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설립…대중 운동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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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 설립…대중 운동이 답이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0.08.11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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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보건의료단체, 공공병원 확충운동 과제 토론회 개최
공공병원 만들기 범국민 운동본부 발족 결의…TF 구성 예정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는 공동으로 지난 6일 대전시 빈들공동체에서 '공공병원 확충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는 공동으로 지난 6일 대전시 빈들공동체에서 '공공병원 확충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를 계기로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의 역할과 필요성이 커지면서, 각 지역에 공공병원 설립 요구가 활발히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단순 음압병실 설치 등 감염병 치료뿐 아니라 2차 판데믹으로 인한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고 향후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관리, 재활의료, 또 취약계층 진료 계속 요구, 보건의료인력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공공병원에 대한 역할도 요구되는 상황.

이에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 참여연대는 지난 6일 오후 2시부터 대전시 빈들공동체교회 4층 강당에서 ‘공공병원 확충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지금까지 전문가 집단 중심으로 진행돼 온 ‘공공병원 설립’ 운동을 대중운동으로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을 비롯해 광주‧대구‧대전‧울산‧경남‧성남 등 공공병원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지역운동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공공병원 ‘확충’을 목표로 올 10월~11월 ‘공공병원 만들기 범국민 운동본부’ 발족을 위해 TF를 구성키로 했다.

이들은 인구 1천명 당 현재 1.3개인 공공병상을 일본 수준인 3.3개로 확대하는 등 공공병원 확충을 위해 광범위한 대중운동을 전개해 나가는 한편, 각 지역의 구체적 요구와 필요도에 따른 공공병원 설립과 운영‧지원을 위한 법제화 노력을 기울여 나간단 방침이다.

공공병원 부족…의료체계 전반 문제의 원인
공급자 중심 운동 한계 넘어 ‘대중운동’ 돼야

정형준 정책위원장
정형준 정책위원장

보건연합 정형준 정책위원장 ‘공공의료기관 확대를 위한 운동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우리나라 역대 정부의 공공의료계획을 비판하며, 이에 대응해 온 시민사회의 운동방향을 짚고 공공의료기관 확충을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의 의료영리화 정책을 저지에 초점을 뒀고, 그 성과를 내기 위해 많은 부분이 소진돼 안타깝다”면서 “보건의료문제의 핵심은 과도한 민간공급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대정원 증원 이슈에서 공공병원 의사가 늘지 않는 건, 교육 문제가 아니라 공급체계 자체가 시장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신념과 의지체계를 갖기 때문에 결국 공공의료기관 확충이 필요하다”며 “전국민주치의제 역시, 민간의료기관의 과잉진료가 표준이 돼 잇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일차의료의 부재 역시도 공공의료기관의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공공의료기관이 소방서나 경찰서와 같은 ‘공공기관’으로 인식되도록 대국민 홍보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까지 보건의료운동의 한계 중 하나가 공급자 중심이라는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고 공공의료기관을 만들기 위해 범국민 운동본부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대중적이고 자발성을 독려할 수 있는 방향이 돼야 하고, 구체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며 “연대단위도 범국민 대상 풀뿌리 조직이 참여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이조은 선임간사는 대중과 호흡하며 흐름을 끌어내기 위해 그간 참여연대에서 진행해 온 SNS를 통한 다양한 홍보방식과 수단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범국민 운동본부 조직 시 적극적 실무분담을 통해 간사단체의 업무집중을 방지해 효율적으로 움직일 것을 제안키도 했다.

공공병원다울 수 있도록 ‘적자보존 예산’ 필요
좋은 공공병원 ‘모델’ 필요‧시민참여 기전 필수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나백주 교수가 ‘한국 공공병원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서 공공의료기관 설립 필요성과 이를 담보할 새로운 예산 편성‧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교수는 총 200개로 전체 병원의 6~7%밖에 되지 않는 공공병원이▲적정진료 ▲취약계층 의료 안전망 ▲비수익 필수의료 및 재난관리 ▲보건의료 노동표준 제시 ▲민간병원 보완과 견제 등을 수행해야 함에도, 이를 평가하는 기준은 ‘경영상 이익’뿐이라 공공병원으로서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고 봤다.

그러면서 나 교수는 “서울시만 예외적으로 공공병원에 대해 시설‧장비 비용, 탈북민 진료와 같은 ‘공공사업’, 응급실 및 분만실 운영으로 인한 ‘불가피한 적자’ 등 3개로 평가해 민간병원 수준에서 할 수 없는 일, 정책 수행에 대한 적자를 보존해 주는 예산을 지원한다”면서 “이것이 공공병원들이 자괴감에 빠지지 않고 공공의료다운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바탕이며, 이러한 불가피한 적자 보존 예산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공병원 활성화를 위해 지방정부 내 이른바 ‘적자 보존 예산’뿐 아니라 중앙 정부 역시 법을 개정해 지방의료원 설립‧운영에 예산을 지원하고, 복지 등 영역에 산재된 공공병원 집중기술지원을 위해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운영비 등 중앙정부 예산을 받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광역자치단에서 병원뿐 아니라 이와 연계된 공공적 투자를 해나갈 때 필요한 기금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방공공의료기금 조성 혹은 지방공공의료구조개선특별회계법, 적자에 관한 법률조항 개정한 지방의료원법, 예타 면제 등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는 공동으로 지난 6일 대전시 빈들공동체에서 '공공병원 확충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는 공동으로 지난 6일 대전시 빈들공동체에서 '공공병원 확충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어 성남시의료원 공공보건의료 김종명 사업실장은 성남시의료원 설립부터 개원까지 전 과정에서 드러난 부족한 점들을 짚으며, 공공병원 설립 논의에 있어 양적확대는 물론 질적 확대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병원이 왜 필요한지 공공병원의 상을 만들어,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방치된 지방의료원이 국공립 유치원처럼 ‘표준’이 돼야 한다”며 “좋은 공공병원의 핵심조건은 ‘시민참여’로 좋은 공공병원의 상을 유지하고, 공공병원 설립운동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선 ‘시민통제’라는 기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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