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도 등급? 누더기 중대재해법 재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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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도 등급? 누더기 중대재해법 재논의!”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01.0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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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6일 법사위 합의안 규탄
5인미만 사업장 적용유예‧갑질 방조‧공무원처벌조항 삭제 등
“우리가 원한 건 차별 아닌 처벌…입법 취지 살려야” 촉구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가 지난해 9월 10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출처=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홈페이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가 지난해 9월 10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출처=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홈페이지)

“죽음에 등급을 매긴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언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잠정 합의를 규탄했다.

특히 운동본부는 이번 합의안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을 ‘배제’한 것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죽어도 되는 목숨으로 규정한 것”이라며 “기업 처벌이 아닌 차별”이라고 분노했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이 규정은 어떤 의원의 발의안에도 없던 내용으로 “중소기업벤처부 박영선 장관의 말 한마디에 나온 안이고 기업을 대변하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강력히 주장해 관철시킨 것”이라며 “근로기준법 적용제외로 그간 헌법에 명시된 노동기본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차별받으며 일한 것도 억울한데 생명과 안전에도 차별을 주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재해 사망 비율은 20%로, 연간 2천 명 중 4백 명이 죽고 있다”며 50인 미만, 100인 미만 작업장에 적용유예를 다시 논의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람이 생명을 기업과의 흥정의 도마 위에 올린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운동본부는 경영책임자 의무조항에서 ’발주처 공사기간 단축, 일터 괴롭힘‘ 등을 의무사항에 적시하지 않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건설사업장, 조선업 등에서 중대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는 발주처의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인데 이를 삭제함으로써 발주처의 무리한 요구가 횡행하도록 만들었다”며 “단지 발주한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원들의 잘못된 신념으로 산재사망하고가 가장 많이 나는 이유를 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은 “경영효율과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문화가 직장 내 괴롭힘을 방조해 왔고, 이 때문에 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목숨을 끊는 사람만 500명이 넘는다”고 지적하면서 “그래서 2019년부터 ’직장내괴롭힘방지법‘이 생겼는데, 경영책임자 의무조항에서 이를 삭제함으로써 기업주들은 사고사나 질병에 대한 조치만 취하는 것으로 자기 의무를 다했다고 여길 것이고, 죽은 사람은 있으나 그를 죽게 만든 구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운동본부는 이번 합의안에서 제외된 ’공무원 처벌조항‘을 포함시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스텔라데이지호 참사에는 낡은 선박에 대한 불법 개증축을 허가한 해양수산부와 공무원이 있었고, 장성요양병원 화재참사는 화재관리감독을 구도로만 한 공무원과 보건복지부의 허술한 인허가 기준 때문이라는 게 밝혀졌다”며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사고 다음 날 대구시장은 현장을 물청소해버려 시신수습조차 어렵게 만드는 등 만행을 저지른 것도 정치인과 관련들에게 관대한 태도 때문”이라고 관련 공무원에 대한 처벌 조항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번 합의안의 또 다른 문제는 경영책임자에 사업 대표‧총괄자 외에 ’안전보건업무 담당자‘를 삽입한 것이다. 즉, ’안전담당이사‘에게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

이들은 “우리가 줄곧 요구한 것은 안전설비와 운영 등에 실질적 영향력과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가 책임을지지 않으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라며 “이 조항이 바지사장을 새로이 만드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보완규정을다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운동본부는 “2017년 기준 산재사건 재범율은 98%로,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바로 기업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산재 피해 당사자나 유족이 증거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같은 사고를 반복하고, 은폐한 기업에 대한 인과관계 추정이 도입돼야 반복된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운동본부는 누더기가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삭제하고 법 제정 취지에 맞는 제대로된 법을 제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 처벌이며, 처벌을 통해 예방하자는 것”이라며 “누더기 법안을 이대로 통과시킨다면, 죽음조차 차별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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