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병원 국고보조 "밑빠진 독에 물 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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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병원 국고보조 "밑빠진 독에 물 붓기"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7.10.3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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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23개 국공립병원 '빚더미에 허덕'…직원 임금 체불까지

국공립병원의 부채와 누적적자가 각각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재정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년 1천4백억 원 이상의 국고를 지원하고 있음에도 매년 1천1백억 이상의 운영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공공보건의료서비스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러한 사실은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2004∼2007 국공립병원 운영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전국 단위의 국공립병원 운영실적이 모두 취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동 조사는 전국 158개 국공립병원 중 자료제출을 거부한 일부 병원을 제외한 123개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 국공립병원 연도별 부채현황(자료:보건복지부, 2007. 7)
2006년 말 기준으로 전국 123개 국공립병원의 부채액은 총 1조188억 원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02년 7,630억원, `03년 7,277억원, `04년 8,762억원, `05년 9,385억원, `06년 1조188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누적적자액도 2007년6월 기준으로 무려 1조223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공립병원 중 부채액 상위 10개 기관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병원이 1,567억 원으로 전체 부채액의 10%를 차지하고 있고, 화순전남대병원(682억), 충북대병원(572억), 서울시립보라매병원(473억) 순으로 부채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액 상위 10개 병원 중 서울대병원과 부산시의료원을 제외한 8개 병원은 부채액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공립병원 중 누적적자액 상위 10개 기관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병원이 1,214억원으로 전체 누적적자액의 11.9%를 차지했고, 부산시의료원(628억), 서울시립보라매병원(592억), 충북대병원(445억)이 뒤를 이었다.

국공립병원의 운영손익을 분석한 결과, 매년 1,121억원 꼴로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04년 1,606억원, ‘05년 1,181억원, ‘06년 1,024억원 등으로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부채와 누적적자가 계속 가중될 수밖에 없는 운영구조인 것이다.

의약품 및 의료장비 대금도 체불되고 있으며, 체불금액은 2007년6월 현재 의약품 973억8천만원, 의료장비 28억7천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7개 지방의료원, 3개 적십자병원, 1개 노인전문요양병원, 1개 정신질환자요양병원에서는 약 58억 원의 직원급여마저 체불되고 있었으며, 이는 재정난이 심각한 수준을 넘어 위기수준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임금체불은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로 인한 불만은 결국 서비스의 질 저하 등으로 나타나 환자들에게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실태와 관련 안명옥 의원은 "참여정부는 '공공보건의료 확충 종합대책' 등을 추진해 왔지만 정작 이를 수행해야 할 국공립병원들은 만성적인 부채와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병원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와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의원은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막대한 적자를 고스란히 국민세금으로 막으려는 방식의 지원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공립병원이 구조개선과 핵심역량 개발을 통해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재정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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