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K-방역’…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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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K-방역’… “전환이 필요하다”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1.09.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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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연합 등, 오늘(2일)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좌담회' 개최… 사회공공정책의 전환 모색
온라인 기획좌담회 ‘기로에 선 K방역, 사회공공정책의 전환을 말한다’가 오늘(2일)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개최됐다.
온라인 기획좌담회 ‘기로에 선 K방역, 사회공공정책의 전환을 말한다’가 오늘(2일)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개최됐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지 1년이 훌쩍 지났다. 코로나19 백신이 사태를 종식시켜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예상과 다르게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확진자 수가 오히려 다시 증가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집단면역은 불가능하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도 감염병 대유행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며 정부의 방역정책을 따르던 국민들의 삶은 지쳐가고 있다. 이에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본으로 한 코로나19 대응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대두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이미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온 이상 국민들의 일상생활을 무조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사회공공정책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과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참여연대 등 4개 단체가 오늘(2일)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온라인 기획좌담회 ‘기로에 선 K방역, 사회공공정책의 전환을 말한다’를 열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방역 정책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당면한 감염병 상황을 진단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건강과대안 변혜진 상임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는 보건연합 우석균 공동대표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김진석 위원장의 발제에 이어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양난주 교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성식 정책기획실장, 홍콩과학시술대학교 경제학 및 공공정책학과 김현철 교수의 지정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K-방역은 핵심 생산 및 유통 부문 거리두기 제외로 불평등 초래"

‘코로나19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방역&건강권 대책’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한 보건연합 우석균 공동대표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지만 델타변이에는 제한적 효과만 발휘되고 앞으로도 새로운 변이 출현 가능성이 높을 뿐더러 전세계적으로 백신 불평등이 일어나고 있어 효과적으로 변이발생을 억제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지속가능한 새로운 방역정책의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보건연합 우석균 공동대표(왼쪽)와 대구대학교 양난주 교수.
첫 발제자로 나선 보건연합 우석균 공동대표(왼쪽)와 대구대학교 양난주 교수.

특히 그는 전 세계적으로 격찬을 받은 K-방역에 대해서도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광범위한 검사-추적-격리(TTI test-trace-isolation)의 봉쇄 방식을 통해 효과를 거둔 것”이라면서 “생산과 유통, 사회적 서비스 부문은 느슨하거나 거리두기에서 제외하고 비생산 부문인 교육과, 문화, 개인적 서비스는 보상도 없이 엄격한 거리두기 정책을 펼쳐 불평등을 초래했다”고 피력했다.

우 공동대표는 그 사례로 “동일한 유통서비스 업종인 백화점은 자영업자들과 달리 거의 영업에 제한을 받지 않았다”며 “그러면서도 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보상도 거의 하지 않는 등 주요 10개국의 재정지출을 비교해보면 한국의 경우 균형재정이라는 구호 아래 약 ½∼¼ 정도의 긴축재정을 유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통을 사회적 약자들에게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의료대응은 더욱 심각해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병상이 가장 많은 나라이지만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공공병상이 턱없이 부족, 1~4차 유행 시기마다 병상 부족 현상이 반복됐으며 의료인력 또한 매우 부족해 우리나라 인구 1,000명 당 활동 간호사 수는 4.6명으로 OECD 회원국 9.3명의 절반도 되지 않고 급성기 병상당 간호인력은 OECD 주요국 평균 1.25명에 한참 못미치는 0.28명으로 최하위”라면서 “K-방역은 상대적으로 성공했을지 모르겠으나 의료대응은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 공동대표는 “지속가능한 새로운 방역대책은 전문가 중심이 아닌 사회적 논의를 통해 시민들이 결정해야 하며, 불평등을 강화하는 방식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양하고 과학적 근거 없는 야외집회와 문화공간 등에서의 거리두기는 완화해야 한다”며 ▲유급병가휴가와 상병수당 제도화 ▲공공병원 및 의료인력 확충 ▲공사립 구분없는 종합병원 동원 ▲임대료 동결 또는 인하 ▲공적자금 투입 기업 코로나19 기간 해고 금지 ▲전국민 고용보험 실시 및 소규모 자영업자 생활 보장 등의 사회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제·고용·돌봄 등의 영역에서 국가의 선제적 역할 강화 필요"

참여연대 김진석 위원장
참여연대 김진석 위원장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참여연대 김진석 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엄격한 통제정책을 펼쳐 소비와 생산활동 모두를 심각한 수준으로 위축시키고 고용의 축소로까지 이어지게 했다”면서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20%를 넘게 차지하는 자영업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해 전반적 소비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매출감소와 소득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고강도 방역정책은 돌봄에도 영향을 미쳐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에 의지하던 아동돌봄 체계는 사실상 마비됐고 노인과 장애인 등 일상적 돌봄과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가족 돌봄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지면서 돌봄 공간이 공적 공간에서 사적 공간으로 전이되고 말았다”며 “그럼에도 정부의 코로나19 시기 돌봄 공백 대응정책은 전혀 부재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정부의 코로나19시기 사회정책적 대응 방식의 특징으로 ▲일시적 소득보장에 치우친 정책 ▲소득보장과 돌봄문제 극복 위한 제도화 논의 부재 ▲‘시민’권자에게만 적용해 이민자, 난민, 무국적자 등의 사각지대 발생 등을 들면서,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및 노동자·자영업자 지원 ▲경제·고용·돌봄·소득보장 등의 영역에서 국가의 선제적 역할 강화 ▲일시적이 아닌 주요 사회정책의 제도화 ▲확장적 재정정책 실행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면 근본적인 방역정책의 변화 도모해야"

첫 지정토론자로 나선 양난주 교수는 “코로나19 시기 학교와 병원에서 마치 학생들과 환자들에 대한 돌봄에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해 매우 놀랐다”면서 “학교와 병원 등에서 비가시화된 돌봄을 공식화하고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돌봄을 보장하기 위해 돌봄기관의 공간과 인력기준을 상향해야 하며, 돌봄직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보상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과 공공부문 관련 제안에 나선 민주노총 공성식 정책기획실장은 “기존의 고용 및 노동정책은 단기적 처방 중심으로 일시적 소득 보전과 고용유지 지원, 경과적 일자리 제공 등에 그쳤으며 제도적 대응도 사회안전망에만 국환돼 논의가 진행됐다”며 “앞으로는 경제-재정-사회정책에서의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 특히 사회적 필수노동이나 기후위기에 대응한 산업전환을 위해 국가책임의 일자리를 확충하는 것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과학기술대 김현철 교수는 홍콩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홍콩과학기술대 김현철 교수는 홍콩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끝으로 홍콩과학기술대 김현철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등교 제한은 대부분의 연구에서 코로나19 감염예방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학교를 가지 않는다고 해서 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방역의 실효가 없는 등교 제한이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끼치고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력저하 등 불평등도 가속화하는 만큼 올 2학기 전면등교는 국가 최우선 과제로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오는 10월 60세 이상 고위험군 인구에 대한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면 근본적인 방역정책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방역정책의 핵심변수를 확진자 수에서 중환자 및 사망자 수로 바꿀 것 ▲접촉자 추적하는 역학조사를 중지하고 유증상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는 방식으로 전환 ▲고위험층의 백신 접종 적극 유도 및 실내 마스크 착용 유지 등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확진자 수는 정부가 검사를 강화하면 늘어나는 등 부정확하다. 무엇보다 확진자 수를 매일 보도하는 한 코로나19의 실제적 위험이 줄어들어도 국민들은 심리적으로 바이러스 유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코로나19의 위험에 대한 정확한 지표는 중환자 및 사망자 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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