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연령‧항목 확대로 치과보장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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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연령‧항목 확대로 치과보장성 높여야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09.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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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치과보장성 확대 성과 분석 및 중장기 계획 마련' 공청회 개최
스케일링 등 보장성 확대 항목 성과 ‘긍정적’…미충족치료필요율 완화책 필요
급여화 순위 따른 진료 왜곡 우려…“근관치료 등 저수가 개선 우선” 목소리도
대한치의학회가 주관한 '치과 보장성 확대 중장기 계획 마련'을 위한 공청회
대한치의학회가 주관한 '치과 보장성 확대 중장기 계획 마련'을 위한 공청회

대한치의학회(회장 김철환 이하 치의학회)가 지난달 30일 '치과보장성 확대 성과 분석 및 중장기 계획 마련'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치의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으로부터 위탁받은 연구과제를 발표하고, 사업의 종합계획(안)을 공유하고 각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자리로 꾸려졌다.

치의학회 박덕영 부회장은 인사말에 나서 "치과 영역은 특히 의과에 비해 비급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표적 이유로 치과 보장성 확대에 정부와 건보공단도, 치과 보장성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용역이 치과 보장성 확대를 위한 중심점을 세우고, 근거에 기반한 정책을 만드는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청회에는 주제 발표자인 경동대학교 김미선 교수, 경희대학교 류재인 교수, 서울대학교 한동헌 교수를 비롯해 좌장을 맡은 강릉원주대학교 정세환 교수, 지정토론자로 대한치과의사협회 홍수연 부회장, 대한치과보철학회 노관태 보험이사, 대한치과보존학회 조산연 보험실행이사, 대한치과병원협회 이기준 적정관리이사,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구강보건정책연구회(이하 건치 정책연구회) 김경일 회장, 서울시립장애인치과병원 황지영 교수,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고광선 부회장, 건보공단 김남훈 급여보장실장, 보건복지부 공인식 의료보장관리과장 등이 자리했다.

틀니‧임플란트‧스케일링 급여화 효과 높아
아동 예방진료 정책, 대상 연령 확대해야

먼저 김미선 교수는 '건강보험 치과 보장성 강화 정책의 성과 평가'를 주제로 ▲광중합형 복합레진 ▲스케일링 ▲노인 틀니 및 임플란트 수진률과 치료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틀니와 임플란트의 경우 본인부담금이 50%였던 2017년보다 본인부담금이 30%로 적용된 2018년에 치과 방문 횟수가 늘었다. 김 교수는 “결과적으로 틀니는 음식섭취에 불편감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방문했고,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했다”며 “틀니를 75세 이상이 연령에서 더 많이 이용한 반면, 임플란트는 75세 이하의 연령에서 더 많이 이용되고 있었고, 둘 모두 수진 후 저작불편 감소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종적으로 틀니 및 임플란트 보장성 확대 정책은 본임부담금 인하로 대상자의 부담을 줄여 진입장벽을 일정부분 해소함은 물론, 대상자가 느끼는 구강건강 측면에서 건강증진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스케일링의 경우 다른 진료와 함께 스케일링을 받은 비율이 30%, 스케일링만 단독으로 받은 비율이 70%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정책 시행 후 전 연령에서 수진자가 증가했는데, 특히 시간적‧경제적 부담으로 치과 방문이 어려웠던 대상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진율을 보였다”면서 “이를 통해 향후 국민 다빈도 질환 2위인 치주병 유병률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광중합형 복합레진의 경우 2019년 1월 급여적용이 시작 됐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5~12세 아동의 수진 건수는 2019년 1,644,628건에서 2020년 771,267건으로 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치과 방문률은 70%에 달했다. 

반면 김 교수는 “정책적 수혜를 받을만한 학생들은 대부분 온 것으로 보이나, 설문조사 결과 미충족치료필요율은 15%에 달했다”며 “이러한 아동에 대한 예방치과 정책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2세 아동의 영구치우식경험자율은 전체 56.4%, 1인 평균 보유 우식경험 영구치는 1.74개로 OECD에서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만12세 이상 아동은 상하 어금니 맹출 이후 우식으로 진단돼도 레진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는 맹점은 연령 확대로 해소하고, 미충족치료필요율 완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과주치의제도…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

류재인 교수는 ‘치과 항목 비급여 현황과 급여 우선순위’를 주제로, 급여확대 우선순위 항목과 대안을 제시하며, 각 정책 대상자의 연령제한 폐지 및 확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의료적 중대성(중증도, 긴급성) ▲치료효과성(건강수준 향상 정도) ▲비용효과성(경제성) ▲환자의 비용부담 정도 등 2015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급여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제안했다.

저작 불편, 치아 상실 등 ‘의료 중대성’ 해소를 위한 보철치료 중에서는 현재 시행 중인 틀니, 임플란트에 대한 연령제한을 폐지하는 급여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정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는 틀니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한다”며 “대상자는 치아우식증 및 치주질환 등으로 인해 치아상실로 의치 필요도가 급속히 증가하는 50세 이상으로 하되, 현 65세에서 5세 단위로 대상 연령을 점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치료효과성’ 측면에서는 치아우식증 치료를 위한 ▲광중합형 복합레진 ▲인레이 및 온레이 ▲간접충전. 신경치료 후 크라운 등 보존치료를 19세 미만 아동부터 점진적으로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자의 비용부담 정도’를 고려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비용효과성’ 측면에서는 스케일링, 치아홈메우기, 불소도포 등 예방치료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류 교수는 “이미 스케일링, 치아홈메우기 정책, 아동치과주치의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므로 여기에 불소도포 대한 급여를 시행하고 치과주치의의 경우 연령제한을 폐지하는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치의학회가 주관한 '치과 보장성 확대 중장기 계획 마련'을 위한 공청회
대한치의학회가 주관한 '치과 보장성 확대 중장기 계획 마련'을 위한 공청회

국민‧치의 모두 ‘보장성 확대’ 공감 

‘국민 요구도를 반영한 치과 보장성 강화 계획과 재정추계’를 주제로 한동헌 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한 교수는 일반 국민 700명, 치과의사 704명을 대상으로 치과 보장성 정책에 관한 인식률‧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건강보험이 비급여를 포함한 전체 치과의료비 중 보장해야할 바람직한 비중은 국민은 평균 57.83%, 치과의사는 42.57%가 적정하다고 답했다. ‘향후 치과 보장성의 보편적 확대’에 대해 국민 68.0%, 치과의사 54.7%가 찬성했다. 또 치과 보장성 확대 시 예방‧교육‧상담‧진단‧검사 분야를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국민 82.9%, 치과의사 88.6%로 모두 높았다.

국민들이 예방분야에서 우선적으로 급여화해야한다고 응답한 항목은 ▲치아우식활성도검사(40.3%) ▲불소도포(39.7%) ▲치과주치의(39.0%) ▲치태조절교육(24.5%) ▲구취측정(20.2%) ▲타액검사(12.1%) 순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치과주치의의 경우 연령이 증가할수록 우선순위에서 높아졌다.

또 처치‧보철‧수술 분야에서의 급여 우선순위는 ▲크라운(63.8%) ▲인‧온레이(58.6%) ▲브릿지(47.3%) ▲턱관절치료용 스프린트(25.0%) ▲자가치아이식술(19.1%) ▲이갈이/코골이 장치(17.5%) 순으로 조사됐다.

치과의사의 경우 예방분야에서의 급여 우선순위는 ▲불소도포(52.8%) ▲치태조절교육(52.7%) ▲치과주치의(47.2%) ▲치아우식활성도검사(16.8%) ▲타액검사(6.3%) ▲구취측정(5.1%) 순으로 집계됐다.

처치‧보철‧수술 분야에서는 ▲크라운(37.5%) ▲인‧온레이(34.4%) ▲턱관절치료용 스프린트(27.0%) ▲이갈이/코골이 장치(23.0%) ▲브릿지(20.6%) ▲자가치아이식술(11.8%) 순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에 따르면 치과의사 응답자들은 대체로 건강보험 치과 항목에 관심이 많고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자부심도 느끼고 있었지만, 수가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그는 “노인 틀니의 경우 68.3%가, 임플란트는 61.9%가, 치아홈메우기는 70%,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은 82.8%가 수가가 적다고 답했다”며 “특히 비개원의 22.3%는 치과 건강보험이 잘못된 점이 너무 많아 완전히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교수는 이러한 연구결과에 따른 2022년부터 2031년까지의 치과보장성강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 내용으로는 ▲50~64세 틀니 5세 단위로 단계적 확대 ▲50~64세 임플란트 2개 급여, 65세 이상 자연치아 20개 미만자는 4개까지 확대 ▲광중합복합레진, 근관충전 후 골드크라운 18세 이하부터 점진적 연령 폐지 ▲불소도포 18세 미만부터 추후 연령 폐지 ▲치과주치의 64세까지 점차 확대 ▲장애인에 대한 광중합복합레진, 근관충전 후 골드크라운, 치과주치의, 불소도포 시행 등이다.

한 교수는 “로드맵 내용을 전부 반영한다면 2031년까지 총 5조5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되며, 치과건강보험 보장률은 현재 30%대에서 48.4~56.9%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급여 수가 공개 벌써 문제 나타나
보장성 확대 따른 진료 왜곡 우려도

홍수연 부회장
홍수연 부회장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홍수연 부회장은 소득‧질병으로 인해 50세에서 무치악 비율이 높아지는 점을 지적하며 "틀니‧임플란트 연령 확대가 필요하며, 임플란트와 틀니가 결합된 방식의 오버덴쳐에 대한 급여확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주치의제도와 관련해서 만 18세까지 인두제 방식의 예방진료 의무 패키지를 구성을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홍 부회장은 정부의 의원급 비급여 수가 공개 의무화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PC와 달리 심평원 앱에서는 구글위치 정보를 이용하면 의료기관 수가를 전부 검색할 수 있다”면서 “빅데이터 취합도 좋지만, 열람권한을 제한하고 기관별 공개 금지,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도록 하는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대한치과보존학회 조신연 보험실행이사는 보장성 확대에 따른 진료 왜곡을 우려했다. 그는 “치과는 특정 진료가 다른 진료를 대체하는 선택의 문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면서 “급여화 논의 시 기존 항목에 대한 고려가 먼저 됐어야 하며, 가장 대표적인 저수가인 근관치료에 대한 수가보전을 고려하지 않는 비급여의 급여화는 반쪽짜리 정책에 불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조 이사는 “공약 등으로 임플란트가 먼저 급여화 됐고, 대상연령을 50세로 확대하면 근관치료와 골드크라운을 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판단해 기존 치료질서를 왜곡하고 다른 술식으로의 쏠림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며 “급여화 적용 순서에 따라 임상 현장에는 예기치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술식의 본질, 상호 영향에 대한 연구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치과질환은 시기를 놓치면 예후도 불량하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초기에 보존치료를 통한 예방진료에 투자에 초기에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건치 정책연구회 김경일 회장은 보장성 확대와 의료체계 개혁이 동반돼야 의료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다며 치과주치의제의 전면 확대, 18세 이하 아동에 대한 예방진료 의무 패키지 등을 지지했다. 황지영 교수는 장애인 치과진료에 대한 대상 및 장애범위 확대, 필수치과진료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치과병원협회 이기준 적정관리 이사는 치과병원에 대한 의료질 평가지원금, 감염관리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고광선 부회장은 틀니‧임플란트 등 급여에 대한 홍보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장성 확대에는 찬성…재원 마련 고민도 함께해야
복지부, 구체적 목표 설정‧재정추계정확도 높일 것 당부

공인식 과장
공인식 과장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건보공단 김남훈 급여보장실장은 “치과보장성 강화를 통해 의료비 절감에는 동의하지만 재정 소요에 대한 국민 부담 재원마련도 중요한 가치”라며 “공단은 지난 2012년부터 급여우선순위를 정하는 국민참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국민들이 우선순위를 점검하고 치과 보장성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공인식 의료보장관리과장은 “급여화 우선순위의 기본 정신은 공중보건학에서 보면 예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조기 검진, 적정 치료, 보장성이 검진영역에서 어떻게 기여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면서 “재정추계 시 여러 가정이나 결정에 대한 요인과 요소를 구분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예방진료가 유병이나 유병률의 변화를 줄 수 있고 치료를 선택할 유인을 주는 게 급여화 정책이므로 재정추계정확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 과장은 “치과의 경우 풍선효과, 치과치료의 대체, 비급여 대체, 비급여 간의 풍선효과 등이 적을 것으로 생각될 뿐 아니라, 의과 보다 제공 서비스 항목이나 신의료기술 항목도 적어 충분히 수용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의과에서 재택진료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식의 변화, 미충족의료필요율 극복, 예방적 서비스의 충분한 도달을 위한 주치의제도는 다른 차원의 접근, 시대 변화에 따른 환자의 다양한 서비스 수요 등에 대해서도 부가적으로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이를 연구보고서에 담는다면 정책 수립에 있어 충분히 고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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