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인력 '번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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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인력 '번아웃'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0.12.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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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오늘(23일) 긴급 기자회견… 정부에 중증도별 진료체계 구축 등 대책마련 촉구
보건의료노조가 오늘(23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의료인력 소진‧이탈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오늘(23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의료인력 소진‧이탈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이 오늘(23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의료인력 소진‧이탈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보건의료노조 오선영 정책국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순자 위원장은 "이대로는 더 이상 견뎌낼 수 없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최근 대유행으로 심각해진 만성적인 인력 부족, 환자 중증도 분류 시스템 미비 등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의료인력의 소진 상황을 호소하고 대책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오래전부터 코로나19 겨울철 대확산에 대비해 중환자 병상과 의료인력 양성 등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해왔지만 지금까지 정부는 실질적인 진료체계 구축과 중환자 병상 및 의료인력 준비 등 대확산 대비 조치를 취하지 않아 현장에서 보건의료노동자들이 탈진 및 번아웃되고 있다"며 중앙재난대책본부에 ▲중환자 병상 확보 및 중증도별 전담병원 등 진료체계 구축 ▲전문가로 구성된 지역별 컨트롤타워 설치 ▲와상‧치매‧정신질환 등 환자 중증도별‧질환군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파견‧지원인력에 대한 실효성 있는 사전 교육 및 훈련 ▲코로나19 대응 의료기관에 대한 충분한 손실보상 ▲파견인력과 기존 의료인력간 형평성 있는 지원 등을 강력 요청했다. 

이어진 현장증언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안수경 지부장은 중증도별 환자분류 체계 미비로 빚어지고 있는 문제점을 밝히면서 중증환자 전원 시스템과 감염병 진료체계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지부장은 “중증도별 환자 분류에 대한 기준과 매뉴얼이 있고, 수도권에는 환자 전원에 대한 공동상황실도 이미 꾸려져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며 중증도 분류와 병상 배정 과정 중 혼란이 생겨 중증 환자가 배정된 병원에 가지 못하고 앰뷸런스 안에서 대기해야만 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중증환자 분류와 배정에 투입되는 전문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료원 이현섭 이천병원지부장은 코로나19 전담병원이 확진자 치료에만 전념해야 할 필요성과 파견인력과 관련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알렸다.

이 지부장은 “현재 확진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많은 인력이 필요해 병원의 전 역량을 집중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코로나19 이후 병원 경영회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전담병원임에도 전체 환자를 소개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수익창출을 위한 운영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서 “손실보상에 대한 걱정으로 전담병원이 일반 병동을 완전히 소개하지 못하는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적극적인 손실 보상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료원 이현섭 이천병원지부장(왼쪽)과 국립중앙의료원 안수경 지부장.
경기도의료원 이현섭 이천병원지부장(왼쪽)과 국립중앙의료원 안수경 지부장.

아울러 그는 “파견인력의 경우 전문성 파악 없이 면허 및 자격만 충족되면 채용과 배치가 이루어지다보니 현장에서의 역할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에 더해 파견인력이 받는 보상과 위험수당 등이 기존 전담병원 직원들과 차이가 심해 임금이 3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벌어져 기존 인력들의 사기 저하와 박탈감으로 현장에서 1년 가까이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버텨오던 직원들의 퇴사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파견인력과 기존 인력간의 형평성 있는 지원 대책을 요구했다.

서울시서남병원 김정은 지부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점점 늘고 전국에서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병원 내 중환자가 늘고 있으며 치매와 사지 마비 환자 등 요양병원 환자들이 많이 늘어 중증도가 올라가면서 간호사들의 업무 강도가 매우 늘어난 상태”라며 “공공병원이라는 이유로 전담병원이 됐는데 코로나19가 끝나지 않는 한 과도한 노동강도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고 결국 공공병원에는 남아있는 간호사가 없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는 “간호사들이 계속 과부하에 시달리다 결국 사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면서 “간호사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환자 중증도별 적정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간호업무 보조인력과 병실 청소 및 소독을 담당하는 방역인력 지원을 확대해 간호업무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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