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노랑어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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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노랑어리연
  • 유은경
  • 승인 2020.07.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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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서른 두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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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낚시하러 가셔유?"
가슴장화를 찾는 내게 낚시가게 주인이 물었다. 잠시 멈칫 했으나 곧 대답했다.
"꽃 낚시 갑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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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작은 연못이나 늪, 넓지 않은 강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노랑어리연’은 연(蓮)이라고 이름이 붙었으나 우리가 아는 수련이나 연꽃과는 분류가 다르다. 물위에 떠있는 하트모양의 두툼한 잎은 수련과 비슷하고 곱게 물들인 비단을 찢어 만든 듯한 노란 꽃은 오이꽃을 닮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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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뜨거운 햇볕 속에서 피고지는 강한 꽃이다. 원산지가 우리나라이고 해가 뜨면 피었다가 해가 지면 사그라드는 짧은 생을 산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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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줄기와 뿌리줄기는 번식의 중요한 수단이며 물속과 물속 흙에 산소를 공급, 분해를 도와 결국 물의 정화작용을 돕는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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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어리연이 가득 피어있다.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속을 걷는 일은 조심스럽고 진지하다. 그 속은 아늑했고 더 아래는 아뜩하기까지 하다. 발밑에 걸리는 뿌리덩이가 묵직하고 실 모양으로 자라는 줄기가 길게 뻗어 엉켜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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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가뭄으로 수생식물들이 몸살을 앓는다는 소식에 올해는 찾아가질 못했다. 뿌리가 물속에서 뻗고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며 왕성한 번식력을 뽐내기에 별로 걱정은 되지 않았지만 이 비가 반갑고 커다란 위안이다. 깊숙이 넣어두었던 가슴장화를 다시 꺼내야겠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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