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임플란트 등 치과재료 판매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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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임플란트 등 치과재료 판매 허용"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0.11.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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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협, 지난달 31일 통일포럼 개최… 남북 구강의료통합 위한 치과계의 역할 모색
남구협 통일포럼이 지난달 31일 치협회관에서 개최됐다.
남구협 통일포럼이 지난달 31일 치협회관에서 개최됐다.

남북구강보건의료협의회(상임의장 이상훈 운영위원장 홍수연 이하 남구협)가 지난달 31일 치협회관 대회의실에서 '남북 구강보건의료통합을 위한 치과계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통일구강보건의료포럼을 개최했다.

홍수연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하남세브란스치과 이송현 원장은 '북한 구강의료의 시장화 경향에 대한 심층분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 당국의 정책기조가 무상치료제에서 고가 진료의 경우 유상치료로 전환하고 있는 기류가 관찰되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과 맞물려 값비싼 보철진료를 받는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치과의사들의 치료범위의 확장과 함께 치과의료기술도 발전해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북한의 경제위기로 인한 보건의료기관에 대한 국가재정지원의 감소 ▲국가 월급제 및 배급제의 붕괴로 인해 의사 및 치과의사들의 생활고 가중 ▲장마당경제 활성화로 부유층 증가 ▲장마당에서 의약품 및 의료기구 판매 증가 ▲의사와 한자 모두 치료에 대한 보상을 당연시 하는 풍토 증가 등의 이유로 "비공식적 의료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최근 북한의 의료정책들도 ▲유상약국의 신설 허용 ▲일부 심장수술치료의 유상치료 허용 ▲치과용 임플란트 및 교정 재료의 판매 허용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탈북민들에 대한 심층설문조사 결과 "지난 2010년 이전에는 치아가 아프면 자체로 약을 사먹거나 발치치료를 받는데 국한돼 있었고, 2011∼2015년에도 불편하면 장마당에서 약을 사먹거나 발치를 하는데 드물게 신경치료를 받은 탈북민이 있었지만 2018∼2019년에는 13명 중 2명이 신경치료를 받았고 상실치가 있는 환자의 45%가 돈을 지불하면서 보철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대형병원 신설 등 의료부문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평양의 경우 ▲치과재료 및 기구를 치과의사 개인이 직접 구입(한국산과 일본산 선호하나 대부분은 중국산) ▲환자들은 소개나 소문을 듣고 치과의사를 선택 ▲치과의사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옵션을 제시하고 환자가 선택(임플란트 및 교정용 브라켓 등 환자가 약국에서 직접 구입하고 치과의사들에게 수고비 지급) ▲발치 및 신경치료 등 응급상황에서는 무상으로 진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원장은 "지방의 경우 평양에 비해 유통되는 재료의 가격은 비슷하나 보철물 가격은 더 저렴하며, 임플란트는 불가능하고 신경치료보다는 발치를 더 많이 하고 있다"며 "간부들을 위한 병원이나 평양 류경구강병원을 제외한 일반치과병원들에는 국가에서 공급하는 재료들이 제한돼 있어 치과의사들이 자체로 치료에 필요한 재료나 설비들을 구입해 갖추고 있는데 이러한 비공식적인 재료공급망이 따로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인도적 지원에서 북측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는 개발협력의 방식으로 전환돼야"

"치료의 개념도 통증해결 위주에 머물러 있으며 치과위생사 직업군도 존재치 않아"

신호성 교수
신호성 교수

첫 발표자로 나선 원광대학교 인문사회치의학교실 신호성 교수는 '북한이탈주민 구강건강을 위한 치과의료주치의 사업'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탈북민에 대한 치과주치의 사업은 통일을 대비하는 치과계의 대표적인 사업이 될 수 있고 남한 치과의사들의 의료현장에서 실천적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실천사업이 될 수 있다"면서 "지역 탈북민 치과진료소를 통한 탈북민 치과주치의 사업은 지역 보건소와 연계한 구강질병 예방 및 관리를 목표로 환자안전 및 환자중심 통합의료 실현의 장으로서 탈북민의 질병관 및 건강관리 행태 개선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송현 원장에 이어 '남북한 구강보건의료협의 발전방안'이란 주제 발표를 진행한 경희대학교 예방사회치과학교실 류재인 교수는 현재 대북지원과 관련해 ▲미국과 유엔 등의 장기화된 대북제제 ▲취약 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는 찬성하지만 정부예산을 투입한 대북식량지원 재개에는 반대하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 ▲남한에서 지원하고 북한에서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기능주의적인 인도적 지원에 대한 북한의 수용의지 약화 등의 이유를 들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류재인 교수
류재인 교수

그는 "대북지원사업도 이제는 일방적인 인도적 지원에서 북한의 오너쉽 존중과 상호책임성 강화를 위해 북측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는 방식인 개발협력의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앞으로의 남북교류를 활성화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남북 구강보건의료 협정 체결을 통한 협력사업의 진행과정 단계적 체계화 ▲비경제적 남북교류의 활성화 ▲인도적 지원을 벗어난 새로운 사업의 모색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강릉원주대학교 예방치학교실 정세환 교수도 '남북한 구강보건의료 통합을 위한 과제와 접근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유럽연합 등 국가연합의 경험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통일의 1단계인 남북연합 단계에서 구강보건의료 분야의 남측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구강보건의료 통합기구를 창설하고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인력의 이동과 활동에 대한 합의된 결과물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면서 "구강보건의료 통합기구에서는 인력 관련 과제와 함께 남북한 주민들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구강보건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공중구강보건사업과 서비스 보장범위를 통합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재정조달 방법 및 진료보수 지불제도를 마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백석대학교 치위생학과 박정란 교수는 '남북 구강보건의료 교류협력 및 통합을 위한 치과위생사 활용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북한 주민들의 구강건강상태는 우리나라의 60∼70년대 수준으로 치료의 개념도 통증해결 위주의 치료에 머물러 있으며 치과위생사 직업군은 별도로 존재하지도 않는다"며 남북교류협력시 구강보건의료분야의 치과위생사 활용방안에 대해 ▲생애주기별 구강건강관리를 위한 구강보건교육 강화와 정기적 구강검진 및 예방 중심의 치과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방안 마련 ▲북한에서 치과위생사 직종에 해당하는 역할을 담당할 인력 양성을 위한 실질적 기술지원 및 교재/매체 제작 지원 등을 제안했다.

치협 이상훈 회장(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치협 이상훈 회장(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상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남북 관계의 경색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남구협 차원의 대북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황이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바로 여러가지 구강보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며 "이번 발표를 통해 남구협의 다양한 추진사업 현황을 점검해보고 치과계 유관단체들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보다 효율적인 추진방안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한고"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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