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부르는 ‘3기 불소시민연대’ 출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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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 부르는 ‘3기 불소시민연대’ 출범하자”
  • 윤은미 기자
  • 승인 2021.10.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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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불 40주년 기념 온라인 2차 토론회서 과제 조명…“근거 기반한 불소 효과 널리 알려야”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이하 수불사업)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저변을 넓히고, 많은 시민들에게 불소를 친숙하게 하는 것. 3기 불소시민연대의 과제입니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수불사업 40주년 기념 2차 토론회의 결론이다. 지난 달 30일 1차 토론회에서 수불사업의 실패 원인을 짚어본 건강형평성 확보를 위한 불소시민연대는 지난 6일 2차 토론회를 열고 ‘한국 수불사업의 교훈과 과제’를 조명했다.

‘수불사업에서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보아야 할까?’를 부제로 한 이날 토론회는 원광대 치과대학 이흥수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보건복지부 수불사업기술지원단 김진범 단장과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한동헌 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한양여대 치위생과 황윤숙 교수, 한국산업구강보건원 김용진 총무이사, 연세대 치과대학 정회인 교수가 패널로 나섰다.

 

김진범 단장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운동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며 “이제까지 우아한 팝송 부르는 분들하고 많이 이야기했다면 이제부터는 트로트를 부르는 이웃 시민도 치아가 건강에 불소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함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단장은 “지금까지는 전문가단체인 치과의사협회나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가 가장 열심히 했지만 앞으로는 치과위생사단체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황윤숙 교수도 수불사업에 새로운 층을 유입시키지 못했던 것을 개선점으로 꼽았다. 황 교수는 “시민을 상대로 한 홍보가 필요한데, 일상성을 갖고 그들의 방식으로 재밌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지금의 수불사업은 이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 돼가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전문가 교육은 잘 됐는지에 대해서도 돌아봐야 하는데, 잘못된 정부를 바로잡는 유튜브 홍보 방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시민 홍보 방안의 일환으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주관하는 구강건강서포터즈 활동을 손꼽았는데 “불소시민연대가 이런 활동에도 참여해 불소를 주제로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아울러야 한다”고 말했다. 구강건강서포터즈에 참여하는 층이 언론홍보분야나 간호학과 학생들이 많은데, 이들이 전문가단체로부터 정보를 끌어다쓰는 만큼 전문가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다양한 방법으로 불소를 친숙하게

근거에 기반한 불소의 효과와 안전성을 널리 홍보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불소를 친숙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진범 단장은 “국산치약에는 대부분 불소가 1000ppm 정도 들어 있지만 모르는 분들이 많아 알려야 한다”면서 “치관우식이 잘 생기는 아동들과 치근우식이 잘 생기는 노인들에게 불소용액양치, 불소도포 등을 권하고 아동들 유치 충전에는 가능한 한 불소가 계속 유리돼 나오는 글라스아이노머로 충전하며 보호자들에게 이차우식이 덜 생긴다는 점을 설명해 불소의 유익함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발표 자료내용
토론회 발표 자료내용

 

연세대 치과대학 정회인 교수는 요즘 대표적인 홍보 수단으로 인스타그램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불소 관련 게시물을 3가지 단어로 검색했는데 겨우 4건의 게시물이 나왔다는 것이다. 수불에 대한 논쟁이 식어가면서 지금은 그 흔한 ‘악플’조차 없는 상황. 그나마 ‘#waterfluoridation’(수불)으로 해외 게시물을 검색해보면 1천개 이상의 게시물이 나오지만 그마저도 대부분 부정적인 내용뿐이었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검색 내용
인스타그램 검색 내용

 

정 교수는 “반대론자들이 사활을 걸었던 만큼 우리도 불소의 유익함을 알리는데 물량공세로 퍼부어야 한다”면서 “반대론자들에게 맞불작전을 피되, 좀 더 차원이 높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 컨텐츠를 다량으로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홍보 내용으로는 “다수의 건강형평성에 기여한다는 점을 인식시켜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구강보건원 김용진 총무이사는 “수불이 논쟁으로 중단된 점은 안타깝지만 논쟁 과정에서 충치 문제가 더 알려지고 치과부문 보장성 확대에 도움이 된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면서 “무플 보다 악플이 더 낫다고 악플이라도 만드는 활동을 다시 시작해야 할 때”라며 수불을 정부사업으로 다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시민과 함께 우보만리(牛步萬里)로 전진!

결국은 하루빨리 3기 수불시민연대를 결성하고 수불사업 재개를 위한 꾸준한 운동을 이어가자는 의견이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한동헌 교수는 “다시 한 번 열정을 불 태워서 연대를 되살리고 진료실에서 불소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운동의 방향을 다각화 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현재 상황이 희망차진 않지만 꾸준히 해 나가다보면 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범 단장도 “한번 중단된 수불사업이 재개되기는 상당히 어렵지만 독일에서는 동서독 통일 후 수불사업이 중지되고 지금은 불소보강소금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일본에서도 불소용액양치사업을 시행한지 45년만에야 수불사업을 공식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하는 사례를 보면 수불사업은 당대에 못하면 다음세대에 기대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온라인 토론회 참가자 중에는 “불소시민연대의 재구성 여부를 떠나 복지부에 수불사업을 촉구하는 움직임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며 “복지부 내 구강정책과가 다시 부활한 상황에서 수불사업을 정책과제로 추진하는 것을 고려해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흥수 교수도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에서 정책 제안을 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이 교수는 “두 번에 걸친 토론을 하면서 3기 불소시민연대가 하루빨리 출범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불소를 이용한 건강형평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오늘 토론회에 모인 분들이 3기 불소시민연대를 조직할 때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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