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직후 ‘기후위기비상행동의 기후행진’ 동참 예정… “정부에 대안 마련 촉구”
한국 정부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영국 글래스고에 모여 진행하고 있는 COP26 회의는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결정적으로 감축한다는 결의를 모으기 위한 중대한 자리이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들은 기후변화가 인류가 처한 가장 큰 위기임이 선포된 지난 26년간 제대로된 대책 없이 공허한 말잔치만 벌여왔다. 이에 COP26 회의장 밖에서는 보건의료인들을 비롯한 전세계 시민들이 제대로 된 기후위기 대안을 내놓으라고 각국 정상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보건의료·건강권운동단체들도 영국 글래스고에서의 COP26 회의에 발맞춰 오는 6일 서울 대학로에서 ‘COP26 회의 대항 보건의료·건강권운동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 등 한국의 보건의료·건강권운동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기후위기는 건강의 위기”라면서 “한국 정부는 탄소배출의 정의로운 감축을 위한 사회경제적 전환 계획을 내놓으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보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은 “이날 기자회견 후에는 오후 2시 대학로에서 개최되는 기후위기비상행동과 함께하는 기후행진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기후변화는 갈수록 빈번하고 위험해지는 코로나19 등의 신종 감염병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으로 이상 기후 자체가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앗아가고 있다”며 “기후위기는 국민 모두의 건강을 위해 싸워왔던 한국의 건강권운동과 보건의료운동이 맞서야 할 핵심 문제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정책국장은 “기후위기가 불평등한 사회경제 시스템 때문인 만큼 더 평등하고 공공적인 사회가 해결책이라 생각한다”면서 “오는 6일 COP26 회의에 대항하는 한국 보건의료인들의 선언은 기후위기가 건강권의 위기임을 선언하고,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행동에 나서는 새로운 출발”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와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등 보건연합 소속 6개 단체들 외에도 건강세상네트워크, 시민건강연구소,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언니들의병원놀이, 의료소비자연대 등의 보건의료단체 및 소속 보건의료인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다음은 오는 6일 발표될 선언문 전문이다.
COP26 회의에 대한 보건의료·건강권 운동 선언 * 기후위기는 건강의 위기입니다! 우리는 최근 몇 년간 수많은 기록들이 갈아치워지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후재난들은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의 삶을 앗아가고 있으며 상시적 재난 속에 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은 매해 수백 만 명을 조기사망에 이르게 하고 있습니다. 폭염과 홍수와 같은 재난으로 온열질환과 수인성 질환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작물 수확량 감소는 곡물가격 상승으로 기아와 식량위기의 원인이 되고 있고, 해수면 상승은 가난한 이들을 더 비참하게 만들며 수십 만명의 어린아이들을 기후난민이 되게 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모기와 같은 매개체로 인한 질병 가능성을 점점 높이고 조류독감,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 발생 주기를 더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건강위기입니다. 한국정부를 포함 세계 각국 정상이 모이는 COP26 회의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결정적으로 감축한다는 결의를 모아야 하는 중대한 자리입니다. 기후변화가 인류가 처한 가장 큰 위기임이 선포된 지난 26년간 동안 각국 정부들은 공허한 말잔치만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말잔치로 때울 시간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COP26에 모인 각국 정상에게 실질적이고 강제력 있는 감축계획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의 건강과 정의로운 경제사회 체제 전환을 기후대응의 중심에 놓을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의료체계의 정의로운 전환도 요구합니다. 보건의료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윤 중심으로 운영되는 의료체계는 불필요한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입니다. 우리는 과잉의료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자원의 낭비를 가져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백신불평등과 같은 의약품생산체계의 독점을 보장하는 지적재산권이 기후위기의 주범임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낭비적이고 영리적인 의료시스템을 예방적이고 공공적인 시스템으로 바꿔내기 위해 싸울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의료가 사람들 돌보고, 사회를 보호하고, 생태를 복원하는 일에 기여할 것입니다. 한국정부에게 요구합니다. 정부는 턱없이 부족한 2030년 탄소감축 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국에 가 있습니다. 더 이상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주범이 되어선 안 됩니다. 정부가 손에 쥔 시나리오는 아이들을 그리고 미래의 생명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아이들의 삶과 목숨보다 더 가치 있게 지켜야 할 이윤은 없습니다. 저기 저렇게 오래 서 있는 나무와 꽃들보다 더 지속가능하게 인류를 지켜줄 보호막은 없습니다. 더는 사람을 살리는 일에 실패하는 정부가 되지 마십시오. 건강권·보건의료운동은 선언합니다. 우리가 처한 이 위기는 낡고 오래된 위기입니다. 이 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우리의 싸움은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모든 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지킬 권한과 의무가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맞서 외쳐질 우리의 구호는 여전히 '이윤보다 생명'입니다. 함께 어깨를 걸고 싸워나갑시다. 2021. 11.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