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시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기입니다. 늦었지만 작년 8월에 받은 소식을 싣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넓은 양해 바랍니다.
'꿀밥'이라는 이름으로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하는 비정규, 사회활동가와 식사를 같이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갖는다. 통상 꿀잠으로 초대하는데, 지난 7월 3일엔 '찾아가는 꿀밥'이라는 이름으로 아시아나항공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5월 18일 해고된 노동자들과 농성장에서 거리의 만찬? 김치찜과 카프레제, 모히또 음료를 나눴다. 음식 맛을 차분히 느끼며 먹기 힘들만큼 주변이 산만하고 시끄러웠다.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지만~^^ 식사를 하면서 농성을 하게 된 이유를 듣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서 힘은 들지만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는 얼굴에 우리도 힘이 절로 났다.
아시아나항공 하청노동자들의 회사이름은 아시아나케이오. 아시아나항공 사장이었던 박삼구가 대표로 있는 아시아나 문화재단이 100%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수천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박삼구 회장은 정부가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항공업에 고용유지금으로 임금의 90%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노동자들에게 권고사직, 무급휴직을 강요했다. 임금 10% 지급도 아깝다고 단 한 푼도 손해 보지 않겠다며 최저임금을 받으며 기내청소와 소하물분류작업을 담당했던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고, 억울해서 무급휴직을 끝까지 거부한 10명중 8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아시아나케이오의 최대주주인 아시아나 문화재단 앞에서 해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해고된 날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정부는 항공 산업 관련한 고용유지지원책을 두 차례나 보완하면서 하청업체 노동자에게도 수혜가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수 조원의 돈을 쏟아 붓고도 결국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쫒기고 있는데, 어떤 해결책도 내오지 않았다. 오히려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친 작은 농성 천막을 종로구청과 경찰이 폭력적으로 뜯어냈다. 이날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광주의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했는데, 같은 시각 일터에서 억울하게 쫓겨나 ‘살고 싶다’고 ‘해고를 철회하라’고 절규하는 노동자들에게 정부는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그리고는 농성 천막이 있는 곳을 감염병예방법상의 집회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다시 설치한 천막농성장을 철거하라고 매일 겁박했고, 세 차례나 경찰과 공무원 용역들을 동원해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으로 천막을 뜯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