놀이터 3호.
하꽝 마을 호반비엔 초등학교 분교의 초록놀이터 4호
하꽝 마을 호반비엔 초등학교 분교의 초록놀이터 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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