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0ppm 불소치약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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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ppm 불소치약 시대가 열렸다"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0.07.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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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예방과사회치의학교실 정승화 교수

최근 아이오바이오 등 국내 제조사에서 생산된 1,450ppm 불소치약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1월 해외 유명치약 브랜드인 Curaprox 1450치약이 국내 최초로 시판 허가를 받은지 꼭 1년 6개월만이다. 그 전까지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던 불소치약들은 모두 1,000ppm 이하의 것들이었다.

바야흐로 국내에서도 1,000ppm 이상의 고불소치약들이 제조,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다.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고불소치약의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 본지에서는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예방과사회치의학교실 정승화 교수를 만나 그 의미를 짚어보았다.

- 편집자 주

정승화 교수
정승화 교수

최근 들어 아이오바이오 등 국내제조사에서 고불소치약인 1,450ppm 치약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이것이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는가?

지난 2014년 식약처에서 충치예방 기능 강화를 위해 치약의 불소 성분 함량 기준을 기존 1,000ppm에서 1,500ppm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런데도 지난 2018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불소 함량 1,450ppm 치약의 제조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오랜 노력 끝에 해외 생산 제품인 Curaprox 1450 치약이 국내시판 허가를 받은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는 역시 수입 제품인 Colgate 1450 치약이 국내 판매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아이오바이오(AIOBIO) 등 국내 업체가 생산한 불소 함량 1,450ppm 치약들이 허가를 받아 출시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외국처럼 불소함량 1,450ppm 치약의 시대를 열게 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왜 불소 함량 1,450ppm 치약이 중요한 것인가?

보통 불소치약은 충치예방을 위해 사용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보면 불소 함량 1,000ppm 이하의 치약들은 충치예방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2010년 코트란 리뷰에 따르면 대조군과 대비해 1000/1055/1100/1250ppm 치약의 충치예방율은 약 23%, 2400/2500/2800ppm 치약의 충치예방율은 36%인 반면, 440/500/550 ppm 치약의 충치예방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서는 1,000ppm 이상의 불소치약이 대중화돼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치약 브랜드인 Colgate의 경우 1,450ppm 불소치약이 주력 판매상품이며, 2800/5000ppm은 치과의사 처방에 따라 사용이 가능하다. 영유아를 위한 무불소치약 제품도 있지만, 이 제품 하나를 제외한 모든 어린이 치약에도 1,450ppm의 불소가 함유돼 있다. 해외 Crest 치약 브랜드 역시 일반 치약과 어린이 치약의 불소농도는 1,100ppm이다. Sensodyne 불소치약은 1,426ppm이고 1,040ppm인 제품도 있다. 우리나라도 1,450ppm 치약의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불소가 위험물질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불소치약,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 치과불소도포 등 치의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불소의 안전성과 효과성은 많은 연구 문헌에서 보고됐으며, 불소치약에 함유된 일상적인 불소치약의 사용에 대해서는 염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본다. 다만 유년시절 불소의 과다한 전신 섭취는 영구치에서 심미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치아불소증(반점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학계가 인정하는 유일한 불소치약의 부작용이다.

이러한 치아불소증에 대한 염려 때문에 지난 2014년 이전까지는 만 2세까지는 불소치약을 사용하지 말고, 2세 이후부터 6세까지는 완두콩만큼 사용하라는 것이 세계적인 권고기준이었다. 하지만 미국 ADA와 영국 NHS는 불소의 충치예방효과를 극대화하고, 치아불소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재는 만 3세 미만에서는 1,000ppm 이상의 불소치약을 쌀알(smear size)만큼 사용하고, 만 3∼6세는 완두콩(pea size)만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ADA와 영국 NHS는 만 3세 미만에서는 1,000ppm 이상의 불소치약을 쌀알(smear size)만큼 사용(왼쪽)하고, 만 3∼6세는 완두콩(pea size)만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사진 제공= 정승화 교수)
미국 ADA와 영국 NHS는 만 3세 미만에서는 1,000ppm 이상의 불소치약을 쌀알(smear size)만큼 사용(왼쪽)하고, 만 3∼6세는 완두콩(pea size)만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사진 제공= 정승화 교수)

불소치약은 하루 몇 번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

우리나라의 경우 오래전부터 하루 칫솔질 횟수를 3번으로 권장해왔는데, 전 세계적으로는 하루 2번을 권장하고 있다. 물론 기상 후, 식사 후, 간식 후, 자기 전 칫솔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 칫솔질 횟수는 최대 4∼5회까지 늘어날 수 있지만, 충치와 잇몸질환 예방의 측면에서 3번 이상의 칫솔질을 권장할 만한 임상적 근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편 공복 상태에서 불소치약을 사용하면 섭취된 대부분의 불소가 흡수된다. 하지만 아침식사 후에 불소치약을 사용하면 섭취된 불소의 약 70%만 흡수된다. 이러한 사실에 근거하면 불소의 불필요한 흡수를 막기 위해서는 식사 후에 불소치약을 이용한 칫솔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균의 관점에서는 밤사이 감소된 타액으로 인해 세균이 증식하고, 충치유발환경이 조성된 상태에서 바로 아침식사를 하면 그 환경은 더욱 악화되기 때문에 식사 전 칫솔질을 통해 세균의 수 및 활성을 감소시킨 후 아침식사를 해야 한다라는 주장도 있다.

아침식사 전, 또는 후에 해야 한다는 양측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아침 식사 전 치약없이 칫솔질을 하고 불소치약은 하루에 2번, 즉 점심식사 후와 자기 전에 사용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하루에 1번만 한다면 당연히 자기 전에 해야 할 것이다.

불소치약을 사용하면 탈회된 치아의 재광화를 촉진해 충치를 예방하게 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불소치약의 충치예방효과는 전신적인 것이 아니라 국소적인 도포효과이다. 치아는 식이, 칫솔질, 타액분비 등 구강 내 환경변화에 따라 무기질 이온의 탈회와 재광화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데, 이때 불소는 타액 내 칼슘과 인산 이온과 같은 무기질 이온이 치아에 재흡착(재광화)되는 것을 촉진시키며, 이렇게 불소에 의해 재광화된 치아는 산에 대한 저항성이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타액 내 불소농도는 0.03ppm으로 알려져 있고, 재광화 효과를 나타내는 불소농도는 0.1ppm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의 권장 불소농도는 0.8ppm 이하이고, 국내 유명브랜드 생수의 불소농도는 0.2ppm 이하의 제품도 다수 존재하지만, 0.7∼0.8ppm인 제품도 있다.

불소치약 이용 시 대부분의 불소는 칫솔질을 하면서 희석, 뱉어지며 입헹굼 과정에서 상당부분 소실된다. 그 이후에도 잔류된 불소는 타액과 치은열구액, 치면세균막에 잔류하면서 충치예방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잔류하면서 섭취된 불소의 대부분은 위장관을 통해 흡수되고, 흡수된 불소 중 성인은 절반, 어린이는 약 80-90%가 뼈에 침착되고 나머지는 신장(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뼈에 침착된 불소도 remodeling 과정에서 제거되고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정승화 교수
정승화 교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충치는 나이와 상관없이 전 연령에서 발생하며, 불소치약을 통한 적정수준의 불소 노출은 충치 예방의 기본 전략이다. 많은 사람들이 1,450ppm을 포함한 1000ppm 이상의 불소치약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치과전문가 여러분들이 많은 관심과 실천을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

또한 초등학교 이하 아동에서는 충치 예방뿐만 아니라 치아불소증 예방도 중요하다. 따라서 치과전문가는 치아불소증 예방을 위해 올바른 불소치약 사용을 지도하고, 치과에서 전문가불소도포를 할 때에는 대상자 선정을 비롯해 도포량, 도포횟수, 주기를 신중히 검토하고 결정할 것을 권고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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