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중들의 민주화투쟁을 지지하며
상태바
미얀마 민중들의 민주화투쟁을 지지하며
  • 원용철
  • 승인 2021.05.20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논설·시론] 원용철 논설위원
지난 3월 21일 부산역 앞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항쟁 지지집회에 참석한 건치 부경지부 회원들.
지난 3월 21일 부산역 앞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항쟁 지지집회에 참석한 건치 부경지부 회원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 어쩌면 아직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는 세계2차대전 이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인명을 살상한 최대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4월 기준 1억 명을 훨씬 넘겼고, 사망자가 300만명이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세계2차대전 이후 인간의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간 대재앙인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세계가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지금 아시아의 인도차이나반도 미얀마에서는 코로나19가 아닌 군부쿠데타에 맞서 민주화를 위한 힘겨운 싸움을 벌여가며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국가폭력에 의한 집단 학살이 오늘에만 또 미얀마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무고한 인명을 학살했다. 히틀러의 유대인학살, 코소보사태, 르완다사태 등 인종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민족 간의 갈등으로 인한 학살이 수없이 자행됐던 것이다. 특히 전쟁은 서로 진영을 나누어 상대편 진영은 사람으로 취급도 하지 않으면서 사람을 죽이는 일에 대해 조금도 양심의 가책이나 거리낌도 없이 아주 당연한 듯 살인행위를 정당화한다.

어떤 상황, 어떤 이유로든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해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전쟁이나 인종, 민족, 이데올로기, 종교 갈등은 소위 편을 나눌 수 있는 근거라도 있다. 그렇지만 광주 5.18민중항쟁이나 미얀마 민주화 투쟁을 군사독재권력이 폭력으로 진압하는 행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그야말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살인행위인 것이다. 그러기에 책임자와 행위 가담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올해는 광주민중항쟁 41주년이 되는 해다. 마침 5.18기념일을 앞두고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회의가 있어 광주를 방문하게 되었다. 회의 참석자들은 5.18기념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회의에 앞서 망월동묘지를 참배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때문인지, 날씨가 흐린 탓인지 망월동묘역에는 참배객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선생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분이 해설사로 구묘역과 신묘역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구묘역 한쪽에는 예전에 없던 팔도에서 가져온 돌로 쌓은 돌탑이 하나 있었는데 그 입구에는 『택시운전사』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독일의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묘비가 있었다. 묘비에는 독일 공영방송 NDR기자로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영상을 전 세계에 처음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 광주명예시민으로 죽으면 망월동에 묻어달라고 밝힌 고인의 뜻에 따라 유품을 안장했다고 적혀 있었다.

당시 신군부는 광주민중항쟁을 북한의 지령을 받은 폭도들에 의한 폭동으로 철저하게 왜곡시키려 했을 뿐 아니라 광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철저하게 막으려 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살인행위가 국민들과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그런데 힌츠페터 기자는 목숨을 걸고 광주로 들어가 광주의 실상을 취재했고, 광주의 실상을 최초로 국제사회에 알렸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늘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군부쿠데타에 맞서 항쟁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이 있다. 1980년 광주와 마찬가지로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의 총칼을 온몸으로 막아내면서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군사쿠데타 정권은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저항과 자신들의 무자비한 살상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해 인터넷을 차단하고 SNS계정을 차단하려고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미얀마군부는 자신들의 쿠데타를 정당화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럴수록 저항은 더욱 거세져서 이제는 내전 상태로 돌입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지금도 미얀마에서는 국민들이 군부쿠데타에 맞서 저항하고 있고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군부의 총칼에 희생되고 있다. 미얀마 국민들의 투쟁이 외로운 싸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함께 연대하고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도록 촉구해야 한다. 지금 국제사회는 자국의 손익계산을 하면서 미얀마의 민주화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심지어 UN도 미얀마 군부의 국가폭력에 무능함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세계 시민들이 더욱 함께 연대해야 한다. 그래서 미얀마의 실상과 군부의 잔혹함을 알려내고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에 힘을 보태야 한다. 세계 시민이 연대할 때 국제사회는 억지춘향이라도 나서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지금 우리는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 투쟁에 연대하고 있음을 우리의 행동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

지금 우리가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 투쟁에 어떻게 연대하고 있는지 미얀마 쿠데타 세력에게 확실하게 보여줄 때,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장벽과 같은 군사독재가 문이 되어 열리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 미얀마에서 피 흘리며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이 바로 나의 또 다른 영혼임을 깨닫고 연대의 힘으로 미얀마 민주화의 봄을 열어가자. 미얀마 민중들이여 힘내세요. 세계 곳곳에서 당신들의 민주화 투쟁을 지지하며 함께 응원하며 연대하고 있습니다.

원용철(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상임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