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우식 예방을 위한 ‘불소 이용법’ 바르게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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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우식 예방을 위한 ‘불소 이용법’ 바르게 알기
  • 한수진
  • 승인 2022.01.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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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건강시민연대 특별기고②] 가천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치위생학과 한수진 교수

제3기 건강형평성 확보를 위한 치아건강시민연대(이하 치아건강시민연대)가 오는 2월 26일 공식 출범한다. 새롭게 출범하는 제3기 불소연대에서는 지난 2018년 모든 지역에서 수불사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매년 4월 9일 불소의 날 기념식 행사 등 아동뿐아니라 장애인, 어르신들의 충치예방에 꼭 필요한 수불사업과 불소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을 줄여나가기 위해 우선은 불소치약 등 불소를 활용한 다양한 충치예방운동들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제3기 불소연대와 함께 총 10회에 걸쳐 약 2주 간격으로 불소를 활용한 다양한 충치예방법들과 관련한 글들을 연재하기로 했다.

- 편집자 주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추이(만12세)(단위: 개)-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2003-2018)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추이(만12세)(단위: 개)-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2003-2018)

대표적인 구강병에는 치아우식과 치주병이 있다. 치아우식은 주로 영유아기 및 아동·청소년기 단계에서 주요한 구강문제이고 치주병은 청소년기부터 점차 발생하기 시작해 성인기 동안 주요 문제로 다루어진다.

치아우식과 치주병은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질환이지만 예방이 가능하므로 개인과 지역사회, 국가 단위에서 체계적인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치아우식은 비교적 발생 원인에 대해 많이 알려져 있고 다양한 예방법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예방관리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12세 아동에서 우식을 경험한 치아 수(DMFT index)는 평균 1.8개에 달한다. 이러한 수치는 과거 3.3개(2000년)였던 것에 비하면 많이 감소된 결과이나, OECD 국가의 평균이 1.2개인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높은 수치이다.

특히 영국(0.8개)이나 독일(0.5개), 네덜란드(0.5개) 등과 비교하면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우리나라 아동의 치아우식 감소를 위한 노력을 앞으로도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불소이용을 강조하고 특히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이하 수불사업)을 지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치면세균막 관리와 치아홈메우기, 식이조절 등의 방법도 중요하며 실천해야 하는 예방법이다.

불소는 치아우식 예방효과가 입증된 물질이고, 아동과 성인 모두에서 효과적이므로 불소를 이용한 예방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불사업은 불소를 활용하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미 그 효과와 안정성, 경제성 등에 대해서는 입증이 돼 있다. 특히 구강건강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강조된다.

2001년 부산 건강치아연대의 수불캠페인 장면.
2001년 부산 건강치아연대의 수불캠페인 장면.

그럼에도 수불사업 반대론자들은 이미 입증된 근거를 통한 반대가 성립되지 않으니까 선택권 문제를 제기한다. 처음에는 취약계층의 선택권을 대변하듯 이야기하다가 취약계층에게 효과적인 사업임을 입증하고 나면 본인의 선택권을 침해당하는 것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2020년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정에는 약 600만 대 이상의 정수기가 보급돼 있다. 가정용 정수기의 정수과정을 통해 수돗물에 함유된 불소를 적게는 54%, 많게는 77%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된 바도 있다. 이러한 결과를 참고한다면 어떤 이유로든 정수기 사용을 선택한 가정에서는 반대로 불소를 거부하는 선택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2018년 중단된 수불사업을 대신해 현재로서 광범위하게 불소 사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은 불소함유세치제(치약)를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치아우식 예방을 위해 세치제의 불소성분 함량 기준을 1,000ppm으로 정했으나 2014년 예방효과 강화를 위해 1,500ppm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1,500ppm 불소세치제의 제조 및 판매가 허가되지 않아 2018년까지 국내에서 시판되는 대부분의 불소세치제는 대부분 1,000ppm 이하였다. 그러다 2019년 1월 최초로 1,450ppm의 불소세치제가 수입·판매됐고, 2020년 7월에는 국내 생산의 1,450ppm 불소세치제가 출시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1월 최초로 1,450ppm의 불소세치제가 수입·판매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1월 최초로 1,450ppm의 불소세치제가 수입·판매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불소가 함유된 치약(1,000~1,500ppm)으로 하루 2번 양치질을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1,450ppm 불소세치제를 선택할 필요는 없지만 코크란 리뷰에 의하면 1,000ppm보다는 1,450ppm 불소세치제를 사용하는 것이 우식예방에 더 효과적이다. 

구강보건교육이 끝나고나면 필자에게 아동에게 불소함유 세치제를 사용해도 되는지 질문하는 보호자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는 보통 아이가 칫솔질하는 과정에서 치약을 먹는 습관이 있다는 것이 전제된다.

다시 말하면 아이가 치약을 먹는 습관이 있는데 불소치약을 자꾸 먹다보면 과량의 불소를 먹게 되니 그로 인한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소가 함유되지 않거나 적게 함유된 저불소 또는 무불소 치약을 사용하면, 치약을 먹더라도 안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와같이 치약을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치약 먹는 습관으로 인해 불소를 섭취하는 것에 대해서만 위험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먼저 치약은 먹는 약이 아니다. 치아를 세정하는데 사용하는 일종의 세정제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치약을 세치제라고 말한다. 손을 닦을 때 비누를 사용해 손에 꼼꼼하게 도포하고 거품을 내어 일정시간 문지르고 닦는 동작을 하지만 마지막엔 깨끗한 물로 헹구어내는 것과 같이 치약도 칫솔에 묻혀서 이를 닦는 동안 치아면이 잘 닦이도록 사용하고, 이를 닦은 후에는 깨끗하게 헹구어내는 것이다.

치약을 먹는 것을 금하는 이유는 불소성분 때문이 아니라 세마제와 세정제 등으로 구성된 치약의 성분들이 먹을 수 있게 제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약을 먹는 습관이 있는 아이들에게 치약을 먹으면 안 된다고 교육하는 것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 이를 닦는 동안 입안에 머금고 있다가 뱉어내고 헹구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닦는 동안 예기치 않게 치약을 삼키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뱉어내는 능력이 아직 없는 3세 미만의 아동에게는 쌀알 크기 정도의 최소량만 사용하고, 뱉기가 가능한 3세 이후에는 완두콩알 정도의 작은 크기를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미국 ADA와 영국 NHS는 만 3세 미만에서는 1,000ppm 이상의 불소치약을 쌀알(smear size)만큼 사용(왼쪽)하고, 만 3∼6세는 완두콩(pea size)만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사진 제공= 부산대치전원 정승화 교수)
미국 ADA와 영국 NHS는 만 3세 미만에서는 1,000ppm 이상의 불소치약을 쌀알(smear size)만큼 사용(왼쪽)하고, 만 3∼6세는 완두콩(pea size)만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사진 제공= 부산대치전원 정승화 교수)

두 번째로 불소용액으로 헹구어내는 방법이 있다. 불소가 함유된 구강 양치액으로 매일 양치함으로써 치아우식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에는 NaF가 0.05% 농도로 함유된(226ppmF) 구강 양치액이 다양하게 시판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 불소도포를 위해 주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하는 것이다. 고농도의 불소겔이나 불소바니쉬 도포법이 주로 이용된다. 고농도의 불소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각 제품별 특성을 파악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도포한다.

불소겔 도포를 시행할 때는 상·하악 도포과정에 총 5mL 이내의 양을 사용해야 하며, 도포 중에 대상자가 등을 뒤쪽으로 기울이지 않게 하고, 타액흡입기를 사용해 불필요하게 불소를 삼키지 않도록 한다. 1회 도포에 사용되는 불소양은 많지만 적절한 관리방법을 지킴으로써 불필요한 흡입을 줄이는 것이다.

불소바니쉬 제품은 5% NaF로 불화물 종류 중에서 불소농도는 가장 높지만, 1회 분량이 0.4mL로 매우 적기 때문에 불소의 총량은 전문가 불소도포 방법 중 가장 적다. 따라서 빠르고 안전하게 도포를 시행할 수 있어 행동조절이 어려운 유아나 장애인에게 적용하기 좋다. 전문가 불소도포는 대상자의 치아우식발생위험 정도에 따라 짧게는 3~4개월, 길게는 1년 정도의 주기로 도포한다. 

치아우식 예방을 위해서는 불소이용 방법 중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해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우식발생위험 정도에 따라 각 방법의 빈도를 증가시키거나 방법을 추가해 조정한다.

예를 들어 우식발생위험이 적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1일 2회 불소치약 사용과 년 1회 불소도포로 충분할 수 있다. 그러나 우식위험이 증가하면 매일 불소용액 양치를 추가로 실천하게 하고, 불소도포 주기를 6개월 이내로 단축하기도 한다. 우식위험이 증가할수록 불소의 활용 또한 증가시키는 것이다. 

전문가 불소도포 이외에 불소세치제 사용과 불소용액 양치는 대상자가 가정에서 실천하는 방법이다. 대상자가 불소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필요한 불소제품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구강전문가는 적절한 지식과 활용방법에 대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NaF가 0.05% 농도로 함유된(226ppmF) 구강 양치액이 다양하게 시판되고 있다.
최근에는 NaF가 0.05% 농도로 함유된(226ppmF) 구강 양치액이 다양하게 시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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