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작은 행동 큰 변화에 치의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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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작은 행동 큰 변화에 치의도 함께!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09.28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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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GAMEX 2021서 기후위기 강연…치과계 인사들 ‘기후위기’ 문제에 공감대 형성
GAMEX 20121기후위기 강연 및 간담회가 지난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됐다. 
GAMEX 20121기후위기 강연 및 간담회가 지난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됐다. 

치과인들의 축제 2021년도 경기국제종합학술대회 및 치과기자재전시회(이하 GAMEX 2021)에서는 기후위기 맞선 작은 행동, 큰 변화로 나아가기 위한 강연과 간담회가 진행됐다.

첫째날인 지난 25일 오전 10시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 308호에서는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부소장의 강연에 이어 치과계 각 단위에서 나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의견을 공유했다.

먼저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협회장은 “GAMEX 2021에서 치과분야가 아닌 환경문제를 다룬다는 게 새롭고 의미가 있다”면서 “울산에 개원하고 30년을 살면서 환경운동엽합 등 시민단체들의 운동을 지켜봤지만 탄소중립과 개념은 또 새롭다”고 밝혔다.

이어 박 협회장은 “강연을 들으면서 매일 살아가는 녹색 지구별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치과 진료실에서 환경 오염 문제는 없는지 돌아보고 경각심을 가져야겠다”면서 “이번 강연이 치과의사들에게 푸른 꿈을 심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치과의사회(이하 경치) 최유성 회장도 “기후위기는 지금의 청소년, 청년들에게는 절박한 문제도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것 같은 위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러한 이슈를 치과의사들이 지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앞정서자는 것을 어떻게 알리고 실천해야할지 고민이 된다”고 운을 뗐다.

최 회장은 “GAMEX 2021에서의 이런 강연, 캠페인 등이 기후위기 문제에 많은 치과의사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했으면 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친환경 기업에 투자한다던가 공감대 확장을 위해 내 위치에서 가능한 일들을 시작할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경기도치과의사회 최유성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협회장, 모어덴 송언의 대표, 서울대학교치의학대학원 한동헌 교수
(왼쪽부터 시계방향) 경기도치과의사회 최유성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협회장, 모어덴 송언의 대표, 서울대학교치의학대학원 한동헌 교수

또 2030 젊은 치과의사들과 전국 치과대학생의 60%가 가입한 신규 모바일 치과의사 커뮤니티 ‘모어덴’의 송언의 대표는 “모어덴은 치과의사들의 집단지성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로서, 치과의사들이 지성인으로서 앞장서야할 문제들을 제기하는 곳이기도 하다”며 “젊은 치의들이 기후위기에 직접적 영향과 위협을 가장 많이 받고 역할을 해야한다는 데 공감해 이번에 경치, 건치와 함께 기후위기 캠페인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송 대표는 “치과의사가 다른 기업인과 다른 점은 우리의 일이 존경심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분명히 해야한다”며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며 정부정책을 감시하는 일을 함으로써 시민에게 존경받는 치과의사로서 귀감이 되고, 세상을 바꾸는 작은 걸음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한동헌 교수는 “치과의사로서 기후위기로 인한 질병 구조의 변화와 그에 맞물려 달라질 구강건강 문제를 살피고 그에 대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 답변을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기후문제가 현실적 힘을 갖고 변화 중인데, 우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의 문제도 고려하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미래를 위한 거대한 한 걸음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는 영국 건강보험공단(National Health Service, NHS)에서 낸 치과진료에서의 탄소발자국에 관한 논문을 소개하면서, 치과의사들이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힌트를 던졌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치과진료에서 탄소배출이 가장 높은 항목은 ▲환자 통원(31.1%) ▲직원 통근 및 출장 (33.4%)으로 나타났다. 임상 항목으로 보면 ▲검진(27.08%) ▲스케일링(13.5%)이 탄소배출이 많은 행위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김 대표는 “근무자 출퇴근, 환자 통원 등 ‘이동’하는 데 탄소배출이 많고 재료사용이나 쓰레기는 비중이 작았다”며 “임상 행위로 보면 아말감 비중이 작고 틀니의 탄소발자국이 많은데 그건 여러번 치과에 와야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특히 김 대표는 “논문 내용에 따르면 내원 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영국의 예가 반드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도 정책적 부분에서 이동을 줄이는 것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예로 “아동‧청소년 시기 치과주치의제를 통해 예방진료를 하면 성인이 돼서도 내원 횟수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을뿐 아니라 환경친화적으로 지속가능한 치과를 만들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김 대표는 “우리가 텀블러를 쓰고, 채식하는 등의 행동 자체가 정부와 기업이 해야만 하는 것에 비하면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는 실질적이지 않다”면서도 “작은 행동을 통해 탄소중립이 마땅히 해야할 상식이 되고, 한국이 극복할 문제인 것처럼 사회 전반적 인식이 달라지면 이 자체로 정부 정책 추진을 압박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사회를 위한 조건, 상식이 변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약자들이 가장 많은 짐을 짊어지게 될 것이고, 이러한 시민사회의 인식 변화가 빨라지면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라며 “상식 전환 캠페인인 #그럼에도불구하고에 많은 치과인들이 참여해 다른 분야에서의 인식 변화를 이끌었으면 한다”고 독려했다.

“탄소중립 사회에 대한 청사진 그려야”

한편,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부소장은 ‘탄소중립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를 주제로 기후위기를 늦추기 위한 국제사회의 흐름과 우리나라의 준비상황에 대해 짚고, 시민이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할 일을 제안했다.

이유진 부소장은 “기후변화는 인간에 듸한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기후 패턴이 크게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며 “1992년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돼 대기 중 온실가스 관리를 시작했고, 1997년 교토의정서, 2015년 파리협약, 지난 9월 17일 메탄협정까지 논의만 30년을 이어왔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 논의 변화 속도는 전문가도 따라잡기 힘들정도로 빨라졌다”고 짚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세계적인 경제침체, 경기 부양책 필요 등에 의해 그린뉴딜 이슈가 나왔고 그 핵심으로 ‘탄소중립’이 있다. 탄소중립이란 78억 인류가 사용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사실상 0%로 낮춘다는 것으로, 전면적인 산업구조, 사회경제적 변화를 요구하는 일이다.

이에 지난해 중국을 포함해 134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지난 4월 22일 기후정상회담에서는 탄소중립 시점을 2050년에서 2030년으로 앞당겼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무대책 상태에서의 배출량(BAU)보다 37% 줄이겠다는 NDC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부소장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부소장

이 부소장은 “유럽은 탄소국경세,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 순환경제, 석탄발전보조금 폐지, 공공건물 리모델링, 관련 일자리 창출, 기업 사용 전력 10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 등을 시행하며 수출기업에 압력을 높이고 있다”면서 “철강‧반도체‧석유화학 등 제조업, 수출 의존적인 한국의 산업‧경제구조상 이러한 유럽의 변화는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인데 반해 변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나 준비정도는 매우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권 말기 탄소중립녹색선언을 하고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했는데, 철강‧반도체‧석유화학 제조업 중심, 수출의존적 경제산업 구조 하에서 목표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지난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영국이 42%, 유럽이 24%, 일본이 2% 온실가스를 감축한데 반해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149%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 부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구인구 5182만 명 ▲전력 40.7%가 석탄발전 ▲자동차(2020년12월기준) 2,437만대(전기차 15만대) ▲주유소 1만1331곳 ▲산업단지 1,225개 ▲메탄가스 주범인 소 365만4천마리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7억2,760만 톤으로 세계 11위, 누적 배출량 13위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그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 비율은 전력(37%), 수송(13%), 건물(7%), 농수산 폐기물(6%) 순으로 나타났는데, 2030년까지 내연기관 생산‧판매를 중지하고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쇄해야 목표치에 다다를 수 있다”며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응한 일자리‧교육‧세금‧에너지‧복지 대책 등 ‘정의로운 전환’이 함께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그랬던 것처럼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에게 개발정책이 아니라 탄소중립에 대한 입장, 의지, 시나리오를 물어야 한다”면서 “이것이 공약화 되고 정책이 돼야 각 부처가 움직일 것이고 행정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이 부소장은 치과의사를 비롯한 의료인들이 기후변화와 연동되는 양극화의 심화, 질병구조의 변화, 고령화, 물가상승 등 문제에 맞서기 위해 관련 연구를 통해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정책적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에서 ‘적응’ 역시 중요한 문제”라며 “암울한 세계에 대한 전망이 아니라, 다가올 문제에 대한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제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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