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후세인과 석유, 그리고 미국의 삼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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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후세인과 석유, 그리고 미국의 삼각관계
  • 편집국
  • 승인 2003.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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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THE WAR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 반전시위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지난달 15일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전세계 1천여 도시에서 열린 반전 시위에는 최소 1,150만 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함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해온 영국에서는 런던에서만 최소 75만 명 이상이 반전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제3의 길’을 주창하면서도 이라크전쟁을 고집해 왔던 블레어 정권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또한 9.11테러가 일어났던 뉴욕에서만 20만 명 이상이 참가한 미국에서도 베트남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반전시위가 이어졌다.

이들은 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가? 그리고 미국과 영국은 전 세계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전쟁을 강행하려 하고 있는가? 전 세계 ‘악의 축’의 하나인 후세인 정권이 보유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때문에? 그러나 상식적으로 하나의 주권 국가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제 공격을 감행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렇다면 이라크보다 더 많은,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대량살상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뭐란 말인가?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대량살상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똘똘 뭉쳐 미국과 전쟁을 벌여야만 한다는 이야기인가?

미국의 전략적 이익
미국이 전 세계의 반전여론을 무시하면서까지 이라크에 대한 침공을 강행하려는 이유는 단 한가지, ‘석유’ 때문이다.

현재 세계 석유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다섯 회사를 살펴보면 1위(엑손모빌)와 2위(쉐브론텍사코)가 미국, 3위(BP)와 4위(로얄더취셀)가 영국, 그 다음이 프랑스 회사다. 그런데 문제는 1972년 이후 이라크 석유회사가 국영화되면서 그 동안 전 세계 매장량 2위인 이라크 석유의 75%를 차지하고 있던 미국과 영국의 회사가 더 이상 이라크 석유에 손을 대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걸프전 이후인 1997년 이라크가 프랑스와 러시아, 중국 등 3개국과 동시에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는 것을 조건으로 새로운 유전 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더욱 다급해진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를 더욱 높여가는 한편 이들 3개국과의 계약을 무효화하기 위해 ‘후세인 정권 타도’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추악한 석유 전쟁
‘석유와 미국의 패권을 위한 전쟁반대’는 지난달 15일 전 세계 1,150만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여한 반전시위의 공통된 슬로건이었다. 이는 현재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서 벌이려고 하고 있는 전쟁의 성격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

지난 20세기 이후 전 세계 지구촌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등장한 석유를 둘러싸고 있는 쟁탈전. 이것이 지난 몇 십 년 간 지구촌의 화약고로 등장한 ‘중동사태’의 본질이며, 9.11테러 이후 이슬람문명과 기독교문명의 충돌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처럼 석유상이었던 부시는 물론 부통령 딕 체니, 에너지 주무장관, 나아가 여러 각료급 인사들이 미국의 에너지업계와 관계를 맺고 있다. 체니 부통령은 세계적인 원유개발회사의 회장을 지냈고, 돈 에번스 상무장관도 10년 이상 천연가스 회사인 톰 브라운사의 회장을 역임했다.

또한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도 지난 10년간 석유회사의 이사였다. 부시와 공화당에 엄청난 정치자금을 쏟아부었던 엔론, TXU, 디너지, 릴라이언트 같은 대형 에너지기업은 부시의 고향인 텍사스에 근거지를 두고 부시의 정치적 성장과 궤를 같이 해 왔다.

즉, 이라크 전쟁은 ‘석유행정부’나 다름 없는 부시 행정부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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