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금강초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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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금강초롱꽃
  • 유은경
  • 승인 2022.09.2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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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여든 두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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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나뭇가지 사이로 흐르는 한줄기 빛을 붙잡아 제 몸에 가두었다. 숲속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 금강초롱을 만나면 그 환한 보랏빛 꽃 등불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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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름이 버무려진  보랏빛으로 춤추는 숲을 본다. 어두움도 잊고 혼자라서 오는 잠깐잠깐의 불안도 평안으로 바뀐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꽃, ‘금강초롱’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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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꽃이다. 그럼에도 학명 속에는 창씨 개명된 일본이름이 숨어 있고 종명에는 아시아종이라 적혀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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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들을 생각하면 금강산에서 발견돼 금강초롱꽃이라 불린다는 이야기가 신뢰를 잃는다. 최고로 여기는 귀한 것에 ‘금강’이라 붙이는 관습도 있으니 말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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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있는 곳은 설악산, 오대산, 대암산, 화악산 등 중부 이북 우리나라 뼈대가 되는 높은 깊은 산속이다. 처음 만난 것은 '오지 트레킹'으로 걸었던 곰배령에서였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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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슬슬 꼬리를 내리는 즈음에 피어나 지쳤던 생활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가을꽃의 시작이라 말하고 싶다. 우리 가까이에서 살아가기 힘든 이유는 더위에 약해서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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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와 금강초롱의 시간은 아슬아슬했다. 한여름 물난리에 쓸려 내려간 곳도 많았으나 긴 가뭄으로 성장이 더뎌진 게 행운이라면 행운이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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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설악초롱’이라 따로 이름을 붙이고자 애쓰는 대청봉의 보랏빛 무리를 만날 꿈을 꾸어본다. 하얀 금강초롱으로 환한 인제의 숲속 잔치에도 참여하고…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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