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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窓> 전북도민을 위한 새만금사업의 중단
편집국 | 승인 2004.09.24 00:00

'새만금'이라고 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만금갯벌'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 '새만금갯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새만금사업'만이 존재할 뿐이다. '새만금'에서 '만'은 '만경강'을, '금'은 금강을 뜻한다. 금강하구에서 만경강하구로 이어지는 갯벌을 통틀어 가리키기 위해 '만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좀더 그럴 듯하게 보이기 위해 '새'자를 하나 더 앞에 붙여서 '새만금'이라는 이름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새만금갯벌'이 만들어졌다. 여러 갯벌을 멋대로 뭉뚱그려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이다. '새만금갯벌'의 크기는 남북으로 35km, 동서로 30km에 이른다. 이 갯벌을 매립해서 없애버리는 것이 바로 '새만금간척사업'이다. 세계 어디서도 이렇게 드넓은 갯벌을 매립해서 없애버린 예를 찾을 수 없다. 그 까닭은 세계 어디서도 이렇게 무모한 파괴사업을 벌이지 않기 때문이다.

새만금간척사업은 지역주의의 산물이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전라북도의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술책으로 이 사업을 강행했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호남의 당연한 지역주의에 가망없는 금권주의로 대응한 것이다. 전두환과 노태우의 정치적 목적은 결코 달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새만금간척사업이라는 최악의 자연파괴사업은 시작되었다. 그런데 일단 사업이 시작되자 중단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지고 말았다. 이 사업에 쏟아지는 엄청난 돈을 먹고사는 사람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갯벌이야 없어지건 말건, 동진강과 만경강 일대가 물에 잠기건 말건, 막대한 돈을 손쉽게 챙길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들은 지역정치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새만금간척사업으로 말미암아 피해를 입는 것은 그 드넓은 갯벌에 사는 생명체들만이 아니다. 오랜 옛날부터 그들을 생계수단으로 삼아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졸지에 고향을 잃고 생계를 잃게 되었다. 지역주민의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 방조제 공사가 진행되면서 갯벌어부들만이 아니라 이제는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의 농민들도 큰 침수피해를 겪게 되었다. 방조제때문에 하구와 갯벌에 퇴적물이 계속 쌓여서 바닥이 높아지는 동시에 불어난 강물은 잘 빠지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새만금간척사업은 갯벌을 죽이는 것을 넘어 갯벌과 함께 이어진 지역의 자연을 망가트리고, 그 자연 속에서 만들어진 지역사회를 파괴하고, 그 안에서 오손도손 살아가는 지역주민을 죽이고 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수많은 지역주민들이 이제 목숨을 걸고 새만금간척사업을 반대하는 싸움에 나서게 되었다.

새만금간척사업은 거의 모든 국민이 반대하는 반국민적 사업이다. 이렇게 명백한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거대한 반생태적 파괴사업에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도대체 누가 이 사업을 통해 이득을 보는가? 농업기반공사를 비롯한 이 사업의 추진주체들은 이 사업이 전라북도를 살리는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언뜻 보기에 그럴 듯해 보인다. 새만금간척사업 때문에 전라북도에 엄청난 금액의 돈이 매년 쏟아져들어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돈은 과연 누가 갖는가? 전북도민이 그 돈을 나눠 갖는가? 그렇지 않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땅 짚고 헤엄치기로 돈을 버는 반면, 대다수 전북도민은 단 한푼의 돈도 받지 못한다.

새만금갯벌은 전라북도가 세계에 자랑할 소중한 자연자원이다. 이 자연자원을 마구 없애서 이득을 보는 것은 결국 극소수의 토건국가 세력일 뿐이다. 대다수 전북도민은 돈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요 소중한 자연자원마저 잃고 더 가난해질 뿐이다. 전라북도를 구할 길은 새만금갯벌의 어민과 동진강, 만경강 지역의 농민들이 설명하는 것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 새만금간척사업을 중단시키는 것뿐이다. 자연의 파괴는 자연의 복수를 낳게 된다. 새만금간척사업은 그 파괴의 규모가 엄청난 만큼 복수의 규모도 엄청날 것이다. 이 명백한 결과에 눈 감고 귀 막아서는 안 된다.

방조제공사가 많이 진행되기는 했지만 새만금갯벌을 살릴 수 있는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조제를 완전히 막지 않는 것이다. 이미 막은 북쪽에는 바닷물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방조제를 일부 허물어야 한다. 그리고 아직 다 막지 않는 남쪽은 우선 지금 상태대로 남겨 두어야 한다. 바닷물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면 새만금갯벌은 소생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만경강과 동진강 지역의 침수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새만금갯벌을 살리고 이미 설치된 여서 시설을 이용해서 이 지역만의 새로운 관광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극소수의 토건국가 세력이 아닌 대다수 전북도민을 위한 개발도 분명히 가능하다.

극소수의 토건국가 세력에게만 엄청난 이득을 안겨주는 새만금간척사업의 강행은 끔찍한 대재앙으로 이어져서 결국 대다수 전북도민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 것이다. 새만금간척사업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이 파괴사업에 투여되는 세금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조세저항을 낳고, 나아가 전라북도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반감을 키울 것이다. 새만금간척사업을 중단하고 다시 새만금갯벌을 되살린다면, 극소수 토건세력은 큰 돈벌이를 잃게 되지만, 대다수 전북도민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더욱 풍요롭게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대다수 전북도민이 나서서 옳은 일을 할 때이다.

홍성태 (정책위원장, 상지대 교수)    ⓒ 인터넷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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