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동강할미꽃
상태바
꽃이야기… 동강할미꽃
  • 유은경
  • 승인 2021.04.02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꽃 이야기- 마흔 여덟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꽃이름 앞에 지명이 붙어있다. ‘꼭 그곳을 가야만 만날 수 있는 꽃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동강 유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희귀성 때문만은 아니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동강, 그 험한 절벽 바위틈에서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피어있는 꽃을 마주해야 ‘동강할미꽃’의 기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풍성하게 늘어져 있는 묵은 잎은 견뎌온 삶의 흔적이다. 참 특별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강원도의 매서운 겨울 끝에서 뽀얀 솜털에 쌓인 채 세상 밖으로 나온다. 무장을 단단히 했다. 할미꽃에 비해 키는 작지만 꽃은 큰 편이다. 그래서인지 꽃이 피어날 때는 하늘을 향해 피는데 점점 커지면서 무거운지 고개를 숙인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꽃은 이르게는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연분홍, 자주색과 보라색 등 여러 가지 색으로 핀다. 꽃잎이 길어 긴동강할미꽃, 꽃색깔 따라 분홍동강할미꽃, 흰동강할미꽃으로 나누어 부르기도 하는데 깊은 동의는 얻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너도나도 갖고 싶어 캐가는 바람에 한때는 위기도 겪었다. 지금은 정선군에서 보존연구회를 만들어 계획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훼손된 곳에는 증식한 동강할미꽃을 새로 심기도 하고 자생지 면적을 늘려가는 작업도 하고 있다. 매해 열리는 동강할미꽃 축제가 올봄에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올해는 사람들의 발길이 적은 오지중의 오지로 동강할미꽃을 보러 갔다. 보존회의 손길조차 닿지 않아 꽃은 연약해 보였지만 밖의 세상을 모르는 순박한 할미꽃을 만났다. 봄 햇살에 빛나는 동강처럼 해맑았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