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음병원, 의사 없이 '환자 20여일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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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음병원, 의사 없이 '환자 20여일 방치'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7.10.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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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 보건소 "병원장 확인 없다" 수수방관…노조, 병원장 구속수사 촉구

의사 없이 입원환자 10여 명이 20여 일이나 방치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계속되고 있으나 관할 보건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복음병원 노조에 따르면, 복음병원은 지난달 30일 이후 현재까지 단 1명의 간호 인력도 없이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담당의사 역시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는 병원에 나타나지 않고 오후 5시 이후에도 없는 날이 더 많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일은 6개월이 넘는 임금체불과 정신과 환자 무단방치에 의해 간호사가 성추행 및 살해위협을 받는 사건이 발생한 후 대부분의 직원이 사직하면서 빚어졌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의 모든 기능이 정지됐으나 10여 명의 장기 노인 요양환자들은 퇴원하지 못한 채 의료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입원환자들은 물리치료실이 폐쇄돼 치료를 받지 못해 팔 다리가 굳어지는 등의 퇴행증세가 심각해지는가 하면 한동안은 보호자 없는 병동의 대소변 수발이 이뤄지지 않아 악취가 진동하는 등 병을 키워가는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의 권고로 정신과를 폐쇄했음에도 내과로 위장 전입한 알코올 중독환자 10여 명이 하루 만에 소주 1백여 병을 마시는 일까지 벌어졌으며, 무자격자가 침 시술을 하는 등 불법의료행위까지 만연해 있다.

아울러 의료인 공백에 따라 의약품의 투약마저 간병사나 보호자의 의해 이뤄지고 있어 약물 오남용에 의한 심각한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방사선 시설관리책임자도 없어 항상 위험에 노출되고 있으며 도시가스까지 끊겨 난방과 온수공급이 중단돼 있는 실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러한 실정에도 관할 대구 달성군보건소는 병원장이 확인서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경찰에 수사협의를 했다는 등의 답변만 할뿐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복음병원 사태로 인해 의료관계자들은 대구시 옥포, 현풍, 화원 지역의 2차 의료기관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하루 속히 정상화해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복음병원 퇴직자와 보건의료노조 대구지부는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났음에도 개인채무변제까지 요구하는 병원장의 파렴치가 문제"라며 "김용호 병원장를 구속수사하고 운영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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