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건보로 불가능 'HSA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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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니 건보로 불가능 'HSA로 해결해야'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7.12.0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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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건강보험 미래전략]① 지불보상제도 개선

대한치과의사학회(회장 김평일)와 대한치과의료관리학회(회장 권호근)가 지난달 24일 개최한 '치과 국민건강보험 30주년 기념 학술대회' 3부에서는 '미래전략'이라는 주제로 치과 건강보험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양정강 박사의 좌장으로 진행된 미래전략 테마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송세진 박사가 '치과 건강보험의 발전전략'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호성 박사가 '치과의료산업 발전전략'을, 강릉 치대 마득상 교수가 '치과예방진료의 급여화 전략'을 각각 논했다.

본지에서는 보다 많은 치과인들이 '치과 건강보험의 발전'에 관심을 갖기를 기원하며, 이날 발표 내용을 몇 차례에 나누어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임의비급여나 노인틀니, 임플란트 등 치과분야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급여 항목을 '보장성 강화'라는 명목 아래 건강보험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와 같은 '저부담·저수가·저급여 체계' 하에서는 막대한 재정이 필요로 되는 치과분야 항목을 건강보험체계에 흡수하기 힘들기 때문에 별도의 재정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인 송세진 박사는 그 대안으로 '건강저축계정'(Health Savings Accounts, 이하 HSA) 제도의 도입을 제시한다.

HSA제도도 건강보험제와 같이 정기적으로 돈을 지불하지만, 건강을 위해 사용하지 않으면 일정기간 이후 다시 찾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으며, 이미 미국에서는 클린터 정부 시절 HSA제도를 도입해 점차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탈급여·위험분산 필요

▲ 공공의료 보장성을 위한 자원배분(의료보장 다층시스템)
우리나라에서도 건보재정이 파탄났던 2001년을 전후해 HSA의 도입이 논의되기는 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으로 도입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갈수록 급증하는 Healthcare Coat를 건강보험만으로 커버하기 힘들다는 측면에서 HSA 도입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세진 박사는 "향후 국민의료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지만,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는 이와 같은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 것"이라며 "의료 이용의 배분(rationing) 시스템 없이 보장성을 일시 확대하면 의료공급시스템이 붕괴되기 때문에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향후 건강보험의 발전을 위해서는 적절한 탈급여 정책과 위험분산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송 박사의 생각.

보편적으로 보험원리에 충실하고 보장이 필요한 필수진료와 중대질환, 환자 건강에 위협이 되는 경우, 저축으로 충당하도록 기대하는 것이 비합리적인 경우 등은 건강보험으로 해결하고, 예측가능하고 상시 발생하는 잦은 빈도의 질환, 우선순위가 낮은 질환 등은 HSA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건보제도의 문제점

치과 건강보험을 논하기 전에 우선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총체적인 현황을 짚어보자. 송 박사는 '저부담·저수가·저급여', '보험의 위험분산기능 약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보험재원을 보험료율을 낮게 유지하고 이용자 부담금과 정부지원금으로 충당하며 아울러 보험수가를 낮게 책정하고 급여범위를 제한해 비용지출을 억제하는 '3저 정책' 기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보장성을 감기와 같은 저비용·고빈도 의료서비스에 맞추고, 틀니와 같은 고비용·저빈도 서비스는 제한하며, 넓게 적용하지만 커버되는 것은 크지 않는 기조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

송 박사는 "높은 경제성장률, 높은 사회적 연대 등 정치·경제·사회적 환경이 유리했기에 건강보험 도입 및 확장이 가능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경제성장률 둔화, 인구 고령화 등 미래의 환경은 현재의 기조와 같은 건강보험이 발전해 나가기는 힘들게끔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실제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대국민 만족도는 지난 1999년 31%가 만족(보통 36.7%, 불만족 32.4%)하고 있었으나 2006년도에는 4.7%(보통 58.8%, 불만족 35.8%)로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건강보험 미래발전을 위해서는 ▲건강보장의 보장성 확보 ▲재원조달과 재정안정 유지 ▲지불보상제도 개선 ▲관리시스템 정립 등의 과제가 있다고 송 박사는 피력했다.

 

치과 건강보험 발전전략

송 박사에 따르면 '전통적 의료보험'은 예측불능의 긴박한 의료재해(고위험·저빈도 사건)에 대한 급여, 건강에 대한 불확실성(uncertainty)과 위험(risk)에 대한 보험의 성격이 강하지만, 치과의 특성은 다르다.

치과 건강보험은 피보험자가 상당히 예측 가능하지만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진료를 받기 위한 재원조달기전·지불기전, 즉 선불 저축(prepaid savings)의 개념이 강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치과 건강보험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가와 지불보상제도 개선 ▲HSA 제도 도입 ▲보장성 확대를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의 틀에 적용 이라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송 박사는 주장한다.

먼저 수가 개선과 관련 송 박사는 "치과는 의과에 비해 예방이 훨씬 비용 효과적이기 때문에 스케일링 급여화, 본인부담금에 대한 bonus-malus제 도입 등 예방에 대한 중점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또한 현재 61.2%인 원가보존율을 100%로 상향하고, 상대가치개정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 보험수가 현실화 및 상대가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 오양기관별 건강보험 보장율
재원조달 및 재정관리방안과 관련 송 박사는 "복지부 노인틀니사업 등은 정부보조금을 증가시켜 건보체계로 흡수하되, '노인틀니 보조금' 등으로 목적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의 치과서비스에 대한 재원조달 및 급여체계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송 박사는 "완전·부분틀니, 치과임플란트 등 고령자 치과서비스, 소아청소년기 치과교정 등 선천성 발육장애나 심한 기능장애 등의 보장성 확대는 HSA 제도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비급여 치과 서비스에 보충적 보험으로 HSA을 적용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탈급여 정책과 관련 송 박사는 "연령과 연계된 U-형태의 치과서비스 수요를 고려해 18세∼65세 성인은 입원 및 예방서비스만 급여혜택을 줘야 한다"며 "반면 18세 미만과 65세 이상은 보철과 교정을 포함한 포괄적 치과서비스 급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의 경우도 Medicare 제도처럼 보험이론에 충실하게 입원과 관련된 악안면외과 수술 항목에 대해 급여로 하고, 나머지 치과 서비스는 비급여로 해 보충형 민간보험인 HSA를 적용하고 있다는 게 송 박사의 설명.

마지막으로 송 박사는 "노인에 대해서는 보장성 강화에 특별한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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