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 여야 대치로 파행 상황
상태바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 여야 대치로 파행 상황
  • 편집국
  • 승인 2004.09.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기국회 모니터]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 "재벌옹호당으로 비춰져도 좋다"

어제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심의를 하지 못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처리를 위해 오늘 오후 4시 국회 정무위원회가 다시 열릴 예정이었다. 열린우리당은 오는 23일 본회의 회부를 목표로 오늘 반드시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통과를 관철시킨다는 입장이었으나, 한나라당은 재계가 반대하는 법안을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키는 것은 날치기 폭력정치라며 적극 저지하겠다고 밝혀 법안 통과에 이미 진통이 예상되었다. 지난 14일 열린 법안 심사소위에서 역시 한나라당은 불참한 채 열린우리당 소속 소위 위원들만이 참석하여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을 일부 수정하여 통과시킨 바 있다.

결국 오후 3시 30분, 개회 30분 전에 한나라당 정무위 간사인 권영세 의원을 비롯, 유승민, 이계경, 나경민 의원 등이 정무위원장 석을 점거하면서 회의는 개회도 하지 못한채 여야의 힘겨루기 장이 되었다. 이어 정무위 소속이 아닌 최구식,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들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김희선 정무위원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입장하여 항의하면서 대치상황이 계속되었다. 김 위원장은 일단 개회를 하자며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권영세,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 등은 14일 법안 심사소위는 여당의 날치기이며, 오늘 전체회의 역시 국회법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 열릴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회의소집은 정당한 절차를 따른 것이었으며, 법안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야당이 재벌의 입장을 옹호하며 법안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치가 계속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의원장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다 4시 40분경 다시 입장하였으나 위원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위원장석 옆에 선 김정훈 의원은 회의소집 절차에 문제가 있었음을 계속 지적하였으며, 개정안에 포함된 공정위의 금융거래정보요구권이 과거 불법적으로 운용된 사례가 있다며 관련 자료를 들추기도 하였다.

정무위 회의실에는 정무위 소속이 아닌 의원들도 다수 입장하여 말싸움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권영세 의원은 ‘재벌 옹호당으로 비춰져도 좋으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법안 통과를 저지하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이후 열린우리당은 재벌과 시장 개혁을 위한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경제를 망치는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킨다고 비난하며 팽팽히 대치하였다.
결국 5시 30분 경 열린우리당 의원 전원은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위원장 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킨 채 오후 10시 현재 정무위 파행 상태는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오늘 회의는 절대 열릴 수 없다는 입장인데 비해 김희선 위원장은 밤 12시까지라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법안 처리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경제개혁센터   ⓒ 인터넷참여연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