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담 인력지원 예산 마련' 촉구
상태바
'코로나19 전담 인력지원 예산 마련' 촉구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1.03.15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의료노조, 오늘(15일) 국회 앞 기자회견… “최소 1,600억 추경예산 반영해야”
나순자 위원장(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가 오늘(15일) 코로나19 대응 인력 대책 및 예산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전담병원 보건의료인력 인력대책과 지원예산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순자 위원장은 “이제는 말로만 코로나19 영웅이라고 떠받들지 말고 공공의료 강화 및 실질적 인력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에 온 몸으로 헌신하고 있는 보건의료노동자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여야가 이번 임시국회에서 보건복지부가 제출했던 최소 1,600억 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 위원장은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만 권고했을 뿐 접종 후 휴식 등 보호조치는 전혀 마련치 않아 가장 먼저 접종한 보건의료노동자들이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며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억지로 출근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접종 기간을 여유있게 늘리고, 접종 다음날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휴가를 부여하는 등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추가경정예산에 전담병원 노동자 지원을 위한 예산으로 약 1,600억 원을 제출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정부 추경예산안에 최종 반영되지 못한 상황에 대해 “비상시기에는 비상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보건복지부가 잠정 편성했던 1,600억 원 규모의 생명안전수당을 이번 추경에서 반드시 실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영인 의원(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고영인 의원(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신현영 의원도 “감염 위험에도 자리를 지키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헌신과 수고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은 국가가 챙겨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감염병 대응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2~3일 간 고열과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기에 접종 사후 세세한 지침과 배려가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 종식때까지 국민들이 안전하게 백신 접종에 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전국 각지의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국회를 찾아온 노동자들은 국회 앞 기자회견을 마무리한 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 중앙당사 앞으로 이동해 코로나19 전담병원 보건의료인력 인력대책과 지원예산 마련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동시다발로 진행했다.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김정아 간호사는 “전국의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들은 확진자 수가 줄어들 때도, 늘어날 때도 언제나 제 자리를 지키며 국가 지침에 따라 역할을 다 하고 있다”며 “방호복 안에서 온몸을 적시는 땀과 갑갑한 숨을 견디며 업무에 임하고 있는 이 노력이 허사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일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오늘(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전담병원 보건의료인력 지원예산 마련 등을 촉구했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가 오늘(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전담병원 보건의료인력 지원예산 마련 등을 촉구했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다음은 이날 보건의료노조가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을 위한 
보건의료인력 기준 및 지원예산 마련하라!

○ 우리 보건의료노조(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나순자)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적절한 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지난 2월 2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농성이 시작된 지 벌써 42일 차,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절박한 심정으로 국회 앞에 섰습니다. 

○ 최근에도 매일 400여 명이 넘나드는 새로운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매일매일 갱신되는 신규확진자 숫자는 특히 더욱 큰 무게로 다가옵니다. 지난 1년째 계속되는 대유행 속에서 감염병 전담병원 노동자들의 소진과 탈진, 그리고 고충이 더없이 크고 힘겹게 계속되어왔던 까닭입니다. 그야말로 온몸으로 버텨오며 지나온 1년입니다. 오늘도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보건의료노동자들은 하루빨리 이 유행이 잠잠해지기를 노심초사하며 악전고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됐습니다. 미미한 경증 반응도 있지만, 39도가 넘는 고열과 구토,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인력 탓에 쉴 틈조차 없습니다. 정부는 예방접종 이후 부작용을 고려하여 가급적 휴식과 휴가를 권고하고 있지만, 인력부족 상황에서 전체 직원의 5일∼10일 내 백신접종을 마무리해야 하는 탓에 현장을 뒷전에 둔 ‘휴가’는 배부른 소리입니다.

○ 적절한 치료와 진료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기준 조차 없고, 임시 대응 인력인 소위 민간파견인력으로는 새로운 대유행에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가뜩이나 힘든 조건에서 형평성 없는 지원대책은 현장을 더욱 지치게 합니다. “공공의료 강화”는 법제도, 예산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습니다. 

○ 환자가 늘어나서 병상이 부족하면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병상확보 계획을 발표하고, 이 계획에 따라 지방정부는 공공병원에 전담병원에 병상을 요청합니다. 인력 상황으로 보면 한계에 달한 상태이지만, 불안에 떨 국민과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어 추가적인 병상을 마련합니다. 그렇게 수차례 병상확대를 반복하고 나면, 인력은 그대로인데 돌봐야 하는 환자는 두 배, 세 배로 늘어나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그제서야 병상의 여유가 얼마간 확보되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발생한 확진자들이 안정적으로 입원할 수 있다는 기사가 납니다. 그야말로 인력을 ‘쥐어짜듯’ 만든 병상확보였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예컨대 애초 50여 명의 확진자 치료가 가능했던 병원이 140명의 확진자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둔갑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안됩니다. 의료진의 소진과 탈진도 문제지만, 이렇게 해서는 제대로 된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적정인력 기준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 기준에 걸맞게 환자를 배분하고 병상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 적정인력 기준조차 없이 감당할 수 없는 수의 환자를 소진과 탈진을 거듭해오며 돌봤습니다.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환자들을 생각해서, 동료들을 생각해서 버티고 버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행이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없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자 부족한 인력을 메우기 위한 일환으로 민간파견인력 지원이 이루어졌습니다. 부족한 일손으로 버티고 있던 전담병원 노동자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어야 함이 정상이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고마운 파견인력이지만 대부분이 3주가량의 단기파견으로 적응기간과 교육기간을 고려하면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도 사실인 데다가, 지난 1년 고생한 전담병원 노동자들보다 무려 3배나 차이나는 임금은 오히려 더없는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왔습니다.

○ 그런 이유로 3차 대유행이 한참이던 지난겨울, 이른바 ‘줄 사직’이 실제로 일어날 뻔했던 위기가 도래하기도 했습니다. 환자를 동료를 외면할 수 없어 제 자리를 지켜가며 어렵게 버텨냈지만, 다시 다가올 유행이 두렵기만 합니다.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거리로 나섰습니다. 확산세가 더 커지기 전에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소진되거나 이탈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시작된 투쟁입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대한 적정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전담병원의 정원을 확대하여 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지난 1년간 어렵게 현장을 버티고 있는 보건의료노동자들에게 생명안전수당과 같은 지원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 그렇게 시작한 농성이 벌써 42일째, 한 달 보름이 훌쩍 넘어갑니다. 지원대책을 마련해 보겠다던 정부의 답변이 있었지만, 정작 지난 3월 2일 정부가 발표한 추경 예산안에는 보건의료노동자들에 대한 사기진작과 지원에 대한 예산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책임없는 정부의 태도와 토사구팽이라는 단어가 어울릴법한 상황에 분노만 커져 갑니다.

○ 국회의 추경예산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국회가 답할 차례입니다. 이대로 지속가능한 감염병 대응체계는 불가능하리라는 절박함을 가지고 오늘 다시 한번 강력하게 호소합니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보건의료인력 기준 마련하라!”“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에게 생명안전수당을 지급하라!”“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공공병원의 정원을 확대하라!”이제는 국회가 답해야 합니다. 전국의 전담병원 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에 화답해 주기를 요구합니다. 다음 대유행을 준비하고,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효과적·체계적 인력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코로나19 전담병원 보건의료노동자 요구

첫째. 중증도별·질환군별(요양·치매 환자, 정신질환자, 거동불가 환자 등) 코로나19 대응 인력기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

둘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기관 정원확대 및 추가인력의 인건비를 지원하라!

셋째.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에게 형평성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생명안전수당'을 지급하라!

넷째. 코로나19 방역 및 보조인력에 대한 지원을 연장하라!

다섯째. 코로나19 전담병원 경상비 지원을 제도화하라!

여섯째. 공공의료 확대하고 공공의료 기관의 기능을 강화하라!

일곱째. 코로나19 대응인력 지원을 위한 예산 마련하라!

2021. 3. 15.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