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운 치과수관관리와 수질감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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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쉬운 치과수관관리와 수질감시 방법
  • 정환영
  • 승인 2021.04.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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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캠페인⑨] 대한치과감염관리협회 정환영 기술이사(중산연세치과)

지난 2019년 겨울 코로나19라는 새로운 감염병이 출현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가 팬데믹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백신 접종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나오고도 있지만, 백신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또 다른 감염병이 인류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많은 게 사실이다.

단지 질병에 대한 위협뿐 아니라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해야만 하는 감염병의 특성으로 인해 근대화 이후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히면서 살아온 삶의 양식까지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치과의 경우 진료의 특성상 감염병의 위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일반적인 인식으로 인해 더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주)엠디세이프의 후원으로 대한치과감염관리협회(회장 김각균 이하 감염관리협회)와 함께 ‘코로나19 後… 감염관리만이 살길이다!’는 공동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시대, 치과감염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기획 기사를 연재키로 했다.

- 편집자 주

유닛체어의 수관에 바이오필름이 잘 생긴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참고1)

치과용수에서 유래한 술후 감염증은 1987년에 최초로 확인되어 보고되었다. 그 후에도 감염병에 의한 사망이나 집단감염 등의 원인균이 치과용수에서 유래된 사례들이 보고되어 왔다.(참고2)

치과용수는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물을 사용하여야 하며 일반세균검사 결과를 지표로 적합성 여부를 판정한다.(참고3)

1. 치과수관내 바이오필름

1차 소독 후 수관내 바이오필름 비교
1차 소독 후 수관내 바이오필름 비교

- 세균, 곰팡이 등의 미생물 집락이 점액층으로 보호되면서 수관내에 바이오필름 형성 
- 바이오필름은 미생물 저장고가 돼 치과용수에 부유미생물을 공급, 증폭시킨다 
- 유닛체어의 수관은 매우 가늘고 유속은 느리며 수관내 치과용수는 대부분 고여 있는 상태

가는 직경의 유닛체어 수관과 바이오필름.
가는 직경의 유닛체어 수관과 바이오필름.

- 치과수관은 바이오필름 생성과 부유미생물의 증식을 촉진하는 환경 제공 
- 특히 주말이나 야간에 집중적으로 바이오필름 생성

2. 치과용수 유래 감염이 확인된 사례와 유해성

- 1987년 오염된 치과용수에서 유래한 녹농균에 의한 감염 사례 최초 보고 
- 2012년 이탈리아 노인여성 레지오넬라증으로 입원 후 사망. 오염된 치과용수와 관련됐다는 사망보고서 작성됨
- 2015년 동일한 치과의료기관에서 치수절단술 후 M.abscessus 감염 환자  20명 확인. 미국 CDC에서 치과용수에 의한 감염임을 확인
- 2016년에도 한 치과의료기관에서 치수절단술 후 무려 58명의 집단 감염 발생 
- 통상 건강한 사람에게 감염병을 유발한다는 역학적 증거나 사례가 부족하지만 치과 수관에 많은 양의 세균이 존재하고 의료진과 환자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은 감염관리 원칙에서 벗어남

3. 치과용수의 수질 기준

CFU(Colony Forming Unit)
CFU(Colony Forming Unit)

-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일반적 권장 사항
- 일상(수술이 아닌)의 치과용수에 대한 기준임
-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물을 사용해야 하며 환경부의 먹는물 관리법에 따른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해야 함 
- 평가지표는 일반세균검사 결과이며 ml 당 100 CFU/ml 이하를 충족할 것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수돗물을 심지어 정수까지 해서 공급해도 수관내에 바이오필름이 존재하면 수질이 악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수관관리는 바이오필름의 생성을 억제하고 감소시켜 적합한 치과용수를 사용하기 위한 감염관리 영역이다. 수관관리 업무는 다음과 같이 나눈다.

- 일상적인 물빼기와 관련된 업무
- 적절한 수관소독과 관련된 업무
- 수질감시와 관련된 업무

물빼기

실제 유닛체어 수관에 물이 흐르는 시간은 24시간 중 1시간도 안 된다. 야간에는 15시간 이상 물이 고여 있는 상황이 매일 반복된다. 오전 진료를 시작하기 전에 밤새 고여 있던 물을 빼 주는 것은 수관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업무다.(참고4)

환자의 혈액이나 타액에 의해 수관이 오염될 수도 있다. 진료가 끝날 때마다 물 빼기를 권장하는 것은 환자로부터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핸드피스나 스케일러, 3웨이 실린지 팁 등 진료 중 사용한 모든 유닛을 제거하고 교체하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지만 바람직하게는 동시에 간단한 물빼기를 진행할 수도 있다. 

4. 오전 진료 시작 전 물빼기 요령(사례)과 고려사항

- 각 체어마다 헹굼컵으로 물빼기 5∼6회 실시 
- 헹굼컵 물빼기와 동시에 유닛과 연결된 수관 물빼기 진행
- 유닛 수관의 물빼기는 보조자 3웨이 → 술자 3웨이 → 스케일러 → 제1고속핸드피스 → 제2고속핸드피스 → 저속핸드피스(필요한 경우)의 순서로 실시
- 사용 빈도가 적은 유닛 수관은 특별관리 (가령 교정 체어의 고속핸드피스 수관)
- 헹굼컵을 채우는 물의 양이 많을수록 효과적 
- 타구대에 방류되는 물의 양이 많을수록 효과적
- 오후 진료 시작 전에도 물빼기 권장
- 물빼기로 바이오필름을 제거할 수는 없지만 생성을 억제하고 일시적으로 수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수관소독(수관세척)

수관소독은 화학적 소독제나 표백제 등을 사용해 수관내 바이오필름을 제거하고 불활성화시키는 업무다. 수관소독은 미생물 소독이라기보다는 유기물 세척에 가깝다. 구분이 애매하지만 많이 누적된 바이오필름을 제거할 경우 수관세척으로 구분하기도 하나 방법상 차이는 크지 않다.(참고5)

수관소독으로 바이오필름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표면은 불활성화 된다. 시간이 지나면 바이오필름의 표면이 다시 활성화돼 수질이 악화되기 때문에 수질검사와 함께 주기적인 수관소독이 필요하다.(참고6) 

정수기에 탄소필터가 있다면 제거해야 한다. 탄소필터는 수돗물의 잔류염소를 흡착하는 기능이 있어 오히려 미생물이 증식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수돗물 생산 공정에서 잔류염소를 이용한 염소소독은 대표적인 화학적 저농도처리법이다. 수돗물의 잔류염소는 소독효과가 있고 바이오필름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참고7) 

5. 과산화수소 계열 수관소독(수관세척) 방법 

- 8시간 이상 장시간 수관소독제를 적용하는 방법 
- 과산화수소 3% 또는 과산화수소계열 화학제품을 수관소독제로 준비
- 수관소독제에 식용색소를 적당량 혼합해 치과용수와 구분 
- 진료가 끝난 후 수관소독제를 수관에 주입하고 다음날 진료 시작 전까지 적용
- 최소 8시간 이상 적용
- 진료 시작 전에 맑은 치과용수가 나올 때까지 헹구기와 물빼기 진행
- 수관소독액 주입 장비를 설치하면 직접 수관소독 가능
- 오랫동안 수관소독 이력이 없는 경우 2회 이상 수관소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
- 락스를 20:1로 희석해 짧은 시간(10∼15분) 소독하는 방법도 있으나 추천하지 않음. 오랫동안 수관소독 이력이 없는 수관은 2회 이상 매주 수관소독을 하는 것이 바람직

 6. 수관소독 실태 

- 수관소독 주기는 1∼2주부터 년 1∼2회까지 치과에 따라 다양함
- 소독 주기가 짧다면(1달 이내) 일반세균검사를 위해 채수를 한 후 수관소독 권장 
- 검사 결과가 적합일 경우 소독주기를 연장, 부적합일 경우 즉시 수관소독 후 소독주기를 단축하는 방법으로 수관소독 주기 조절 
- 수관소독 주기가 1달 이상 긴 경우 주로 수관소독 후 일반세균검사 의뢰
- 수관소독 직전에 채수한 시료를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
 
7. 잔류염소

- 수돗물 염소소독의 기준 성분 (염소와 화학적 성질이 전혀 다름)
- 수도법에 따라 수도꼭지에서 0.1 mg/L 이상 검출되도록 관리해야 함
- 수돗물 안심확인제를 이용하면 수돗물의 잔류염소 농도 측정 가능
- 치과마다 공급되는 수돗물의 잔류염소 농도는 0.1∼0.5 mg/L로 편차가 있음
- 잔류염소가 많을수록 바이오필름의 생성 억제에 효과적

수질 감시 

변색이나 이물질, 냄새, 물막힘 등 치과용수의 오염징후가 인지되면 즉각적인 수관소독과 수질검사를 요한다. 주기적인 수질감시를 위해서는 다음 3가지 방법을 활용한다.

신뢰성 있는 검사 성적서를 원한다면 먹는 물 수질검사기관에 일반세균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참고8)

패트리필름(일반세균용)을 이용한 간이검사를 치과에서 직접 수행할 수 있다.(참고9)

시약이나 스트립을 이용해 잔류염소 검사를 할 수 있다.(참고10)

8. 일반세균검사 의뢰

시험성적서
시험성적서

- 무균채수병에 채수 
- 의뢰서를 작성해 아이스팩과 함깨 아이스박스에 포장
- 먹는물 수질검사 기관에 의뢰
- 통상 1주일 후에 시험성적서 나옴

9. 일반세균용 패트리필름(건조배지) 간이검사

패트리필름(건조배지) 검사.
패트리필름(건조배지) 검사.

- 업체에서 제공한 사용법에 따라 검사 진행
- 따뜻한 곳(체온 정도)에 2∼3일 정도 배양하면 결과 나옴
- 치과에서 직접 검사 가능 
- 검사를 자주할 수 있음
- 많은 시료를 검사할 수 있음
-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고 검사 결과가 빠름

10. 잔류염소 검출 검사

(왼쪽부터) 지시용액, 스트립, 측정기기 이용한 검사.
(왼쪽부터) 지시용액, 스트립, 측정기기 이용한 검사.

- 지시용액을 이용한 검사
- 스트립을 이용한 검사
- 측정기기를 이용한 검사
- 잔류염소가 검출되지 않으면 수관내에서 유기물과 미생물에 의해 모두 흡착된 것
- 잔류염소가 검출되면 일반세균검사시 대부분 적합판정
- 잔류염소 검출 여부를 치과용수의 안전성 지표로 활용 가능 

맺음말

치과용수의 수질이 최악인 상황은 아무래도 여름에 장기 휴가가 끝난 직후 일 것이다. 고여 있는 상태로 방치된 치과용수의 수질이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리라는 것은 예측 가능하다. 휴가 후 고여 있던 치과용수를 제거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양의 물빼기를 진행하더라도 평소 수관관리가 잘 되어 있지 않다면 양질의 치과용수를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여름 어느 날 진료받을 환자를 상상하면서 경각심을 가지고 평소 수관관리 업무를 정착시켜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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