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화 저지 투쟁 점화
상태바
의료시장화 저지 투쟁 점화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4.08.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특구 외국병원 내국인 진료 및 영리법인화 허용' 바퀴벌레부터 잡는다

집권 2기 노무현 정부가 영리법인 허용, 의료시장 개방 등 '의료시장화' 공세를 노골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를 포함한 보건의료단체들과 건강세상네트워크,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불을 붙였다.


'경제자유구역법 폐기와 의료개방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오늘(15일) 오전 10시 느티나무 카페에서 '경제자유구역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 및 영리법인화 허용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하반기 농민들의 FTA(한칠레무역협정)과 쌀 수입 개방 반대투쟁,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투쟁, 교육계의 교육개방 반대투쟁과 연대해 폭넓은 시장개방 반대투쟁을 벌일 것임을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건치 정성훈 공동대표, 사회보험노조 박동균 위원장, 건강세상 조경애 대표 등이 참가한 가운데 보건연합 우석균 정책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건연합 최인순 집행위원장은 "오늘 아침 방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고 사색이 되었는데, 바로 지금 경제특구 내 외국병원 내국인 진료 및 영리법인 허용이 같은 이치라 생각한다"며, "점차로 건강보험 체계를 무너뜨려 의료이용의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국내의 의료체계를 근간에서부터 뒤흔들게 될 이 한 마리 바퀴벌레를 기필코 잡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정부는 경제특구 내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 및 영리법인화 허용을 올해 안에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법제처가 이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국회에 통과시킨다는 계획을 국무회의에 보고했으며, 재경부는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미국 팬실베이니아대 부속병원 등 외국병원과의 협상에 상당한 진척이 있다"며 "교육과 의료 분야의 전면 개방을 추진하겠다"는 정책 방침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김정범 대표는 "정부의 이러한 방침은 실질적인 전국적 의료시장개방 조치에 해당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 정책입안자들이 떠드는 소비자들의 고급진료 요구나 병원의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빈부와 상관없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건치 정성훈 공동대표는 "노무현 정부는 자신의 공약인 공공의료 강화 30%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80% 약속을 지키려 하기는커녕 이제 아예 공보험 체계를 붕괴시키는 전면적 의료개방·병원 영리법인화·대체형 민간의료보험 도입 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내국인 진료 및 영리법인화 허용을 법제화하려는 시도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재경부 및 복지부 장관 퇴진운동은 물론 노무현 정부 자체에 대한 강력한 반대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대위는 오늘 재경부와 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경제자유구역추진기획단 등 관련부처에 14개 항목의 공개질의서를 전달했으며, 답변을 받은 이후 이달 말경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내국인 진료 및 영리법인화를 허용하는 개정안이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상정될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시장개방'을 반대해 투쟁하고 있는 농민, 노동자, 영화인 등 시민사회단체들와 긴밀한 연대투쟁을 모색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