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해국(海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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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해국(海菊)
  • 유은경
  • 승인 2021.10.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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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예순 한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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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바다에 피는 국화다. 모양이 국화를 닮아 국화일까? 국화가 피는 계절에 같이 피어 국화라 이름을 붙였을까? 강인함을 품고 있는 것은 일맥상통한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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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바람에 맞서기 버거워 납작 엎드려 바위를 껴안고 살아간다. 왜 이런 삶의 방식을 택했을까? 답을 알 수 없는 물음이 입안에서 뱅뱅 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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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시댁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 동해 추암의 해국을 여러 번 만났다. 꽃 핑계로 시댁을 자주 찾은 건지 시댁 간 김에 꽃을 만나러 간 건지 굳이 구별하지 않는다. 하늘에 섭섭함을 품고도 만나고 오후에 그늘 속 해국을 만나기도 하면서 가을 바다와 보랏빛 해맑은 얼굴의 해국을 독차지한 기쁨은 무어라 말할 수 없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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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틈, 한줌의 흙에 겨우 뿌리를 내리고 이슬과 해무에 기대어 줄기의 부피를 더해 간다. 바위를 녹일 듯한 한여름의 열기와 세찬 바닷바람을 견디며 누구보다 당당하게 커다란 꽃송이를 피워낸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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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도 추위도 잘 견디는 해국은 이르게는 7월부터 들꽃들이 할 일을 다해 스러지고 없는 11월 중순까지 꽃을 볼 수 있다. 해안을 따라 살고 있는 해국이 요즘은 수목원이나 개인 정원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흰색으로 피는 해국도 드물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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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해국은 떠오르는 태양과 이미지가 겹쳐진다. 내년에는 갯벌과 더불어 살아가는 서해의 해국을 찾아갈 생각이다. 바다빛도 바위색도 다르고, 지는 해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서해의 해국은 조금 더 느긋하고 조금 더 붉은 빛을 머금고 있을 것만 같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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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국이 탄생한 울릉도와 독도, 그 장엄한 절벽위에 매달려 있는 풍성한 해국 무리를 담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선물일텐데… 꿈을 크게 꾸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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