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북한이탈주민 20%가 질병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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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북한이탈주민 20%가 질병 보유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7.09.2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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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내국인 전염병 감염도 증가…하나의원 의료인력 보강 절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당국간 보건의료분야 협의체 구성이 논의되는 등 북녘 동포들의 건강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탈주민의 건강상태가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이에 대한 대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통일부 산하 새터민 정착 교육시설인 '하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04∼2007.6 새터민 건강검진 수검 현황」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7년 6월까지 총 6,087명이 검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검진 결과 전체 수검자의 20%인 1,220명이 결핵, B형간염, 성병, 부인과질환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감염률은 `04년 21%, `05년 16.3%, `06년 14%로 매년 감소하다가, `07년 6월 현재 31.7%로 전년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질환 유형별로는 B형간염 669명, 부인과질환 283명, 성병 137명, 결핵 130명 순으로 나타났다.

건강검진 이상소견자 비율을 연령대별로 분석해보면, 30대가 24.5%로 가장 높았으며, 20대 20.8%, 40대 19.1%, 50대 13.3%, 10대 9.4%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20~40대에 질병감염자가 집중되어 있으며, 10세 이하와 61세 이상의 새터민들은 상대적으로 감염자 수가 적었다.

특히 30대에서는 B형간염과 부인과질환이, 20대에서는 결핵과 성병이 매우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전체 연령대에서 30대 감염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4.5%인데, 30대 B형간염 및 부인과질환 보유자는 각각 48%(669명 중 321명)와 47%(283명 중 133명)로 전체 감염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새터민들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하나의원은 제대로 된 진료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하나의원에는 공중보건의 5명(내과2, 한방2, 치과1)이 진료를 담당하고 있어, 부인과질환자나 정신질환자를 치료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여성 새터민 입국이 급증하고 있어 하나의원 내에 산부인과 전문의가 추가로 파견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등 환자특성에 맞는 전문 의료인력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새터민 1,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새터민 건강조사」를 분석한 결과, 기생충감염률, 면역도, 미충족 의료수요율 등에서 남북간의 건강수준이 매우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이용의 접근성에서도 남북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진료를 희망하는 환자가 병원을 이용하지 못한 경우를 수치화한 '미충족 의료수요율'은 남한이 13.7% 수준인 반면, 북한은 36.1%로 남한의 2.6배에 달하고 있다.

전염성병원균에 대한 면역도를 분석한 결과도 북한의 면역도가 남한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특히 파상풍과 홍역은 면역도가 북한이 남한의 1/2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행성이하선염과 풍진은 북한이 남한에 비해 높았으나, 북한에서는 유행성이하선염과 풍진에 대한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으므로, 자연감염에 의한 면역획득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풍진의 경우 선천성 기형 등 합병증 발생도 우려된다.

이 밖에도 10대의 평균 체중과 신장이 같은 연령대 남한 아이들과 격차가 가장 컸으며, 10대 미만에선 최근에 탈북한 아이들일수록 신장과 체중이 더 작았다. 만성질환 유병률과 흡연율, 음주율은 북한이 남한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을 방문한 내국인들이 전염병에 감염되어 돌아온 사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4년부터 2007년 6월까지의 감염사례를 분석한 결과, 말라리아 46명, A형간염 12명, 세균성이질 17명 등 총 75명이 법정전염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실태와 관련 안명옥 의원은 "하나원에 정신과, 산부인과 전문의 등 전문 보건의료인력을 보강하여 질환자들이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지원은 북한전염병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고 국내 질병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 의원은 "새터민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온전히 정착하는 시점까지 치료를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남북간의 보건의료격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한 실질적인 남북보건의료협력 사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안 의원은 남북보건의료 협력증진을 촉진하기 위한 취지의 「남북보건의료의 교류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안」과 「남북보건의료의 교류 및 협력증진을 위한 촉구 결의안」을 지난 2005년 7월과 2007년 9월 17일 각각 대표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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