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고객센터 민간위탁? 공공성 훼손”
상태바
“건보공단 고객센터 민간위탁? 공공성 훼손”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02.04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9개 시민단체, 건보공단 고객센터 파업지지‧직영화 요구 기자회견 개최
“상담업무 민간위탁은 가입자 알권리 침해‧개인정보 보호 국가 책임 방조”
109개 시민사회단체가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파업을 지지하며, 오늘(4일) 여의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09개 시민사회단체가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파업을 지지하며, 오늘(4일) 여의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 이하 건보공단) 고객센터는 지난 1일 건보공단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로써 전문성이 요구되는 건강보험 자격, 보험료, 보험급여, 건강검진, 노인장기요양보험, 4대 사회보험 징수통합 등에 관련된 업무 1,060여 가지를 처리하는 것이 ‘민간에 위탁된’ 고객센터 노동자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에게 걸려오는 상담 전화는 하루 평균 14만 건, 일인당 120건을 처리해 왔으나, 매 2년마다 이들 상담사들을 관리하는 회사가 바뀌며 불안정한 고용, 최저임금에 시달리던 끝에 ▲저임금 처우개선 ▲근로기준법 준수 ▲직영화 ▲직영화를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을 촉구하며 파업에 나선 것.

참고로, 본래 건강보험 관련 상담업무는 건보공단의 업무지만 지난 2006년 정부의 공공부문 인력 감축 정책으로 고객상담 업무를 외주화했다. 

그러다 지난 2017년부터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슬로건 하에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정규직화하는 작업이 시작됐고,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고객센터는 1단계 정규직 전환대상에 포함돼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그러지 않았다.

이에 109개 보건의료‧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늘(4일) 오전 10시 여의도에 위치한 건보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공적업무의 민간위탁 문제가 건보공단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라는 국가의 책임방기라며 고객센터의 직영화를 촉구했다.

전진한 정책국장
전진한 정책국장

연대 발언에 나선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은 “이들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수행하는 업무는 전화를 받고 담당자를 연결해주는 단순 안내 역할이 아니라, 건강보험 업무와 관련된 전문적 내용을 상담하는 전문성과 숙련성이 요구되는 핵심 업무”라며 “이 코로나19 시국에서 질병관리청에서 운영하는 1339와 연계한 대응상담 업무, 외국어 상담, 수어 상담까지도 담당하는, 한국의 의료와 건보 제도를 떠받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콜센터 관리기법만 발달한 파견업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상담사들이 일하다 보니, 법제도, 지침이 달라져도 업무 연계성이 떨어져 결국 국민이 제대로 상담을 받지 못하게 되는 등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당하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전 국장은 “핵심 노동자들이 공단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 못해 법제도, 지침이 변경돼도 공지나 자료를 늦게 제공받아 결론적으로 가입자인 국민이 불편을 겪는다”며 “재산상태, 진료 정보 등 건보공단을 믿고 국민들이 제공한 민감한 개인정보가 용역업체에서 다뤄지는 등 전형적인 민영화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건보공단은 보장성 강화를 목표로 한 문재인케어 수행을 핵심사업이라고 하며 공공성 강화를 목표라며 공공연하게 말하면서, 보장성 강화의 핵심 업무를 민간에 위탁한 현실을 방치해 공공성을 훼손하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과, 국민 모두를 위한 건강보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이들 고객센터를 직영화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업의 이유…정보인권‧국민 알권리

김숙영 지부장

건보공단 고객센터지부 김숙영 지부장이 발언에 나서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그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주민번호 하나면 나의 재산상태, 혼인여부, 질병, 입양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 알 수 있는데 이를 민간 도급업체에 위탁해 다루는 데 동의하는 지 묻고 싶다”며 “우리의 파업이 단순 근로자의 고용안전과 처우개선만을 위한 게 아니라, 정보인권이 보장되지 않고 상담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개선 요구”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지부장은 “한낱 경제원리로 효용성만 따지면서 직영화를 거부하는데, 도대체 국민의 알권리, 개인정보 보호의 권리보다 공단이 우위에 있는지 공단은 답해야 한다”며 “파업이 서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대충 마무리할 순 없고, 정보인권과 국민의 알권리를 지켜낼 수 있도록 지지와 응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시민단체연대회의 이태호 집행위원장은 건보공단의 상담업무 위탁은 가입자의 권리와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며, 국가 책무의 방기라고 지적하며 직영화를 통해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또 인권운동공간‘활’의 기선 활동가는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을 고질적인 여성 노동 착취 구조를 깨기 위한 기점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지지하겠다고 천명했다.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도 “이들의 투쟁은 거짓과 야만을 깨고, 진실과 인간다움, 민주적 운영을 위한 것”이라며, 함께 연대해 투쟁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단체들은 건강보험 가입자이자 공공기관 감시자로서 건보공단 이사장과의 면담 추진 등의 역할을 해나갈 방침이다.

아래는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파업을 지지하며 직영화를 요구하는 109개의 시민사회단체 명단이다.

<보건의료단체>

건강과 대안,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정책참여연구소,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생명안전시민넷, 일과건강,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인권단체>

NCCK인권센터, 광주인권지기 활짝’, 국제민주연대, 김용균재단, 나야장애인권교육센터, 다산인권센터, 대학입시 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문화연대, 불교인권위원회, 빈곤사회연대,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서울인권영화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손잡고,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천인권영화제, 장애여성공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홈리스행동

<시민사회단체>

공공교통 시민사회 노동 네트워크,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여성노동자회

<법률단체>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노총 법률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종교단체>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천주교 남자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교수학술단체>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비정규 단체>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민중운동단체>

()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4.27시대연구원, 가톨릭농민회, 경기진보연대, 경남진보연합, 광주진보연대, 국민주권연대, 노동자연대, 노동해방투쟁연대(),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대구경북진보연대, 민들레,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부산민중연대, 불교평화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 사월혁명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진보연대, 우리민족련방제통일추진회의, 울산진보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국철거민연합, 전남진보연대, 전두환심판국민행동,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주권자전국회의, 진보당, 진보대학생네트워크, 코리아국제평화포럼, 통일광장,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형명재단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