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산국(山菊)
상태바
꽃이야기… 산국(山菊)
  • 유은경
  • 승인 2023.01.06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꽃 이야기- 여든 아홉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들꽃들이 휴식에 들어가는 시간이다. 지금 씨앗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거나 이미 서둘러 한 세대를 마치고 텅 빈 열매집만 매단 채 다가올 혹독한 계절에 맞설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국화는 추위에 강하기로 유명하다. 그중에도 오늘은 늦게까지 제빛을 붙잡고 안간힘을 쓰는 노란 국화 ‘산국’이다. 들과 산에 자리잡고 있다. 개국화라고도 불리는 들국화의 한 종류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자연스럽게 감국이랑 비교가 되는데 감국에 비해 꽃지름이 작고 혀꽃이 짧으며 촘촘하게 달린다. 보통 국화차는 감국으로 하는 게 상식이지만 드물게 보이는 감국 대신 산국으로도 만드는데 감국차에 비해 맛이 쌉쌀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가을은 국화의 계절이라 하는데 헤아리지도 못할 그 많은 이름의 국화들은 계절에 앞서서 우리 곁을 노린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모양과 크기는 물론 개화시간과 기간까지 인간의 편리에 맞춰 만들어지는 국화의 화려함에 밀려 산국은 차마 명함을 내밀기에도 초라해 보인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산에도 국화가 피나? 순간 머뭇할 지도 모르겠다. 꿋꿋하게 무서리 속에서도 향기를 잃지 않는 오상고절(傲霜孤節)의 도도함은 크고 화려한 화원 속 국화가 아니라 걷는 길에 스치는 이 작고 노란 산국를 이야기하는 것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