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범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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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범꼬리
  • 유은경
  • 승인 2021.12.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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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예순 다섯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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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그대로 범의 꼬리를 닮아 ‘범꼬리’이다. 언뜻 보면 수수하고 밋밋한 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들여다보면 꽃 한 개의 모양은 꼬리가 아니라 토라진 범의 입 같기도 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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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밖으로 삐죽하게 내민 수술들이 어찌나 귀여운지… 가늘게 보이는 줄기는 1미터까지 자라고 잎이 줄기를 튼튼하게 감싸고 있다. 꽤 높은 산속 너른 풀밭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도시 화단에서 만나는 큼직큼직하고 화려한 꽃은 원예종 ‘꽃범의꼬리’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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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서 7월, 여름이 시작될 때부터 여린 분홍빛으로 우리나라 곳곳의 깊은 산에 핀다. 이 시기에는 봄꽃들이 자취를 감추고 여름 들꽃들이 피어나기 전, 들꽃들이 귀한 꽃방학인 때라 벌과 나비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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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를 향해 피어난 꽃 덕분에 벌과 나비들은 거꾸로 매달려 꿀을 빨고 있다. 강아지풀 같기도 하고 곡식 이삭을 닮은 듯도 하다. 무리지어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다시 보고 싶은, 매력 넘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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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꼭대기에 사는 ‘가는범꼬리’, 함경도 깊은 곳에 사는 ‘둥근범꼬리’와 ‘호범꼬리’ 백두산에 사는 북한의 천연기념물인 ‘씨범꼬리’… 범꼬리 종류들이 많은데 보고 싶은 순서를 매기다 보니 절반이 북녘에 살고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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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놓고 찾아가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그곳의 여름은 한결 시원할 것이다. 서늘한 여름을 상상하며 보내는 겨울도 나름 매력 있지 않은가?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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