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아닌 지역사회서 ‘전국민돌봄’ 보장”
상태바
“시설 아닌 지역사회서 ‘전국민돌봄’ 보장”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2.09.27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돌봄과미래, 지난 24일 창립총회 개최… 김용익 이사장 등 5인 이사 선임
노인과 장애인, 자기 집에서 보건의료·사회복지·요양서비스 받을 수 있어야
돌봄과미래가 지난 24일 공식 출범했다.
돌봄과미래가 지난 24일 공식 출범했다.

“부모님이 가족에게 감당할 수 없는 짐이 되고 가족은 감당하지 못해 부모님을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로 보낼 수밖에 없으며 부모님은 가족과 단절된 채 죽음을 기다린다.”

세계 10위의 경제 강국이자 국민소득 3만5천 달러에 빛나는 한국 사회의 민낯 중 하나인 돌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민사회단체 ‘돌봄과미래’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 공간 채비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전국민돌봄보장제도’의 실현을 위해 출범한 돌봄과미래는 이날 창립총회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지역사회돌봄을 획기적으로 확대·강화해 '돌봄 불안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전 이사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하고 한겨레신문 이창곤 논설위원,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문진영 교수, 박윤옥 전 새누리당 의원, 대학내일 김영훈 대표를 이사로 선임했다.

이어진 창립식에서 돌봄과미래는 사회를 맡은 정보연 준비위원이 낭독한 창립선언문을 통해 “지역사회돌봄은 노인과 신체·정신 장애인들이 시설과 병원이 아니라 자기 집에서 보건의료·사회복지·요양서비스를 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역사회돌봄이 필요한 이들은 700만 명 정도로 전국민에게 돌봄서비스를 보장해주는 ‘전국민돌봄보장’ 제도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족들이 돌봄노동과 비용의 무거운 부담을 지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해야 한다”면서 “고령화·저출산·양극화 대응의 핵심인 돌봄보장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으며 방문과 주야간보호, 지원주택 등의 대대적 확충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특히 돌봄과미래는 “전국민돌봄보장은 소외와 불평등을 줄이고 인적자본을 축적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10년 이상 동안 단계적으로 구축해간다면 한꺼번에 큰 재정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가 이루어지면 전국민돌봄보장은 많은 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해 돌봄에서 벗어난 여성과 건강한 노인, 장애인들이 이런 일자리를 통해 경제·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익 이사장
김용익 이사장

창립총회 전까지 돌봄과미래 준비위원장으로 활동해온 김용익 이사장도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한국 사회는 현재 돌봄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노인들이 행복하자면 가족들이 희생을 해야 하고 가족들이 좀 편하자면 노인들은 시설로 보내져야만 한다. 심지어 장애인들은 어려서부터 장애인시설에 들어가 평생 그 곳에서 살다가 죽는다”면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노인과 장애인들이 집에 있으면서도 가족들에게는 부담을 주지 않는, 그리고 가족들도 충분히 일을 하면서 노인과 장애인들을 시설로 보낸 죄의식에 더 이상 시달리지 않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내야만 한다”며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은 여야의 문제도 아니고 청년과 노인들이 대립할 문제도 아니며 남녀 사이의 대립의 문제도 아니다. 모든 국민들이 합심해서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고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가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전 국민이 시달리고 있는 이러한 돌봄문제를 풀어내고자 하는 노력을 앞으로 제 나머지 생애의 마지막 운동 과제로 삼고자 한다”면서 “더 많은 사람을 모으고 더 많은 재원을 모아서 사회적 여론을 조성하고 전국민돌봄보장 제도를 각 정당과 국회 및 정부를 통해 제도화할 수 있도록, 돌봄과미래가 공식 창립한 오늘을 계기로 지역사회돌봄제도를 우리 사회 안에 만들어가는 노력을 함께 시작하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보연 준비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창립식은 ▲창립선언 낭독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박윤옥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의 축사 ▲김용익 이사장의 인사말 ▲창립기념 좌담회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중앙대학교 간호대학 장숙랑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김용익 이사장과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전용호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해 한국사회의 돌봄위기 및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창립기념 좌담회 장면.(왼쪽부터 김용익 이사장, 장숙랑 교수, 전용호 교수)
창립기념 좌담회 장면.(왼쪽부터 김용익 이사장, 장숙랑 교수, 전용호 교수)

다음은 이날 돌봄과미래가 발표한 창립선언문 전문이다.

돌봄과미래 설립 선언문

“부모님이 가족에게 감당할 수 없는 짐이 되고, 가족은 감당하지 못해 부모님을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로 보낼 수밖에 없고, 부모님은 가족과 단절된 채 죽음을 기다린다.” 우리나라 가족들은 고달픈 돌봄부담이냐, 부모님의 시설수용에 대한 죄책감이냐의 진퇴양난 함정에 빠져 있다. 세계 10위의 경제 강국, 국민소득 3만5천 불 한국사회의 민낯이다. 

‘지역사회 돌봄’은 노인, 신체/정신 장애인들이 시설과 병원이 아니라, 자기 집에서 보건의료, 사회복지, 요양 서비스를 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족들이 돌봄 노동과 비용의 무거운 부담을 지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한다. 고혈압·당뇨병, 암 환자도 가정 방문으로 관리를 받고 환자들은 병원에서 퇴원하여 집에서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지역사회 돌봄이 필요한 분들은 700만 명 정도이다. 전국민에게 돌봄서비스를 보장해 주는 ‘전국민돌봄보장’ 제도를 실현해야 한다. 방문, 주야간보호, 지원주택의 대대적 확충이 필요하다.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대응의 핵심인 돌봄 보장을 더 미루고 있을 수 없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 

10년 이상 동안 단계적으로 구축해 가기 때문에 한꺼번에 큰 재정이 들어가지 않는다. 투자가 이루어지면 전국민돌봄보장은 많은 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한다. 돌봄에서 벗어난 여성, 건강한 노인, 장애인들이 이런 일자리를 통해 경제·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전국민돌봄보장은 소외와 불평등을 줄이고 인적 자본을 축적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의료기기산업, 고령친화산업, ICT산업의 발전도 크게 촉진할 것이다. 투자된 돈은 가계와 기업활동을 통해 세금으로 회수된다. 투자와 회수가 반복되면서 경제는 순환한다. 돌봄은 고령화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전국민돌봄보장은 모든 가정의 생활적 과제이자 모든 국민의 절실한 시대적 과제이다. 이를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기 위해 ‘돌봄과 미래’를 설립한다. 전국민돌봄보장으로 가는 길이 평탄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가는 길을 여는 돌파구임을 확인한다. 우리는 합심하여 이 운동과 사업이 목적지에 안착하도록 모든 힘을 쏟을 것임을 선언한다.

2022년 9월 24일 돌봄과미래 회원 일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