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타래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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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타래난초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1.07.09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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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쉰 네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나선형 모양으로 꼬여 있어 ‘타래난초’이다. 그 모습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빛깔도 참 곱다. 분홍과 연분홍, 그리고 많이 모여 있는 곳에는 ‘흰타래난초’가 섞여 있기도 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타래난초가 묘지에 많이 핀다는 이야기에 의지해 안양시립공원묘지를 이틀이나 뒤졌었다. 어둑어둑해지는 그 오후의 섬뜩하던 시간이 생각난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타래난의 씨앗은 정말 작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이고 콧김에 날아갈 정도로 가볍다. 씨앗이 작으니 발아에 필요한 영양분을 갖고 있지 못해 다른 곳에서 공급을 받아야 한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잔디뿌리에 공생하는 박테리아를 불러들여 자기 몸에서 기생하게 만들고 거기서 영양분을 섭취한다. 그러나 얻는 영양분보다 도리어 먹히는 것이 훨씬 많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이것이 숫자상으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종자를 생산해내지만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타래난이 그리 많지 않은 이유이고 또 잔디밭에서만 피어나는 까닭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어찌하여 이러한 생존방식을 택했는지 궁금하기 이를 때 없지만 타래난은 대답이 없다. 속모를 자연의 이치를 머리로 헤아리려는 인간들이야 어떠하든 뜨거운 햇살을 동무삼아 제멋대로 꼬여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그리고는 카메라렌즈가 흐르는 땀으로 뿌옇게 되는 여름 한복판에서 대부분 먹힐 씨앗을 열씸히 만들고 있다. 참 미련하기 그지없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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