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봄의 습지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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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봄의 습지 탐방기
  • 이채택
  • 승인 2007.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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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환경단체 회원들과 야생화기행이 예정된 날이었습니다. 다른 행사 때문에 연락이 늦어 참가신청이 저조해 취소하고, 후배와 함께 새벽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흐린 날씨라 좋은 사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곳의 습지는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었는데 습지와 환경보호 운동으로 저지된 곳입니다.
습지에는 다양한 식충식물이 분포하는데, 그곳은 식충식물은 없으나 다른 습지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이 대규모 군락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습지에 들어서니 먼저 반기는 앵초(사진) 입니다.

주로 냇가에 자라는 식물로 완전한 습지식물은 아니지만 이곳에는 습지 가장자리를 따라 대규모 군락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꽃 모양이 위에서 바라보면 벚꽃같이 보인다고 앵초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꽃집에서 판매하는 프리뮬라라고 부르는 것들이 앵초과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가까운 야산 개울가에서 처음 앵초를 대면하였는데 지금은 많은 개체를 누군가 가져가 버리고 조금만 남아 있습니다. 몇 년 후면 그곳의 군락은 사라질 듯 합니다.

앵초 꽃밭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무더기가 이 습지에서는 여러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억새가 대규모로 번식하고 있어서 여름이면 접근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오래토록 사람들에 의한 회손 없이 잘 자라기를 기대합니다.

앵초와 함께 대규모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동의나물입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개화가 빨라서 꽃잎이 싱싱한 것이 없었습니다. 개화 후 며칠만 지나면 꽃잎이 상처투성이로 변하는 식물입니다.

깨끗한 꽃을 찾아서 습지를 조심조심 한참을 돌아다녔습니다.

이름이 나물이지만 먹지 못하는 독초입니다.
식물이름이 나물이라고 불리지만 먹지 못하는 독초가 많이 있습니다. 식물 이름만 보고 먹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습니다.

먹을 수 있는 나물을 알려고 하는 것보다 독초를 아는 것이 훨씬 간단한 방법입니다. 독초는 종류가 많지 않고 그 외의 식물은 모두 나물로 이용가능 합니다.

독초를 가려내는 방법으로, 벌레가 먹은 흔적이 있으면 먹을 수 있는 풀이다 라던가, 또는 독초는 역겨운 냄새가 난다라는 상식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것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현호색 중에서 가장 늦게 꽃이 피는 들현호색입니다.

대부분 현호색은 산에서 자라는데 들현호색은 이름과 같이 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곳 습지에는 특이하게도 가장자리를 따라 들현호색이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꽃은 아직 개화 준비 중이라서 담지 못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할미꽃이 많이 자라고 있는 무덤을 들렸습니다. 할미꽃은 열매가 결실을 준비하고 있고, 주변에 큰구슬봉이가 활짝 피어 반기고 있습니다.

큰구슬봉이는 꽃의 크기가 고깔콘 정도이고 한해살이풀입니다. 야생화에 입문할 적에 사진으로 보고 반했던 것 중에 하나입니다.

처음 만나기가 쉽지 않았던 꽃인데, 계속 다니다 보니 아주 흔하고 많이 보이는 꽃이었습니다.

이채택(울산 이채택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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