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료? 세상에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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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료? 세상에 공짜는 없다"
  • 류재인
  • 승인 2007.04.20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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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보건의료포럼'을 다녀와서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

 

▲ 일케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되는데...ㅋ

공짜?
나두 공짜 좋아한다.
그런데 나두 안다. 세상에 공짜 없다는 거.

여기 공짜의료를 만들자는 사람들이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궁금증반, 의구심반으로 찾아간 곳이 ‘무상의료의 나라, 쿠바의료답사 보고 및 한국의 무상의료운동의 전진을 위한 보건의료포럼’ 강연장이었다.

첨에는 별반 객석을 채운 사람들이 없어 걱정스러웠는데, 시간이 지나니 꾸역꾸역 사람들이 많이도 모여들었다.

1부강연은 김명희 교수다.
'미국, 캐나다, 쿠바의 보건의료 - 무엇을 배울 것인가?'
지리적으로 참 가까운데 여러모로 다른 나라들. 우연한 기회에 이들 나라를 엮어서 발표하셨다고 하셨지만 생각해보면 이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의료체계를 지니고 있는 나라들이었다.

미국?

예전에 어떤 교수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미국의 일종의 블랙홀같다고. 세상의 모든 자본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그만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국민들의 평균의료수준은 좋지 않은, 시체말로 비용대비 효과가 좋지 않은 곳이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특히 미국같은 고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퇴출되었어야 마땅한 이 제도가 왜 지속되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다.

▲ 의료보호환자를 거부할 권리가 미국에는 있단다. 자유, 그 이름의 모호성에 관하여

 

캐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민가고 싶어하는 1순위 나라지만, 또한 우리와 매우 유사한 의료시스템을 가진 나라이다.

메디케어(우리나라의 건강보험)라는 이름으로 국가가 의료전달을 책임지고 있으며, 행위별 수가제 즉 행한만큼 지불받는 치료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딱 하나 다른 점은 이 나라의 건강보장은 투쟁을 통해 얻어졌다는 것.
그래서 메디케어를 철수하자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굳세게 버틸 수 있단다. 그때 우리가 어땠는데, 우리가 어떻게 해서 만든 제도인데...정말 느끼는 거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쿠바?

▲ 역쉬 쿠바는 시가의 나라. 그러나 흡연은 금물. 이분 돌아가셨다. 슬프다.

개인적으로 카스트로보다, 체게바라보다, 어둑한 거리를 고개숙이고 걷는 브에나비스타 쇼셜클럽 앨범자켓이 생각난다.

이들이야말로 무상의료를 실천하고 있는 나라이다.
사회주의 국가의 이념과 체계에 따라 의료에서도 공공화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
경제적으로 미국의 봉쇄에 막혀 많은 고전을 하고 있으나 그에 반한다면 훌륭한 의료지표를 만들어내고 있는 나라.

하지만 여타의 사회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경제가 낙후되어 있으며 개방화될 경우 얼마만큼 이 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것.

2부강연은 최은희연구원이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으로 그간 진행해온 무상의료의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짚어보는 자리였다.

보건의료운동에서 줄기차게 요구해 온 건강보험 보장성강화와 공공의료기관 확대라는 주제가 민노당의 주요 의제로 받아들여지면서 ‘암부터 무상의료‘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건강에서의 불균등이 빈곤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이것이 건강한 사회를 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기에 의료를 민간시장에만 의지하는 정부정책에 이의를 제기하게 된 것이리라.

강의내용에 1단계, 2단계, 3단계로 짜여진 무상의료로 가는 로드맵을 제시하였지만 뭔가가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그 2%???)

▲ 815가 아니라 715선언인갑다.
이것이 매 답변에 충실하게 응답하신 강연자의 문제라기보다 보건의료에 대한 진보적 정책대안 부족 혹은 7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진 민주노동당의 한계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 일까...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엮은 이종태에 의하면 ’경제‘는 무척 우울한 학문이라고 한다.
알면 알수록 해결이 요원한...
'의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단지 병을 가졌다는 이유로 남보다 더 많은 삶의 무게를 짊어지지 않게 하는 것, 아플 때 찾아갈 어딘가가 있게 하는 것.
사실 우리가 원하는 것들이란 참으로 단순한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단순한 것들을 해결하기는 정말로 어처구니 없게 복잡하다.

무상의료, 한마디로 이건 꿈(dream)이다.

꿈이라는 건 사람이 무언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미래에 대해 비젼을 세우도록 하는 것이다.
이념(ideology)이 있다.
이념이란 사람들이 꾸었던 꿈들을 체계화하고 이론화하는 것이다.
체계(system)가 있다.
체계라는 건 이념을 구체화하여 현실에서 가능하도록 구조를 얽어내는 것이다.

사실 민주화도 한때는 우리에게 꿈이었고, 참여도 한때는 우리에게 꿈이었다.
그것들이 꿈이었다가, 이념이 되었다가, 체계가 되었다.
쟁취한 뒤에 그것들은 우리에게 당연한 것이 되었다.
꿈꾸는 사람들을 욕할 순 없다.
하지만 꿈꾸기만 하고 이념화하지 않고 체계화하지 않는 사람들은 욕할 순 있다.

무상의료라는 꿈.

이제 우리가 꾸어도 되지 않을까.
그것이 진정 이념과 체계로 현실화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류재인(구강보건정책연구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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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2007-04-21 10:49:46
쓴 글인 줄 알았어요...어쩐지 좀 다르다 싶더니...류재인이였군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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